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 목사, 선교은행 설립 추진

  • 2017-02-09 17:36

은행 설립 자본금 1천 억 원 필요..선교카드 사용 독려

전광훈 목사가 이번에는 은행 설립을 공언하고 나섰다. 하지만 은행 설립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지난해 3월 열린 기독자유당 창당대회 모습.

 

잇단 설화로 구설수에 올랐던 전광훈 목사가 이번에는 은행 설립을 공헌하고 나섰다. 전 목사는 경기도에 있는 모 수양관에서 목회자와 교인들을 모아 선교은행을 설명하고 있다.

전광훈 목사, 선교은행 설립 위해 강의 진행

지난 7일 기자가 찾은 수양관 세미나실에는 강의를 듣기 위해 모인 사람들로 가득했다. 전광훈 목사가 원장으로 있는 청교도영성훈련원이 주최한 세미나다. 청교도영성훈련원 홈페이지에는 선교은행 지점장 교육으로 되어 있다.

전광훈 목사는 수 년 전부터 선교은행 설립을 부르짖으며,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204년에는 발기인 대회까지 마쳤다. 하지만 어떻게 된 일인지 아직까지 은행 설립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전광훈 목사는 선교은행 설립 취지를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은퇴 목회자 1만 명에게 매월 1백만 원을 죽을 때까지 지급하겠다.'
'교회에 2% 이하의 이자로 대출을 해주겠다' 등이다.

이중 가장 역점적으로 내세우는 사업은 은퇴 목회자 1만 명에게 매월 1백만 원씩 주겠다는 말이다. 매월 10억 원이 필요하다.

은행 설립에 필요한 돈은 어떻게 만들까. 전광훈 목사는 선교카드 사용을 독려한다. 실제로 모 은행과 제휴해 선교카드를 만들었다. 이 카드를 사용하면 사용금액의 일정 부분이 전광훈 목사가 원장으로 있는 청교도 콜센터 쪽으로 적립되는 구조다.

하지만 이 카드가 지금까지 몇 장이나 발급됐는지, 돈이 얼마나 청교도 쪽으로 적립이 됐는지는 아직 밝혀진 바가 없다.

전 목사의 계산은 단순하다. 기독교인 1,200만 명이 선교카드를 만들어 사용하면 약 2조 원의 자금이 생긴다는 계산이다. 그러면 은행 설립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식이다.

은행 설립 자금 마련 위해 선교카드 사용 독려

그렇다면 전광훈 목사의 장담처럼 은행 설립은 가능한 일일까. 은행을 설립하기 위해서는 금융감독원 금융위원회의 인가를 받아야 한다. 우선 전국을 기반으로 하는 은행의 경우 자본금만 1천억 원이 필요하다. 또 은행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 방법이 적정해야 한다고 되어 있다.

돈이 있다고 해서 은행 설립이 되는 건 아니다. 위의 예처럼 여러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실례로 최근 몇 년 동안 은행 설립을 허가해준 전례가 없다. 은행 설립이 그만큼 어렵다는 얘기다.

선교은행 측이 '은행'이란 단어를 사용하는 것도 논란의 여지가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설립 인가를 받기 전에는 은행이라는 단어를 쓸 수 없다"며 "준비법인같은 단어를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선교은행 측은 은행 설립을 위한 신청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은행법 11조에는 은행 설립 인가를 받으려는 자는 신청서를 금융위원회에 제출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전광훈 목사는 이에 대해 "선교은행이라는 이름으로 주식회사 등록을 마쳤다"고 말했다. 전광훈 목사가 추진하는 은행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은행과는 많이 다른 모습인 셈이다. 전광훈 목사는 "더 이상 할 말이 없다"고 덧붙였다.

전광훈 목사가 추진하는 선교은행 사업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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