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촛불 정신 이어 공동체 정의 회복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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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촛불 정신 이어 공동체 정의 회복해야"

  • 2018-01-03 14:39

새해 첫 파워인터뷰에서는 한국교회의 존경받는 원로지도자인 서울 안동교회 유경재 원로목사를 만나 지난 한 해를 돌아보고 2018년 한 해 동안 한국교회가 나아갈 방향은 무엇인지를 살펴본다.

서울 종로구 안국동에 위치한 안동교회에서 유경재 목사(좌측)가 인터뷰하고 있는 모습.

 


■ 방송 : CBS뉴스 파워인터뷰(CBS TV, 1월 3일(수) 밤 9시 50분)
■ 진행 : 박성석 선임기자
■ 대담 : 유경재 목사 (안동교회 원로)


◇박성석> 목사님, 안녕하십니까?

◆유경재> 안녕하세요?

◇박성석> 새해가 밝았는데요. 목사님 개인적인 새해 소망을 듣고 시작하겠습니다.

◆유경재> 네, 새해 저의 소망이 있다면 촛불혁명에 의해서 시작된 새로운 역사가 우리 사회를 좀 더 정의로운 사회로 발전시키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하는 소망을 갖습니다.

◇박성석> 네, 그러시군요. 지난해는 사실 종교개혁 5백주년 해여서 많은 사람들이 기대하기를 좀 더 변화되고 개혁되는 모습을 가지고서 한국사회에 소망을 주는 한국교회 이런 모습을 그렸는데, 결과적으로 기대와 달리 교회 세습, 또 종교인 과세 논란 등으로 실망감을 준 것 같습니다. 지금 한국교회, 우리 사회 속에 비춰지는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요?

◆유경재> 한국교회가 사실은 그동안 지니고 있던 문제들을 그대로 다 드러낸 한 해가 아니었나 생각하면서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하늘의 영광을 비우고 종의 형체를 입고 오신 예수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라고 하는데, 그리스도의 그런 가난과 비하를 따르는 대신에 오히려 자본주의의 천박성을 따르면서 그 천박성을 그대로 드러냈다고 보죠. 그래서 교회의 거룩성이 사라지고, 세속화된 교회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한 해였기 때문에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었다고 봅니다.

◇박성석> 또 지난해에 논란이 많았던 종교인 과세, 우여곡절 속에 올해부터 새롭게 시작하게 됐습니다. 이 종교인 과세 도입 논란을 지켜보셨을 텐데요. 이 종교인 과세의 도입이 주는 의미와 메시지는 어디에 있다고 볼 수 있을까요?

 

◆유경재> 한국교회가 과세를 통해서 어떤 투명성을 확보하는 그런 계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주먹구구식으로 하던 제정관리를 좀 더 전문적인 그런 체계를 갖추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보고요. 또 하나는 이제 적극적으로 세금에 참여하면서 세금을 내면서 우리 사회 전반에 걸친 어떤 보편 복지를 좀 더 확대시키는 일에 교회가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계기로 삼아야 되지 않을까 생각을 합니다.

◇박성석> 과거 우리 기독교는 민주화 운동에 앞장서면서 우리 사회를 견인하는 역할들을 많이 했습니다.

◆유경재> 그랬죠.

◇박성석> 그렇지만 지난해에 시민사회가 촛불시위를 하면서 촛불혁명을 일으키면서 역할을 할 때에 교회는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했던 것 같고요. 이런 문제에 대한 반성들이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촛불 민심을 보면서 한국교회는 무엇을 배우고, 또 그런 정신을 어떻게 교회 안에서 복음적으로 해석해야 할까요?

◆유경재> 한국교회가 너무 교회 성장에만 몰두한 나머지 어떤 공동체의 변화에 관심을 두지 않았는데, 사실 촛불민심이라는 것은 어떤 개인의 이해관계를 떠나서 공동체의 발전, 공동체의 정의, 공동체의 투명성을 요구한 것이라고 볼 때에 한국교회도 이제는 좀 더 공동체의 변화에 관심을 갖고, 그 선교전략을 바꾸어 나가야 할 때라고 생각이 됩니다.

◇박성석> 우리 사회는 지금 적폐청산 노력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새해에도 계속 이어질 텐데요. 한국교회의 적폐청산은 없는지, 또 타파해야 될 구습들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유경재> 한국교회가 너무 이 자본주의 사회의 체제에 길들여져서 성공신학, 번영신학만을 추구해왔죠. 그런데 이제 이런 데에서 벗어나서 이런 번영신학, 자본주의 체제에 길들여진 이런 신학은 사실은 하나님나라와 거리가 있다고 볼 때에 이제는 ‘하나님과 맘몬을 동시에 섬길 수 없다’는 예수님의 말씀을 기억하면서 우리 한국교회는 좀 더 이런 자본주의 체제에 익숙해진 사고방식을 버리고, 낮아지는 연습, 가난해지는 연습을 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박성석> 한반도의 긴장상황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다음 달에 열리는 평창동계올림픽에 북한 선수단이 참가한다면 긴장 해소에 도움이 되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한국교회가 올 한해에 평화통일을 위한 노력을 어떻게 기울여야 할지 말씀을 해주시죠.

◆유경재> 한국교회가 우선 오랫동안 지녀온 반공을 신앙화 한 문제, 여기서 벗어나야 하리라고 봅니다. 북한을 하나님의 적대세력으로 이해하면서 대항할 때에 우리가 계속 북한을 증오하고 북한에 대해서 적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데, 이런 적대심을 품은 채 우리가 화해와 평화를 얘기할 수가 없다고 보면, 이제 우리가 여기서 빨리 벗어나서 우리 속에서 적대심을 먼저 버리고, 회개하고, 그리고 이제는 진정으로 사랑의 마음으로 화해와 평화의 사역에 우리가 동참해야 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박성석> 네, 목사님. 새해에는 목사님 말씀처럼 우리 한국교회가 실천해서 우리 사회에 소망을 안겨줬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유경재>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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