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리넷 연주하며 세상과 소통하는 청각장애 유소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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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리넷 연주하며 세상과 소통하는 청각장애 유소년들

  • 2017-11-17 18:00

[문화현장] ‘사랑의달팽이 클라리넷 앙상블’ 제 13회 정기연주회

제 13회 '사랑의달팽이 클라리넷 앙상블' 정기연주회 모습. (사진=사랑의달팽이 제공)

 


[앵커]
인공 달팽이관 수술을 한 청각장애인들은 들을 수 있는 음역대가 제한돼 있어, 사람의 목소리 외에는 정확한 인식이 어렵다고 합니다.

사람의 목소리와 가장 비슷한 악기인 클라리넷을 배우며, 재활과 사회성을 키우고 있는 청각장애 유소년들이 있습니다.

30 명의 청각장애 유소년들로 구성된 '사랑의달팽이 클라리넷 앙상블'의 정기연주회에 이빛나 리포터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베토벤 교향곡 제 9번 4악장 중 ‘환희의 송가’가 인공 달팽이관과 청력보조기를 착용한 유소년들에 의해 아름답게 울려 퍼집니다.

세계적인 음악가 ‘루트비히 반 베토벤’처럼 청각 장애의 어려움을 이겨내고 음악을 통해 기쁨을 찾은 유소년들로 구성된 ‘사랑의달팽이 클라리넷 앙상블’이 ‘베토벤, 소리를 품다’라는 주제로 정기연주회를 열었습니다.

청각장애인 지원단체인 사단법인 ‘사랑의달팽이’는 장애와 편견으로 힘들어하는 청각장애 아이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고 언어재활을 돕기 위해 지난 2003년부터 클라리넷 앙상블을 창단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조영운 국장 / 사단법인 사랑의달팽이 사무국
“같은 아픔 가지고 있는 친구들끼리 모여서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도 있고, 편견 없이 친구 관계를 형성할 수 있고, 스트레스도 날리고, 또 이런 연주회를 통해서 세상 사람들한테 자신들의 존재를 알리기도 하고…”

초등학교 3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청각장애를 가진 유소년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악기도 무상으로 대여 받을 수 있습니다.

참여하는 아이들도 클라리넷을 배우고 연주하며, 기쁨을 느낀다고 고백합니다.

[인터뷰] 한누리 / 13세, 사랑의달팽이 클라리넷 앙상블
“이런 걸 해냈다는 것이 정말 기쁘기도 하고, 제가 안 들리는데 이 클라리넷을 이용해서 다른 사람들한테 들려줬을 때가 제일 행복한 것 같아요. 기분이 너무 좋아요, 그러면.”

이번 제 13회 정기연주회에서는 스트링챔버오케스트라와 인디 가수 옥상달빛의 협연으로 ‘베토벤 교향곡 제 5번 운명 1악장’과 ‘달리기’ 등의 곡을 연주하며 감동의 무대를 선사했습니다.

[인터뷰] 이윤서 / 12세, 사랑의달팽이 클라리넷 앙상블
“안 들리는 데도 일반 사람과 똑같이 할 수 있다는 걸 보고, 편견을 버리고 똑같이 대해줬으면 좋겠어요.”

[인터뷰] 한누리 / 13세, 사랑의달팽이 클라리넷 앙상블
“앞으로도 청각장애인들도 이런 것을 할 수 있다는 것에 자긍심을 가져서 기도 죽지 않고, 일반 사회에 나가서 다른 사람이랑 잘 어울렸으면 좋겠어요.”

천천히, 꾸준히, 바르게, 달팽이 걸음으로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사랑의달팽이 클라리넷 앙상블’ 단원들의 바람이 그대로 이루어지길 바라봅니다.

CBS 뉴스, 이빛나입니다.


[영상취재] 정선택 [영상편집] 최영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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