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세월호 참사 1000일 이후, 한국교회가 나갈 방향은?

페이스북공유하기 트위터공유하기

세월호 참사 1000일 이후, 한국교회가 나갈 방향은?

"참사 진상 규명은 주님의 명령…교회가 앞장서야"

세월호 참사 1000일.

세월호 유가족 유경근씨(416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에게 속절없이 흐르는 세월이 큰 의미는 없다. 사랑하는 딸이 더이상 그의 곁에 없기 때문이다. 그래도 유씨는 올해 자그마한 희망을 발견했다고 말한다.

"같은 부모라고 하면 이해하시겠지만 100일이나 1000일이나 별반 다를 것이 없어요. 지난 시간 참사가 왜 일어났는지, 왜 아무도 살아서 돌아오지 못했는지 밝히기 위해 긴 시간을 보내왔습니다. 그래도 올해는 진실을 밝혀낼 시작을 할 수 있다는 희망이 있네요."

세월호 참사 후 1000일이 지났다. 아직 세월호의 선체도, 세월호의 진실도 깊은 바닷속에 잠겨있다.
CBS TV는 지난 9일 "세월호 1000일 특집 좌담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 좌담회를 방영했다. 좌담회 사회는 지형은 목사(성락성결교회)가 맡았고 패널에는 김상근 목사(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비상시국대책회의 상임의장), 임종수 목사(큰나무교회 원로), 유경근 집행위원장(416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이 나섰다.

지형은 목사는 좌담회 시작에 앞서, "참사를 기억해야 이유는 우리의 분노가 분노로 그쳐서는 안 되고, 다시는 그런 고통이 반복되지 않는 사회를 만들어 가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하며 한국교회 성도들이 세월호 가족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야 하는 필요성을 강조했다.

◇ 세월호 가족들 위로 할 수 없어…그저 "우리도 아프다"

1000일이 지났지만 세월호 참사가 유가족들과 미수습자 가족들, 또 국민들에게 준 충격과 아픔은 지울 수 없는 트라우마를 남겼다.

김상근 목사는 "1000일이 지나도 참사의 진상을 명확하게 밝히기 힘들고 배는 여전히 바다 밑에 가라앉아 미수습자 가족들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어떤 위로의 말을 전하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김목사는 오히려 "아프다. 우리도 아프다"며 이 말 밖에 할 수 없음에 송구함을 표현했다.

임종수 목사는 세월호 가족들을 향해 "혼자가 아님을 기억해 달라"고 말했다. 임씨는 "세월호를 기억하며 광화문에 모이는 수많은 사람들, 팽목항을 찾는 사람들, 함께 눈물 흘리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고 했다.

CBS TV가 세월호 1000일을 추모하며 <특집 좌담 세월호 1000일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 좌담회를 방영했다. 사진은 시계 방향 순으로 좌담회 사회 지형은 목사(성락성결교회), 좌담회 패널 유경근 집행위원장(416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 김상근 목사(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비상시국대책회의 상임의장), 임종수 목사(큰나무교회 원로)이다.
◇"함께하는 이들을 통해 희망을 본다"

좌담회에 참석한 교계 원로 목회자들은 세월호 참사가 한국교회와 우리 사회의 민낯을 드러냈다고 말했다.

임종수 목사는 성경에 나오는 예수의 사마리아 비유를 언급하며 강도 만난 자를 지나친 레위인의 모습이 바로 한국교회의 모습이었다고 했다. "사회와 정부의 묘한 기류에 편승하는 모습을 보이며 세월호 가족들에게 가혹한 칼질은 한 것이 교회의 모습"이었다고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유경근씨는 "일부 목회자들이 세월호 가족들을 힘들게 했었고 그로 인해 신앙의 회의를 느낀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목요일과 주일 등에 안산 분향소에 와서 지속적으로 예배를 드리며 가족들의 아픔을 이해해주는 기독인들이 있다"며 함께하는 이들을 통해 희망을 본다고 말했다.

◇"한국교회, 세월호 참사 진실 규명 앞장서야"

목회자들은 교회가 나서서 참사의 진상 규명을 밝혀야 한다고 마음을 모았다. 또 이에 앞서 세월호 가족들의 아픔에 먼저 공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상근 목사는 예수 그리스도의 성육신 신학을 언급하며 하나님의 아들이 사람이 되고 종이 모습으로 오셨다는 것은 낮고 아픈 이, 고통스러워하는 인간에 모습에 자신을 연대하고 공감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목사는 한국교회가 예수의 성육신 신학에서 중요한 교훈을 얻어 약자에 대해 공감하고 생명을 살리는 문화를 지향해야 한다고 했다.

임종수 목사는 세월호 진상 규명을 통한 사회 정의 실현을 강조했다.

"주님은 참(진리)으로 오시는 분이고 참을 주장하는 분이십니다. 정의를 구현하는 것은 교회의 당연한 일 중 하나입니다."

임 목사는 "한국교회가 '좋은게 좋아'하는 식으로 시대의 보수에 자꾸 편승해간다"고 지적하며 한국교회가 깨어나 정의 구현에 앞장서는 것이 주님의 명령이라고 말했다.

"세월호 진상 규명이 교회의 할 일이다"
◇세월호 참사 국민 조사위원회 물적·인적 지원 요청

유경근씨는 한국교회가 세월호 참사를 외면하지 말고 직면해줄 것을 요청했다. 침몰하는 세월호 배에서 304명이 어떤 상황에 있었는지, 희생자들이 그 안에서 어떤 고통과 두려움, 서러움, 외로움을 느꼈는지 이제라도 알아달라고 했다.

유씨는 또 세월호 진상 규명을 도와달라고 말했다. 지난 8일 출범한 '4ㆍ16 세월호 참사 국민 조사위원회'를 물질적으로 지원할 뿐만 아니라 조사원으로 나서 달라고 말했다.

유씨는 세월호와 관련해 모은 증거 자료를 곧 국민들에게 공개할 것이라며 한국교회 성도들이 이 자료를 함께 연구하고 토론해서 참사의 진상을 알 수 있도록 참여해달라고 했다.

목회자들은 세월호의 진실을 찾아 책임자를 추궁하는 일은 다시는 이와 같은 참사가 반복되지 않고 안전한 사회가 되기 위한 것이라고 좌담회를 정리하며 이 땅에 하나님나라의 정의 구현을 위해 부름 받은 교회가 적극 나서야 할 것을 다짐했다.

한편, CBS TV <특집 좌담 세월호 1000일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 좌담회은 CBS 홈페이지 특집 프로그램에서 볼 수 있다.

많이 본 뉴스

제보

1 2 3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