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는 64년에 걸친 휴전상황..군사적 대립상황 이제는 끝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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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는 64년에 걸친 휴전상황..군사적 대립상황 이제는 끝내야"

  • 2017-07-26 15:27

[파워 인터뷰; 황인성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 한국교회 '피스 메이커'역할 기대


64년전인 1953년 7월 27일, 6.25 한국전쟁의 총성을 멈춘 휴전협정이 체결됐지만 이 땅에 온전한 평화가 실현되기는커녕 한반도의 긴장은 어느 때보다 고조되고 있다.
헌법상의 대통령 자문기구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황인성 사무처장을 만나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 권혁률> 사무처장님 반갑습니다.

◆ 황인성> 네. 반갑습니다.

◇ 권혁률> 우선 민주평통에 대해서 간단하게 소개해주시겠습니까.

◆ 황인성> 민주평화통일회의자문회의는 우리 헌법 제 92조에 규정되어 있는 그런 헌법기구입니다. 대통령의 평화 통일에 관한 정책 수립과 집행에 관한 자문을 하기 위해서 국내외에 있는 모든 국민들의 여론을 가감없이 수렴하고 또 통일에 관한 국민적 합의를 도출하고 또 통일을 위한 범민족적인 의지와 역량을 결집하는 것을 주요한 임무로 하고 있는 국가 기구이지요.

기독학생운동 통해 평화통일문제 눈떠

◇ 권혁률> 처장님께서는 젊은 시절, 기독교 사회 운동을 하셨고, 또 청와대의 시민사회 수석을 역임하셨는데요. 평화 통일 문제는 언제부터 관심가지시게 되셨습니까?

◆ 황인성> 평화 통일 문제는 기독 학생 운동을 하면서 당시, 박형규 목사님이나 또 주요한 어떤 기독자 교수님들로부터 '진정 십자가가 필요한 곳은 우리 한반도에서는 휴전선이다', 그러니까 이 화해와 평화의 상징인 십자가, '예수님의 십자가는 한국교회로서는 휴전선에 세우는 것이 마땅하다'는 그런 말씀들을 하셨어요.

 


그래서 분단 극복과 통일에 대한, 통일의 중요성을 그 당시부터 크게 생각하게 됐어요. 특히 문익환 목사님의 시도, 저한테는 많은 영향을 준 것 같습니다. 문목사님의 시에는 분단의 아픔과 한반도 평화의 절실함, 통일의 중요성이 배어있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더 심각하게 이 문제를 고민하게 된 것은 아무래도, 광주민주화운동을 겪고 난 뒤에, 한국교회와 독일교회가 한독교회협의회를 한 뒤에, 하고 나서 통일 문제 연구소를 한국교회협의회 밑에 세웠어요. 그래서 통일 문제 대책협의회를 굉장히 어려운 시절에 민간 차원에서 그것을 추진하고 또 경찰에 의해서 차단되고 그랬음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통일 문제에 대한 담론을 한국교회가 확산시키는 것을 옆에서 보고 크게 영향을 받았다고 생각됩니다.

한반도는 아직도 준전시상태, 빨리 벗어나야

◇ 권혁률> 7월 27일, 휴전 협정이 체결된 날인데요. 지금 남과 북은 엄밀히 말하면 전쟁이 끝난 것이 아니라 잠시 전쟁을 멈추고 있는 정전상태다, 이런 지적인데, 이런 상황이 맞지 않습니까.

◆ 황인성> 그렇죠. 이제 법적으로 보면, 사실상 지금도 준전시 상태죠. 휴전 협정, 뭐 정전 협정이라고 하는 것이, 사실은 잠시 전투를 멈추자고 하는 군사령관들의 합의죠. 그러나 정작 전쟁이 있게한 정치적 문제의 궁극적 해결에 기초한 그런 종전 선언이나 또 평화를 복구하기 위한 평화 협정은 아직까지 체결되지 않은 상태이죠. 그래서 지금으로 보면, 선전 포고 없이 공격 행위를 하더라도 법상으로는 하등 문제가 되지 않을 정도로 사실상의 전시 상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권혁률> 그럼 한반도에 이런 준전시 상태가 아니라 완전한 평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 황인성> 남북간의 상호 인정과 존중에 기초해서 반목과 적대하는 상태를 일단 극복해야 될 것 같아요. 그래서 상호 존중하고 서로 교류, 협력하면서 공동 번영을 추구해나가는 이런 일이 이제 기초가 되면서 점차로 군사 긴장도 완화시키고 그리고 핵을 비롯해서 그런 어떤 군사력도 상호 합의하게 감축해가는 이런 과정을 거쳐 가다 보면, 어느 시점에는 우리 민족이 서로 합의해서 통일로 다가서는 그런 날이 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우선은 상호 존중과 화해, 협력이 가장 우선적이고 이를 가능케 하기 위해서는 먼저 평화가 전제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권혁률> 지금 평화 협정을 체결해야 된다는 지적들이 나오는데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황인성> 매우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국내외적으로 그만큼 한반도에 군사적 긴장이 거의 극에 달한 지경에 와있다라고 다 느끼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평화 협정이 되기 위해서는 현재의 북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또 일방으로는 북한이 그와 같은 핵과 미사일을 가지지 않고도 자신의 안전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는 그런 확신을 갖도록 평화 체제를 구죽하기 위한 평화 협정 논의도 함께 해나가야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북의 대화거부, 현명하지 못한 일

◇ 권혁률> 그런데 현실에서는 지금 북한이 우리측 대화 제의에도 응하지 않고 있고 또 미사일 실험도 계속하고 있고 이런 상황인데 이것을 어떻게 타개할 수 있을까요?

◆ 황인성> 우리의 대화 제의를 일방적으로 거부하고 무력에 의존하겠다라고 하는 것은 매우 현명하지 못한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핵과 미사일에 대한 그런 우려는 단지 우리만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주변 국가, 국제 사회가 함께 우려하고 있기 때문에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국제적 노력이 지속되어 왔고 또 거기에 함께 하면서도 이것이 군사적인 대결로 가지 않도록 평화의 원칙을 강력하게 천명하면서 우리로서는 일희일비하지 말고 일관된 정책을 가지고 대화와 협력을 추구해나간다라고 하면, 저는 머지않아 북도 호응해오리라고 생각합니다. 인내하면서 일관된 태도와 입장을 견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민주평통, 이념갈등 극복하고 통일의지 모아나갈 것

◇ 권혁률> 한반도 평화 통일, 이제 민주평통의 사명이시기도한데, 어떤 활동을 계획하고 계십니까?

◆ 황인성>아무래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가 헌법과 또 민주평통법이 규정하고 있는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는 것이 가장 일차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되어 나가기 위해서는 우선 대통령이 위촉하신 그런 평통자문위원 한 사람 한 사람이 다 이같은 사명을 충실히 새기고 그 각 지역에서부터 그야말로 국민의 여론을 가감 없이 수렴하는 민주적 프로세스에 충실하고 그리고 우리 사회에 어떤 이념적 갈등을 극복하기 위한 그런 노력에 앞장서면서 국민적 통일 의지와 힘을 모아나가는 그런 일을 해나가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민주평통 조직 운영에 민주성을 높이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래서 우리의 활동이 그야말로 저 밑바닥, 우리 서민들의 삶에 깊이 뿌리박고 그들의 한숨과 기대와 희망을 있는 그대로 담아내는 여론 수렴 과정이 되어야 된다. 그래서 우리가 대통령께 드리는 건의와 자문이 그야말로 우리 국민들의 땀과 호흡이 느껴지는 그런 생생한 건의와 자문이 되도록 노력을 해야되겠다 생각합니다.

두 번째로는 대외적으로는 지금 보다 훨씬 더 개방적인 입장을 견지하면서 우리 사회에서 평화와 통일을 위해서 애쓰는 많은 단체와 개인들이 있습니다. 그들과 충분히 소통하고 협력하면서 힘을 모아 나가야 되지 않겠는가 그렇게 생각합니다.

정부와 민간의 효율적 역할분담 중요해

◇ 권혁률> 정부와 민간, 평화 통일을 위해서 어떻게 협력하고 역할 분담을 어떤 식으로 해야 될까요?

◆ 황인성> 정부의 모든 시책은 광범한 국민의 동의와 또 국회 차원의 입법적 예산상의 뒷받침이 있어야 되는 일이기도 하고 또 정부로서는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안전과 안보를 우선시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아무래도 정치군사적으로 보다 신중하고 경직성을 띌 수밖에 없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것에 비해서 민간 차원의 제반 활동은 상당히 비정치적인 면이 많고 그래서 다양한 면에서 보다 창의적이고 적극적으로 남북 간의 교류와 협력에 나설 수가 있고 그간의 경험에서 보듯이 민간 기업이나 단체가 오히려 선도적으로 이런 협력 사업들을 발굴하고 추진하면서 타당성과 가능성을 확인하면서 확장하는 그런 역할을 해 온 것이죠.

그래서 정부가 갖지 못한 장점을 민간이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민간의 이런 자발성과 창의성에 기초해서 선도적으로 실험한 이런 제반 사업들을 바탕으로 정부는 당국 간의 협의와 합의를 기반으로 보다 규모 있게 사업을 하거나 아니면 민간 차원에서 다양한 활동들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제도적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나가고 하는 것이 정부의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민간 차원의 이런 활동과 정부의 안정적인 어떤 안내와 지원, 이런 것들이 잘 서로 상호작용을 하면서 보다 큰 시너지효과가 나타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합니다.

한국교회 '피스 메이커'역할 기대

◇ 권혁률> 특별히 기독교계가 어떤 노력을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십니까?

◆ 황인성> 그야말로 성경에서 이야기하듯이, 기독교야 말로 평화를 만드는 자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평화를 만드는 사람이 복이 있다고 예수께서 말씀하시지 않았습니까? 단지 힘으로 지키는 그런 안보, 힘으로 지키는 평화죠, 그게. 그런 안보로 이루어지는 그런 평화, 피스키퍼라기 보다는 이제는 진리와 정의에 기초해서 불평등이 없고 서로 원한이 없이 사람들이 협력하는 그런 상태가 진정한 평화이고 항구적인 평화가 되지 않겠습니까. 바로 이런 상태를 만들어내는 것이 피스메이킹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그래서 정말 한국교회가 지금 이 시대에 수고해야 할 것은 피스키핑이 아니고 피스 메이킹이라고 생각을 하고요. 제가 알기로는 한국 현대사에 있어서 민간 차원의 통일 담론을 가장 먼저 이끌어내고 확산했던 세력이 전쟁 이후에는 기독교, 한국교회였다고 생각을 합니다.

바로 민주화 인권 운동 과정에서 민주주의와 통일 운동에 관해서 함께 고민을 했고, 제가 학생 때 기독교 어르신들 사이에서 선민주 후통일, 혹은 후통일 선민주 이것을 두고 굉장히 열심히 통일하는 것을 본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광주민주화운동 이후에 처음으로 한국교회가 통일문제연구소를 개설하고 통일 문제 대책을 협의해나간 그런 노력의 결과 1988년 한국전쟁 이후에 최초로 한반도에 평화와 통일을 위한 그리스도인선언이라고 하는 아주 획기적인 선언을 발표한 것이 한국교회거든요. 그리고 어떤 평화 통일을 위한 희년의 기도행진이라던가, 지금도 매년 815 광복절에는 남북의 그리스도인들이 공동의 기도문을 채택하고 하는 이런 정말 선구적이고 훌륭한 역할을 한국교회가 해왔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특히 이 시점에 와서는 정말 그 유대인과 이방인 사이에 담을 헐어버리신 그런 예수의 뒤를 따라서 이념적 차이와 적대를 부추기는 세력이 아니라 오히려 그 상처를 싸매고 치유함과 동시에 정말 초이념적이고 탈이념적인 새로운 가치를 우리 국민과 인류에게 제시하고 전파해가는 그런 거점이 되어야 되지 않을까. 한국교회가 저는 그래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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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혁률> 한국교회에 큰 숙제를 주셨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황인성> 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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