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의 ‘은혜로운 길’로 떠나는 성지순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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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남도의 ‘은혜로운 길’로 떠나는 성지순례

  • 2017-06-01 19:18

다양한 선교 유산 간직한 전남 목포·광주 양림동 순례길

도보 여행이 새로운 여행 문화로 자리 잡은 가운데, 선교 유적지와 인근 관광지를 함께 도보로 여행할 수 있는 국내 성지순례가 인기를 끌고 있다. 기독교 선교 유산을 보유하고 있는 문화와 예술의 고장 전라남도 목포시의 ‘은혜로운 길’들을 소개한다.

목포시 해양대학로에 위치한 공생원은 1928년 전도사 윤치호가 설립한 곳이다. 마틴 선교사의 도움으로 서울 피어선성경학교를 졸업하고 목포 양동교회에 부임한 윤치호 전도사는 한 냇가 다리 밑에서 추위에 떨고 있던 7명의 고아들을 발견해 함께 생활하기 시작했다.

윤치호·윤학자 부부.

 


이후 고아들의 숫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며 정명여학교에서 음악교사로 근무하던 일본인 다우치 치즈코가 합류했고, 후에 윤치호 전도사와 결혼해 윤학자라는 새로운 이름을 얻는다. 1951년 공생원 아이들에게 먹일 쌀을 구하러 나간 윤치호 전도사가 실종된 후에도 윤학자 여사는 공생원에 홀로 남아 3천명에 달하는 고아들을 길러낸다.

공생원에 있는 ‘윤치호·윤학자 기념관’에서는 영원히 약한 사람들의 편에 서는 것을 목표로 했던 부부의 마음을 오롯이 느낄 수 있다.

목포 공생원에 위치한 윤치호·윤학자 기념관.

 


윤치호 전도사의 외손녀이자 공생원의 원장으로 섬기고 있는 정애라 원장은 “공생원은 그리스도의 정신으로 시작한 곳”이라며, “공생원에는 기아나 전쟁으로 고아가 된 아이들을 사랑으로 보살폈던 두 분의 생애를 볼 수 있는 영상과 기념관이 있다”고 말했다.

목포에는 공생원 외에도 문준경 전도사를 키운 호남 최초의 성결교회인 북교동교회와 미국 남장로교 선교회에서 설립한 정명여학교와 목포 양동교회 등의 기독교 유적을 보유하고 있다.

목포와 한 시간 거리의 광주광역시도 초기 기독교 선교 역사와 다양한 이야기들을 간직하고 있다.

광주시 남구 양림동 근대역사문화마을에서는 광주기독병원을 설립한 ‘유진벨 선교사 기념관’과 전도 여행 중 순교한 ‘오웬 선교사 기념각’ 등 다양한 기독교유적을 도보로 이동하며 볼 수 있어 이곳을 찾는 신앙인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오웬 선교사 기념각.

 


나눔교회 송경훈 목사는 “우리나라의 100여 년 기독교 역사의 뿌리를 우리가 너무 모르고 있었다는 생각 이 들어 목사로서 부끄러움을 느낀다”며, “앞으로 성도들에게 이러한 국내 기독교 역사와 순교의 열매들을 함께 공유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양림동 언덕에 자리한 선교기념비.

 


또 ‘광주의 예루살렘’으로 불리는 양림동은 골목마다 작은 화랑과 찻집, 한옥이 조화를 이룬 문화마을로도 가꿔져 있어 기독교유적뿐만 아니라 남도의 문화를 함께 엿볼 수 있다.

재활용 예술품들로 가꿔져 있는 양림동 '펭귄 마을'.

 


목포와 광주의 순례길 개발에 참여한 한국레저경영연구소 최석호 소장은 “호남은 상대적으로 개발이나 발전이 덜 되어 있어서 오히려 많은 자연자원들과 기독교 관련 역사자원들이 고스란히 다 남아 있다”며, “오히려 그러한 이유로 다른 지역보다 전라남도를 비롯한 호남지역이 더 매력적”이라고 설명했다.

전라남도는 다양한 성지순례 코스와 함께 지역별로 문화해설사의 해설을 제공하고 있다. 문의는 전라남도 관광과(061-286-5242)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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