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가 떠나갈 때 주민들은 기뻐할까, 슬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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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가 떠나갈 때 주민들은 기뻐할까, 슬퍼할까?"

  • 2017-06-13 18:53

공정무역 운동 앞장서며 지역 섬기는 더불어숲동산교회

'공정무역'이란 적정한 생산이윤을 보장받지 못한 채 빈곤에 시달리는 개발도상국 생산자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생산자에게 보다 나은 무역조건을 제공하는 대안적 형태의 무역을 의미한다. 이 공정무역의 '공평'과 '정의'의 가치에 주목해 '공정무역 시민대사'를 양성하며, 공정무역운동에 앞장서는 교회가 있다.

경기도 화성시 봉담읍에 위치한 더불어숲동산교회.

 


경기도 화성시 봉담읍에 위치한 더불어숲동산교회는 작은마을만들기 NGO '페어라이프센터'를 통해, 공정무역 시민대사 양성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공정무역운동 강의 수강과 시연 활동을 통해 지역 학생들에게 공정무역에 대한 강의와 워크숍을 진행할 수 있는 자격을 얻는 과정으로, 공정무역 전문가들이 분야별 강의를 맡아 진행하고 있다.

수공예 공정무역 제품 관련 강의를 맡은 페어트레이드코리아 이미영 대표이사는 “공정무역 옷이나 수공예품을 만드는 사람들이 어떻게 생활하고, 그들이 공정무역을 통해 어떻게 보다 나은 삶을 살 수 있게 됐는지 이야기를 나누었다”며, “공정무역을 성장시키는 데에 있어 교회의 역할을 중요하게 생각하기에 더불어숲동산교회의 활동들이 굉장희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페어라이프센터가 진행하는 '공정무역 시민대사 양성과정' 모습.

 


삶의 방식에 변화를 가져오는 실질적인 강의에 참여하는 주민들의 반응도 좋다.

아파트 전단지를 통해 우연히 공정무역 양성 과정을 알게 됐다는 허윤수(44·화성시 봉담읍)씨는 "충분히 알 수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우리가 애써 외면했던 여러 사실들에 대해서 반성이 되었고, 새롭게 사회를 보는 시선들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또, "그동안 신앙과 일상이 분리된 채 살아왔는데, 강의를 들으며 그리스도인으로서 삶의 자리에서 구체적으로 고민하고 실천해야 하는 것들을 찾아가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공정무역 시민대사 양성과정 중에 전시된 공정무역 수공예품들.

 


교회는 사회적협동조합을 만들어 페루, 에디오피아 등에서 공정무역을 통해 들여 온 커피원두를 사용하는 공정무역카페 '맑은 샘'도 운영하고 있다. 작은 도서관 공간으로 함께 활용하며, 수익금은 지역의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사용하고 있다.

더불어숲동산교회에서 운영하는 공정무역 카페 '맑은 샘'.

 


더불어숲동산교회 이도영 목사는 "성경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단어이자 하나님나라 가치의 핵심이 공평과 정의라고 생각한다"며, "교회에서 카페를 운영하더라도 카페 안에 하나님나라 가치가 실제적으로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해서, 공평과 정의가 실현될 수 있는 공정무역 카페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지역주민들을 위한 공정무역 카페와 도서관이 어우러진 교회 내부 공간.

 


교회는 카페뿐만 아니라 '집밥'과 '공동육아' 등의 일상을 주민들이 함께 모여 고민하는 '가치 삶 마을학교'와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지역의 다양한 활동가들을 만나는 마을공동체교육 프로그램 '꿈의 학교', '토요일만 예술학교' 등도 진행하고 있다. 지속가능하고 새로운 가치의 지역공동체를 만드는 일을 교회가 나서서 주도하고 있는 것이다.

이도영 목사는 "'지역 사람들이 한 교회가 다른 곳으로 옮겨가면 기뻐할까, 슬퍼할까? 가지 말라고 할까, 떠나는 걸 좋아할까? 교회가 지역을 떠났을 때 주민들은 과연 무엇으로 그 교회가 떠났다는 것을 알 수 있을까?' 생각해보면, 소음 문제와 주차 문제가 사라졌다고 느끼는 정도가 대부분"이라며, "그 교회가 떠나면 지역 공동체가 무너지지 않을지 걱정하며, 이 지역을 더불어 아름다운 사회로 만들어가는 일원이 떠난 것에 아쉬움이 있어야 진정한 지역사회를 섬기는 지역교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그런 면에서 한국교회가 지역에 더 뿌리를 내리고, 지역을 섬기고 소통하는 사역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교회는 앞으로 공동육아와 대안학교, 공동주택 프로젝트 등을 통해 공유와 협동의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대안적 공동체를 완성시켜 갈 계획이다.

주민들과 소통하며 지역사회를 변화시켜 가는 더불어숲동산교회가 공교회성과 공공성, 공동체성이 회복된 선교적 교회의 모델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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