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떠나는 탈북민] ② 정서 불안에 경제 문제까지… 적응 힘든 탈북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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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떠나는 탈북민] ② 정서 불안에 경제 문제까지… 적응 힘든 탈북민들

  • 2017-08-24 19:41

 


[앵커]
탈북민 임지현씨의 재입북 사건을 통해 교회의 탈북민 사역을 돌아보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어제는 20년 동안의 탈북민 사역을 돌아본데 이어, 오늘은 탈북민들이 겪는 어려움과 함께 교회를 떠났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지를 들어보는 시간 마련했습니다.

이빛나 리포터입니다.


[리포터]
올해로 탈북 13년째를 맞는 A 씨.

A 씨가 하나원을 나와 접한 남한 사회는 두려움 그 자체였습니다.

[인터뷰] 탈북민 A 씨
"숨어지냈던 그 영향이 있어서 처음에 왔을 때는 창문도 못 열어놓고, 밖에 사람들이 이렇게 아파트 밑에서 웅성웅성할 때도 내려다보지를 못했어요. 이 사람들이 나에 관해 이야기하나, 나를 찾지 않을까 이런 두려움이 있어서…"

북한을 떠난 지 20년이 된 탈북민 B씨도 여전히 심리적 불안감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탈북민 B 씨
"저 같은 경우에도 20년이 됐지만,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같은 게 있거든요. 자다가도 막 꿈에 고향에 갔다가 쫓기는 꿈도 꾸고, 붙잡혀서 막 죽는 꿈도 꾸고 이렇게 하거든요, 지금도."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경제적인 문제는 또 다른 두려움으로 자리했습니다.

[인터뷰] 탈북민 B 씨
"대부분은 그래도 힘든 가운데서 일용직이라든지 이런 직업을 가리지 않고 열심히 사시는 분들이 대부분이고, 또 그런 이데올로기적인 단체들의 이용물로 이용이 되는 경우도 많죠."

이와 같이 대부분의 탈북민들은 심리적 불안에 경제적 불안까지 더해 남한 사회 적응을 위한 이중고를 겪습니다.

때문에 북한으로 되돌아가는 편이 낫다는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2015년 북한인권정보센터 조사에 따르면, 탈북민의 21%가량이 '북한으로 되돌아가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고 응답하기도 했습니다.

그나마 많은 탈북민들이 교회에서 신앙생활을 하면서 사회 적응력을 높이고 있지만, 문화적 차이는 넘기 힘든 벽입니다.

교회의 목회적 보살핌이 또다른 간섭으로 느껴지는 것은 탈북민이 교회를 떠나게 되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인터뷰] 탈북민 A 씨
"북한의 생활이 너무 절제되고 규칙적이고 갇혀 있는 삶이라서 여기와서만은 풀어지고 싶은 거예요. 그런데 교회에 오니까 이제 간섭을 하잖아요. 술도 좀 웬만하면 먹지 말아라, 주일날 나와라, 말씀 읽어라, 교육 받아라, 훈련 받아라 하면서 간섭하잖아요."

탈북민들만 어려움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이들을 섬겨온 교회의 피로감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전인규 집사 / 생명나래교회
"너무나도 다른 이질적인 환경 가운데서 자라왔고 살아왔기 때문에, 그리고 넘어오는 과정에서 아픔과 상처들을 다 안고 있는 분들이기 때문에 그리스도의 사랑의 눈으로 바라보지 못하면 이 길은 참 가기 힘든 길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탈북민들은 어엿한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가길 원하지만, 심리적이고 경제적인 현실의 벽에 힘겨워하고 있습니다.

CBS 뉴스, 이빛나입니다.


[영상취재] 이정우 [영상편집] 서원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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