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한국교회를 전망한다

  • 2018-01-01 22:00

■ 방송 : CBS뉴스 (CBS TV, 1월 1일(월) 밤 9시 50분)
■ 진행 : 이봉규 아나운서
■ 대담 : 이승규 기자, 송주열 기자


◇이봉규>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올해의 첫 교계뉴스는 올 한 해 기독교계를 전망해보는 시간으로 마련했습니다.

지난해 정말 많은 일이 있었던 한국교회에 올해는 어떤 이슈들에 대해 교회와 사회가 주목할까요? 취재 현장을 누벼온 이승규, 송주열 기자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이 기자, 지난해 기독교계에 참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그중에서 아마 세상적으로도 가장 관심이 많았던 사안은 종교인 과세가 아닐까 싶습니다. 보수교계를 중심으로 반대의 목소리도 있었는데요. 올해부터 결국 시행이 됩니다.

◆이승규> 네, 종교인 과세가 결국 올해부터 시행이 되는데요. 사실 종교인 과세 시행에 대한 여론은 찬성 의견이 높은 편입니다. 지난 8월 여론조사기관인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조사한 결과 성인 10명 중 8명이 종교인 과세에 찬성했고요. 개신교인들도 과세 시행에 찬성하는 입장입니다.

한국기독교언론포럼이 개신교인을 대상으로 종교인 과세에 대해 질문한 결과 개신교인의 70.1% 목회자의 62.2%가 과세에 찬성한다고 응답했습니다. 과세 반대는 개신교인 12.6%, 목회자는 27.6%였습니다. 10명 중 7명은 종교인 과세에 찬성한다는 얘기죠.

하지만 보수교계는 여전히 반발할 태세입니다. 기획재정부가 종교인 과세 시행령을 약간 수정한데 따른 반발인데요.

당초 기재부는 목회자들이 받는 월급, 즉 사례비에만 과세하기로 했습니다. 목회 활동비에는 전혀 과세하지 않겠다고 했죠.

개정한 시행령도 당초 법안과 크게 달라진 게 없습니다. 목회자들의 받는 월급에만 과세하고, 목회 활동비는 과세하지 않겠다는 입장은 같은데요. 다만, 종교인 소득에 종교 활동에 통상 사용할 목적으로 지급받은 금액 및 물품을 추가하고, 개인에게 지급된 목회 활동비의 내역을 관할 세무서에 신고하도록 했습니다.

보수교계는 목회 활동비를 관할 세무서에 신고하도록 하면, 이는 종교인 과세가 아니라, 종교 과세라는 입장입니다.

◇이봉규> 보수교계 반발이 있어도, 종교인 과세는 예정대로 시행될 거 같은데요. 교계는 어떻게 준비를 잘하고 있나요?

◆이승규> 각 교단별로 설명회를 갖는 등 준비를 시작했는데요. 아직 일선 목회자들은 갈팡질팡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독교한국침례회는 지난 9월 총회 당시에도 종교인 과세 설명회를 개최했고요, 이후 각 권역별로 나눠서 설명회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예장통합총회는 총회 사이버교육원에 종교인 과세에 대한 영상을 올려 놓는 등 시행 초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 '오직'이라는 인터넷 사이트가 있는데요, 교회 행정 서비스 등을 대행해주는 사이트입니다. 이 사이트에서는 종교인 과세 시행을 앞두고 종교인 과세 계산기 프로그램을 선보였습니다. 이 계산기에 연봉이나 월급을 입력하고, 신용카드 사용액, 종교단체 기부금 등을 입력하면 예상 세금 액수가 나오는 방식입니다.

또 교회재정건강성운동과 한빛누리재단이 함께 만든 '피택스'도 있습니다. 개신교 목회자들의 세금 신고를 돕는 간소화 시스템인데요. 피택스는 목회자들이 소득을 근로소득으로 신고하고 세액을 납부하려 할 때 온라인상에서 이를 도와주는 세무대리 시스템입니다.

◇이봉규> 아무래도 목회 세습 문제를 거론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난해 명성교회가 아버지 김삼환 원로목사의 후임으로 김하나 목사를 세우면서 교계는 물론, 세상도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었는데요.

교회가 소속된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에는 세습금지법이 있습니다. 때문에, 교단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 주목되는데요.

◆송주열> 네, 명성교회 세습 문제는 일반 언론까지 관심을 갖고 보도할 정도로 국민적 관심 사안이었는데요.

명성교회는 지난 11월 12일 주일 저녁 예배시간에 김하나 목사 위임 감사예배를 드렸습니다. 김삼환 목사가 2년 전 은퇴와 함께 원로목사로 추대가 됐지만 후임 목사를 세우지 않았었죠.

때문에 그동안 여러가지 시나리오들이 제기됐었습니다. 그동안 김삼환 목사와 김하나 목사 사이에 제 3의 목회자가 명성교회를 담임한 뒤, 김하나 목사에게 담임목사직을 물려주는 징검다리 세습이 이뤄질 거라는 설과 명성교회와 김하나 목사가 시무하는 새노래명성교회가 교회 대 교회로 합병한 뒤 김하나 목사에게 담임목사직을 물려줄거라는 교회 합병설 등이 교회 안팎에서 꾸준이 흘러나왔는데요.

명성교회는 교회 내 여론이 김하나 목사를 원하고 있다는 명분 아래 교단법을 어기면서까지 세습을 단행했습니다.

초대형교회인 명성교회의 목회세습은 그 자체로 한국교회와 사회에 큰 충격이었습니다. 명성교회가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교회 가운데 하나였기 때문입니다.

교단 총회 세습금지법을 어기는 것 뿐만아니라 명성교회 세습의 절차적 정당성을 위해 명성교회가 소속된 서울 동남노회 임원선거에도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논란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법과 절차를 무시한 채 초법적으로 진행된 명성교회의 목회세습에 대해 소속교단인 예장통합총회 목회자와 신학생, 신학교수들은 연일세습 철회를 촉구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고 기도회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또, 명성의 세습단행을 북한 독재 체제에 비유하는 등 세간의 여론도 싸늘하기만합니다. 명성교회가 그간 미자립교회와 국내외 소외 이웃들을 위해 헌신했던 사역들의 진정성마저 의심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명성교회가 예장 통합총회를 탈퇴할 것으로 전망하는 이들도 적지 않은 상황인데요.
앞으로 총회 재판국이 명성교회 세습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하느냐가 이번 사태의 분수령이 될 전망입니다.

현재 명성교회가 소속된 서울동남노회 비상대책위원회는 명성 세습을 결의하는데 참여한 임원들에대한 임원선거 무효소송을 총회 재판국에 제기했고요.

또, 비대위는 지난해 12월 22일, 김하나 목사 청빙 결의 무효확인 소송을 별건으로 총회 재판국에 접수했습니다.

동남노회 비대위측은 총회가 법리대로만 재판한다면 두 건 모두 승소할 가능성이 크다는 입장입니다. 오는 16일 총회 재판국 모임에서 노회 관계자들을 불러 재판을 진행할 예정인데요. 그 날 바로 결론이 나오기는 어려울 전망입니다.

◇이봉규> 지난 한 해도 목회자가 연루된 윤리적 문제가 끊이질 않았습니다. 성추문과 금전문제 등이 붉어진 한 해였는데요. 그래서일까요.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가 조사해 최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개신교는 호감도가 가장 낮은 종교였습니다.

이번에도 한국교회 신뢰도 회복을 위해서는 목회자 윤리문제 해결이 1순위로 꼽혔는데요. 이를 위한 교계의 노력, 어떻게 진행될까요?

◆이승규> 네, 지난해 역시 목회자 관련 성추문이 불거졌습니다.

지난 여름, 청소년을 대상으로 집회와 특강을 해온 문대식 목사가 미성년자를 상대로 성범죄를 저질렀다는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문대식 목사가 소속된 기독교대한감리회 서울연회는 재판을 열어 청소년을 대상으로 성범죄를 저지른 문 목사를 면직시켰습니다. 하지만 감리교단은 성폭력 예방을 위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여성계의 목소리는 외면했습니다.

◆김애희 사무국장 / 교회개혁실천연대> “개인의 각성 개인의 회개에만 의지할 것이 아니라 한국교회 전반의 각성 그리고 시스템의 개선 이런 것들로 이어져야만 이런 문제들이 근본적으로 개선되거나 없어지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어요”

◆이승규> 최근 몇 년 동안 목회자의 성추문이 발생했는데요, 사실 그동안은 이런 사건이 발생했을 때 어디에 가서 얘기를 해야 하는지,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등등 막막했었죠.

그런데 최근 반가운 소식이 하나 들렸습니다. 전병욱 목사가 시무하던 삼일교회와 교회개혁실천연대가 기독교 반 성폭력센터를 만들기로 합의한 겁니다.

사회 전반에서는 성범죄를 중대한 범죄로 인식하고 처벌 수위를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실제 교단이나 교회에서는 성범죄를 저지른 목회자를 처벌하는 경우가 많지 않죠. 교단 내 성폭력 문제 대응 기관 역시 부재하고, 성인지 교육 이수 경험도 부족한 실정입니다.

그래서 개혁연대와 삼일교회가 교회 내 성폭력 근절을 목적으로 (가칭)기독교 반(反)성폭력센터 설립을 위한 업무 협약(MOU)을 체결했습니다.

업무 협약을 통해 삼일교회는 반 성폭력센터 설립에 필요한 운영 기금을 지원하고, 교회개혁실천연대가 3년간 운영을 맡습니다.

반 성폭력센터는 2018년 상반기에 개소할 예정입니다. 상담과 생존자 지원 활동 뿐 아니라, 교회 내 민주적이고 성평등한 문화를 만들기 위해 조사‧연구‧교육‧캠페인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기독교 성범죄를 다루는 교회와 교단법, 제도를 바꾸는 등 기독교 반 성폭력 운동을 준비한다고 밝혔습니다.

예장합동총회의 경우에는 지난해에도 목회자 윤리강령 제정이 부결됐습니다. 사실 그동안 예장합동총회에서 목회자 윤리강령 제정은 정식 안건으로 올라온 게 아니라, 긴급 동의안 형식으로 올라왔습니다.

총회 현장에서 다수 목회자들의 제청으로 안건이 올라간 건데요, 결과적으로 제정이 되지는 않았습니다. 너무 윤리 의식이 부족한 것이 아닌가라는 의구심이 드는 대목입니다.

◇이봉규> 신천지 집단 등 이단과의 싸움이 올해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해 CBS가 여러 이단들과의 법정 소송에서 승리를 거뒀는데요. 올해 이단들의 움직임 어떻게 예상됩니까?

◆송주열> 이단, 사이비 문제는 비단 교회의 문제만이 아닙니다. 교회의 문제이자 가정의 문제이자 우리 사회의 어두운 단면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가 이단 사이비 문제에 대해서는 소극적인데요. 이단 사이비단체들의 집단성과 폐쇄성 때문에 그들의 실체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CBS를 비롯해 몇몇 이단 전문매체를 제외하고는 반사회성을 띠는 이단 사이비문제에 대해 아예 관심이 없습니다.

더욱이 일반 매체들은 되레 이단 사이비 단체들의 광고나 광고성 기사를 실어줘서 그들의 이미지를 세탁하는 홍보수단이 되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CBS가 사명감을 갖고, 이단 사이비단체들과 소송전을 벌이면서까지 진실을 알려온 일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고 있는데요.

현재 우리사회에서 가장 기승을 부리는 신천지가 이만희 교주의 사후를 대비해 억대 굿판을 벌였다는 의혹보도가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대법원의 판결을 받은 점이나 특집 다큐 신천지에 빠진사람들을 통해 신천지의 반사회성과 폐해들을 폭로한 대부분의 내용들도 역시 대법원에 의해 문제 없다는 판결을 받은 점은 의미하는 바가 큽니다.

위기의식을 느낀 신천지는 자신들의 실체를 끈질기게 파헤치고 있는 CBS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는데요. 악의적으로 CBS를 비방하는 유인물을 배포하고, 대규모 집회를 열어 CBS를 원색적으로 비난하고 있습니다.

이런 행보는 올 한해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신천지의 조급성 때문인데요. CBS는 계속해서 자신들의 실체를 파헤치고 있고, 고령의 신천지 이만희 총회장을 이을 유력한 후계자였던 김남희 씨가 배도자로 규정되면서 내부 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단 전문가들은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신천지는 갖가지 내부의 불만을 바깥으로 돌리려는 모습이 반복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밖에도 올해는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으로 알려진 통일교의 움직임에도 주목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난해 CBS는 일본 현지 르포를 통해 통일교의 불법 헌금 조성과 북한 커넥션 의혹 등에 대해 집중 파헤쳤는데요. CBS 보도로 통일교 내부에서 상당한 혼란이 가중됐다는 게 이단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현재 통일교 측은 CBS의 보도를 문제삼아 소송을 제기해 놓은 상태인데요. 재판과정에서 많은 의혹들에 대한 검증이 있을 것으로 보여 오히려 공론화 될 가능성이 큽니다.

또, 통일교와 함께 이단 원조격이라고 할 수 있는 천부교의 실체가 드러날 지도 관심삽니다. 지난해 대법원이 천부교 박윤명 대표의 실종 의혹과 신도 암매장 의혹 등에 대한 CBS 보도를 문제없다고 판결한 이후 천부교 탈퇴자들이 또 천부교의 실체를 폭로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밖에 중국판 사이비 종교인 전능신교, 일명 동방번개가 국내에 상륙해 우려가 커지고 있는데요. 전능신교는 중국 내에서포교를 빌미로 폭행 등 각종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1995년부터 중국 정부가불법조직으로 지목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우리나라에는 지난 2008년에 상륙해 1천 여 명의 신도들이서울 구로와 강원도 횡성 일대에서 집단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부분 중국 국적을 가진 이들은 우리 정부에 난민 지위 신청을 해놓고 국내에 체류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난민 문제가 세계적으로 관심을 갖고있어 이를 이용하고 있는 점은 주의가 필요해보입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11월 전능신교 피해자들이 전능신교 신도인 가족들을 찾아 국내에서 대대적으로 기자회견을 열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단 전문가들은 이들이 SNS와 유력 일간지를 통해 자신들을 홍보하고 있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이봉규> 끝으로 기자들에게 2018년도에는 이런 뉴스가 나왔으면 하는 소망하는 뉴스를 듣고 마무리를 짓겠습니다. '2018 희망 뉴스' 한 번씩 말씀해주시겠습니까?

◆이승규> 저는 한국교회가 신뢰도가 불교와 천주교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는 뉴스를 보고 싶습니다.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잘못을 저지른 목회자에 대한 일벌백계와 종교인 과세 자발적 납부 등이 선행이 되어야 하겠죠.

◆송주열> 지난해 한국교회는 종교개혁 500주년이다 뭐다 해서 정말 많은 행사를 치렀는데요. 정작 종교개혁 500주년에 한국교회가 비난을 받는 일이 더 많았던 것 같습니다.

칼뱅이 교회는 항상 개혁돼야 한다고 외쳤던 것처럼 교회가 늘 개혁되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교회가 복음의 본질이 무엇인지 직시하고, 예수님이 이땅에서 보이신 행적을 따라 교회를 배불리는 것이 아니라 소외되고 고난받는 현장에 한국교회가 있었다는 뉴스를 더 많이 전했으면 좋겠습니다.

또, 남북 경색국면이 장기화되고 있는데요. 한국교회가 남북 화해와 평화 협력을 위해 가교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합니다.

◇이봉규> 네, 이런 훈훈한 뉴스 올해에는 많이 소개했으면 하는 바람 가져봅니다. 이승규, 송주열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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