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도 강도의 굴혈 돼버렸다" 다시 불 밝힌 촛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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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도 강도의 굴혈 돼버렸다" 다시 불 밝힌 촛불

  • 2017-11-15 12:01

다시 촛불이 켜졌다. 1년 전 우리 사회의 적폐 청산을 위해 광화문에 모였던 국민들의 촛불과 다르지 않아 보였다. 어린 아이에서부터 청년들, 머리가 하얀 장년들까지. 다만 촛불을 든 목적이, 대상이 달라졌다.

 

“명성교회는 세습을 철회하라”
“총회는 세습방지법을 법대로 집행하라”

예장통합총회 목회자양성 교육기관인 장신대학교 미스바 광장에서 지난 14일 저녁 ‘명성교회 세습반대 기도회’가 열렸다. 기도회 참가자들은 손에 촛불을 하나씩 들었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묻고 있었다. ‘교회는 하나님의 것입니까?’

기도회에는 지난 12일 김하나 목사 위임예식에서 반대 목소리를 내다가 교인들에게 끌려나간 이훈희(신대원 1학년)씨가 참석해 당시의 상황과 심정을 이야기했다.

 

그는 명성교회를 비판하지만 단지 한 교회의 문제가 아닌 한국교회 전체를 향한 영적 위기로 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나님은 기독교는 돈 장사가 아니라고, 기독교는 주식회사 예수가 아니라고, 오직 교회와 그리스도가 이 땅의 희망이라고 증거 할 이들을 찾고 있다”며 행동하고 기도할 것을 강조했다.

그는 또, “지난 총회 당시 세습금지법에 대한 유권해석에서부터 동남노회 사태 등 명성교회 세습을 위한 일련의 과정을 장신대 교수가 만들었다는 소문이 있다”며 교수들을 향해 “부끄러운 줄 알라”고 일침을 놓았다.

그러면서 총회장과 교단관계자들에게 “하나님 앞에서 장로교단의 치리와 권징을 행해 교단의 기강을 세워달라”고 눈물로 호소했다.

신대원 신학과 이화평 학우회장은 명성교회의 세습은 “한국교회의 뿌리를 썩게 하고, 한국교회를 벼랑으로 떠미는 것”이라면서, 거룩하고 보편적인 공교회로 한국교회가 회복될 수 있기를 기도했다.

명성교회의 세습 움직임을 예의주시했던 김동호 목사(세습반대운동공동연대)는 기도회에서 “교회도 이미 강도의 굴혈이 됐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교회가 대형화되면 교회가 갖는 힘은 상상을 초월하게 된다”면서 이권과 권력으로 점철된 교회의 모습을 비판하고 강도의 굴혈이 된 교회를 예수님과 같이 엎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호 목사는 특히 “교단의 세습금지법을 교회가 어기고 노회가 어겼는데도 총회가 이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있다”면서 총회가 목소리를 내고 움직여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의식있는 당회(개별교회)들이 노회에 헌의하고, 노회들이 불법을 저지른 명성교회와 서울동남노회에 대한 치리를 총회에 헌의하고, 총회는 그것을 가결해야 한다”면서 그것이 정의라고 말했다.

기도회 참가자들은 “교회의 주권이 하나님이 아니라 목사 하나에게 넘어갔다”며 “교회의 주인이 누구인지 모든 이들이 알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 또 “교회 하나의 의지가 교단의 법과 질서를 그 아래 두었다”면서 “법과 정의를 어지럽히는 악한 힘을 꺾어 하나님의 정의와 공의가 세워지길” 간구했다.

 

장신대에서 열린 이번 기도회는 신학생들이 주최한 자리였다. 총학생회와 신대원 등 학생들과 총장을 비롯한 교수, 목회자, 평신도 등 600여명이 참석해 목회세습 반대의 촛불을 들었다.

학생들은 “세습 반대 기도의 불을 신학생들이 지폈으니, 이제 교단의 선배들, 목회 선배들이 이 불씨를 이어나가 달라”고 당부했다.

세습반대 기도회는 오는 21일 경기도 광주 태봉교회에서 계속된다. 예장통합총회 서울동남노회 목회자들과 교단 내 개혁단체 등에서 참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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