“시편은 최고의 찬송” 보급운동 확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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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편은 최고의 찬송” 보급운동 확산된다

  • 2016-07-07 15:20

330곡 담은 최대 규모 <시편찬송> 발간 계기로 가치 재확인 움직임 개혁교회 자부심 지키며 현대에 맞게 개정 증보… “더욱 관심 가져야”

“그리스도의 말씀이 너희 속에 풍성히 거하여 모든 지혜로 피차 가르치며 권면하고 시와 찬송과 신령한 노래를 부르며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나님을 찬양하고”(골 3:16)

 


구약시대는 물론, 예수님 당시와 초대교회, 그리고 종교개혁시대때 불렸던 시편찬송가를 한국교회가 다시 불러야 한다는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양의문교회(김준범 목사)는 7월 1일 동 교회에서 <시편찬송가 및="" 시편찬송음반="" 출간기념회="">를 가졌다. 이날 기념회에는 서창원 교수(총신신대원)가 설교했고 이성호 교수(고려신대원) 최덕수 목사현산교회)가 논찬, 서문강 목사(중심교회) 김병훈 교수(합동신대) 김창훈 목사(계약신대)가 축사를 했다. 또 서울모테트합창단(지휘:박치용)이 시편찬송 연주를 했다.

이날 출간된 <시편찬송>(고려서원)은 총 330곡이 담겨, 지금까지 국내에 나와 있는 시편찬송가 가운데 가장 많은 곡을 수록하고 있다. 그동안 뜻있는 신학자들과 목회자들이 시편찬송을 보급하는 노력을 해왔는데 이번 <시편찬송> 발간을 통해 이런 분위기는 더욱 확장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편찬송가는 구약 이스라엘 백성들의 찬송이었고 예수님과 사도들의 찬송이었으며 초대교회와 교부들에게도 마찬가지였다. 기독교회는 라오디게아공의회, 칼세돈 회의 등 여러 공의회를 통해서 시편찬송이 교회의 공식적인 예배 찬송임을 확인했다. 그러다가 중세시대에 소수의 전문 찬양대가 라틴어 예전에 맞추어 찬송을 하다보니 회중찬송으로서의 시편찬송은 거의 자취를 감추게 됐다. 그러나 종교개혁자들이 교회 개혁의 기치를 올리면서 비성경적인 여러 요소들을 회복했는데 이때 시편찬송을 가치를 되찾았다. 대표적인 것이 칼빈이 제작한 <제네바 시편="">이라고할 수 있다. 종교개혁의 전통을 이어받은 장로교회들은 시편찬송가를 지금까지 불러오고 있다. 교단의 형편에 따라 시편찬송가만을 부르는 교회도 있고 현대적 찬송가를 병행해서 부르는 곳도 있지만 아직까지 세계 각국에서 시편찬송은 주요한 예배의 도구로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한국교회는 세계 여느 개혁교회 못지 않게 칼빈의 전통을 이어받았다고 자부하지만 시편찬송을 부르는 교회가 소수이고 시편찬송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성도들도 거의 없다시피 하다. 학자들은 초창기 내한 선교사들이 시편찬송을 전하지 않았으며 교단들이 교회성장을 위해 실정에 맞는 특색있는 찬송가를 채택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특히 교단 분열이 계속되면서 연합의 명분이 컸고 찬송가 출판 시장의 수요가 높아지면서 <시편찬송>이 공교단의 찬송가로 채택되는 길은 요원해졌다.

한국교회가 <시편찬송>에 눈을 돌리기 시작한 때는 1990년대 후반으로 알려져 있다. 스코틀랜드에서 유학하고 온 서창원 교수(총신신대원)는 당시 시무하던 신장교회에서 1994년부터 공예배 시간에 스코틀랜드 장로교회가 부르는 시편찬송가를 번역하여 소개했다. 1997년에는 기독지혜사에서 시편찬송가 곡조에 한글개역성경의 시편말씀을 그대로 붙인 형태로 <시편찬송>가 발간됐다.

또 2001년 고려서원은 스코틀랜드 시편찬송 20곡을 소개했고 2004년에는 총 120곡이 수록된 <시편찬송>을 발간하기에 이르렀다. 이 찬송가에는 서창원 교수가 편역한 38곡과 김준범 목사가 편역한 82곡이 실렸다. 한국인의 정서에 맞는 곡을 선정하고 시편 말씀을 곡조에 맞게 붙인 이 <시편찬송>은 1만부 이상이 판매되면서 한국교회에 시편찬송의 존재와 필요성을 알렸다. 2009년에는 칼빈탄생 500주년을 맞이하여 서창원 교수가 예장합동 신학부 사업의 일환으로 3년의 작업을 거쳐서 칼빈의 <제네바 시편가="">를 편찬하여 출간하는 기념비적인 일을 이뤘다. 서 교수와 신소섭 목사, 이귀자 교수, 주성희 교수 등이 참여한 <제네바 시편가="">는 시편 150곡 전곡을 수록했다는데 의의가 있었다.

2010년에는 장신대 최윤배 교수가 초역한 후, 개역개정판 시편을 근거로 편역해 한국기독교교역연구원이 <네덜란드 시편="" 찬송가="">를 출판하기도 했다.

이번에 고려서원이 발간하고 출간기념회를 한 <시편찬송>은 총 330곡으로, 규모면에서 역대의 찬송가를 능가하는 개정증보판이라고 할 수 있다. 우선 시편 1편부터 150편까지 빠짐없이 수록하고 있으며 특히 시편 119편은 한절도 빼지 않고 다양한 곡조로 부를 수 있게 했다. 부록으로 신약의 구절들 가운데 찬송으로 부를 만한 좋은 구절들을 택해서 신약 찬송 15곡을 국내 처음으로 소개했다.

곡조는 기존의 스코틀랜드 시편찬송가의 곡조 뿐만 아니라 아일랜드, 웨일즈, 잉글랜드, 스웨덴, 화란, 독일, 미국 등지에서 수백년동안 애송되어 온 검증된 곡들을 다수 포함했다. 기존의 <제네바 시편가="">에 들어 있던 시편 찬송 가운데 애송곡 45곡을 포함하는 등 풍성한 내용을 자랑하고 있다.

<시편찬송>을 부르지 않았던 이유는 한국교회가 <시편찬송>에 대한 관심이 아예 없다시피한 점도 있지만 부르기가 어렵다는 점도 다소 작용했다. 그러나 이번 <시편찬송> 개정 증보판을 비롯, 최근에 나오고 있는 곡들은 현대인들이 사용하기에 부담없도록 다듬고 있는 경향이 있다. 이 때문에 개혁교회의 전통을 이어받았다는 자부심을 가진 교회들 가운데는 <21세기 찬송가>와 더불어 <시편찬송>을 예배 시간에 함께 부르는 곳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총신신대원 서창원 교수는 “예배는 신학이 그 근간이요 찬송은 그 신학의 종합예술”이라면서 “예배 개혁이 시급한 현 상황에서 시편찬송을 부른다면 하나님께서 명하신 계명에 따라 하나님을 올바르게 경배하는 교회들로 거듭나게 될 것이라고 의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준범 목사(양의문교회)는 “시편찬송은 수세기동안 검증받은 영감있고 아름다운 곡조에 성경말씀을 노래하는 것”이라면서 “성경적이며 가장 좋은 것으로 하나님께 찬양하기를 원한다면 시편찬송에 관심을 가져야한다”고 강조했다.


시편찬송의 중요성
칼빈 “시편은 참된 찬송에 가장 적합”

시편 찬송 또는 예배 찬송에 관하여 종교개혁자 칼빈은 어떤 이해를 가지고 있었는가?

칼빈의 <기독교강요>와 <제네바시편찬송가> 서문에서 칼빈은 시편찬송가 또는 예배 찬송에 대해 몇가지 입장을 밝히고 있다.

첫째 입술로만이 아니라 마음으로부터의 찬미가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칼빈은 찬송이 목과 입술에서 나오는 것이라면 그것은 거룩하신 하나님의 이름을 남용하는 것이며 하나님의 존엄성을 조소하는 것이라고 하였다(기독교강요, III.xx.31) 바른 찬송이란 가사의 영적 의미를 이해하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찬양하는 것이라는 의미다.

둘째 찬송의 곡조 역시 너무 가볍거나 경박한 대신 장엄하고 위엄있는 것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칼빈은 곡조나 음악 자체를 죄악시하거나 혐오하지 않았다. 그러나 시편찬송의 선율을 사용하는 일은 가정에서 사용하는 음악과 다르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감미로운 느낌과 귀의 즐거움만을 목적으로 작곡한 노래이거나 지나치게 현란하거나 화려한 음악적 기교를 사용한 음악은 오히려 회중들의 입에서 찬송을 빼앗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강조했다.(기독교강요. III.xxx.32)

셋째 성도들이 예배에서 시편으로 찬송할 것을 강하게 요구했다. 칼빈은 다양한 성가와 찬송가를 죄악시하지 않았으나 시편이야말로 최고의 찬송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시편보다 이 목적(참된 찬송)에 더 부합하고 어울리는 노래는 찾을 수 없다”고 확신했다.

넷째 시편찬송은 성경, 곧 구약 이스라엘 백성들과 신약의 사도들이 보여준 교훈이자 모범이었으며 초대교회와 교부시대의 교회들의 찬송이었기에 오늘날도 같은 신앙 노선에 있는 교회들은 시편찬송을 불러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다섯째 찬송은 교육적 기능이 있다고 보았다. 찬송은 감사와 찬미의 제사이면서 동시에 부르는 이를 가르쳐주고 훈육하며 성도의 덕을 세운다고 생각했다.

한편 마틴 부처는 찬송은 “요리문답과 같이 믿음 안에서 성도들을 교훈하는 것”이며 “그리스도를 더 잘 아는 지식을 습득하는 수단이 된다”고 강조했다. 시편 찬송은 하나님의 말씀이기 때문에 시편이 불려질 때 성령께서 찬양하는 이에게 역사하신다고 믿었던 것이다.

자료제공=김준범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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