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세습, 너무나 통탄스럽고 안타까운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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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세습, 너무나 통탄스럽고 안타까운 일"

  • 2018-03-14 18:18

용인 향상교회 정주채 은퇴목사 "건강한 중소교회가 한국교회를 든든히 세워"

목회하던 시절 강남의 안정된 중대형 교회를 떠나 분립 개척된 교회의 담임목사로 자원해서 부임하고 5년 전 65세에 조기은퇴를 하면서 원로목사 추대마저 거부한 목회자가 있습니다. 경기도 용인 향상교회 정주채 은퇴 목사를 만나 한국교회의 여러 문제점들에 대한 견해를 듣고 건강한 교회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방안들을 살펴본다.

 


■ 방송 : CBS뉴스 파워인터뷰(CBS TV, 3월 14일(수) 밤 9시 50분)
■ 진행 : 박성석 선임기자
■ 대담 : 정주채 목사 (향상교회 은퇴목사)

◇박성석> 목사님, 안녕하십니까?

◆정주채> 네, 안녕하십니까?

◇박성석> 목사님은 5년 전에 만 65세 때 조기은퇴를 하셨습니다. 그 때 그렇게 결심하셨던 그 이유가 궁금해지는데요.

◆정주채> 우선 저는 65세를 조기은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사람이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65세 쯤 되면 사실 실패할 수가 있기 때문에, 또 특수한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런 상황에서 계속 목회한다는 것은 자신과 교회에 크게 유익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박성석> 요즘은 장수시대이지 않습니까? 그래서 오히려 목회자 정년을 연장하자는 안건이 올라오긴 하는데요.

◆정주채>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역시 특별한 분은 있을 수 있겠죠. 하지만 그런 주장을 하신 분들은 너무 사람을 모르는 것 같아요. 사람의 존재가 어떤 건지 잘 모르는 것 같고, 또 자기 과신이 너무 심한 것이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듭니다.

◇박성석> 또 교회에서 은퇴하실 때 원로목사로 추대될 수 있었지만 원로목사를 사양하시고 은퇴목사로만 남으셨는데요. 한국교회의 원로목사 제도에 대한 많은 생각이 있으실 것 같습니다.

◆정주채> 우선 저는 제도적인 것 보다는 개인적으로 ‘그리스도의 피로 세우신 교회’라고 우리가 그렇게 고백하는데 거기서 목사가 원로라는 그런 칭호를 받고 어른 대우를 받는다는 것이 좀 죄송한 생각이 들었고요. 그 다음에 목사가 그냥 은퇴해야지, 은퇴하고 또 어떤 직함을 가지고 있으면 오히려 후임자에게 부담이 되고 어려움이 생길 수 있지 않겠나 그런 생각 때문입니다.

◇박성석> 네, 그렇군요. 요즘 한국교회의 분립개척에 대한 주목도가 큰데요. 목사님께서는 오래 전에 잠실중앙교회를 중대형교회로 안정화시킨 다음에 분립개척을 하면서 스스로 이 향상교회 담임으로 나오셨어요. 또 목회하시는 중에 다른 분립개척을 시도하기도 하고요. 분립개척에 대한 목사님의 철학은 무엇입니까?

 

◆정주채> 저는 아주 단순합니다. 수십 개의 대형교회 보다는 수백 개의 건강한 중소교회가 한국교회를 든든하게 세울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사실 국가경제도 그렇잖아요. 대형 그룹들이 몇 개 있는 것 보다는 더 건강한 중소기업들이 많은 것이 경제적으로도 국가경제를 든든하게 세울 수 있듯이 하나님나라를 세우는 데에 있어서도 저는 마찬가지의 원리라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박성석> 교회 정관에도 ‘2천 명이 넘으면 분립개척을 한다’ 이렇게 돼 있다고 하던데요.

◆정주채> 네, 그렇게 정관을 만들었지요. 왜냐하면 교인들도 자꾸 큰 교회, 대형교회 이런 걸 자꾸 바라기 때문에 이제 좀 그런 것들을 좀 잠재우는 방법으로 아예 정관에다가 기록을 한 거죠.

◇박성석> 그러시군요. 조금 전에 말씀하셨듯이 ‘큰 대형교회 몇 개 보다는 건강한 중소교회 여러 개 있는 게 한국교회를 위해서 건강하다’ 그런 말씀을 평소에 많이 하고 계시는데요. 요즘 서울의 한 대형교회의 목회세습을 보면서 여러 가지 생각이 드실 것 같은데, 목회세습 문제는 어떻게 또 생각하시는지?

◆정주채> 너무나 통탄스럽고, 안타까운 일이죠. 저는 교회성장주의의 가장 치명적인 후유증이 바로 이 세습이 아닌가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국교회가 소위 성장주의에 빠져서 타락했다고 하는 것의 가장 뚜렷한 징표가 바로 이 세습이 아닌가 저는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박성석> 한국교회 분쟁의 요인 가운데 하나를 보면, 은퇴한 목사와 후임으로 온 담임목사 간의 갈등문제가 상당수 있습니다. 바람직한 은퇴 목회자와 후임 목회자의 관계 설정은 어떻게 해야 될까요?

◆정주채> 저는 가장 일차적으로 한 마디만 하라 그러면, ‘그냥 은퇴를 제대로 하면 좋겠다’ 하는 생각입니다. 은퇴하신 분이 마음으로나 또 실제적으로나 확실하게 은퇴를 안 하면 그것이 교회에 부담을 줄 수 있고, 또 그런 것이 교회 갈등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박성석> 한국교회 미래를 책임질 젊은 목회자들이 목회 임지를 찾기가 어렵다고 합니다. 우리 젊은 목회자들에게 목사님, 마무리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정주채> 가장 심각한 문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또 굉장히 마음 아파요, 후임들을 봤을 때에. 정말 ‘복음 들고 나섰는데 갈 곳이 없다’ 그것만큼 안타까운 일이 또 어디에 있겠습니까. 그러나 제가 조금 더 냉정하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요. 그것은 이럴 때에 자기 자신의 소명의식을 정말 다시 한 번 점검해보라고 하고 싶어요.

◇박성석> 소명의식을 다시 한 번 돌아보라는 말씀으로 정리를 하겠습니다. 목사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정주채> 감사합니다.

(영상취재 / 정용현 최현, 편집 / 김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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