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주간 기획 ②] 삶의 터전 빼앗긴 철거민의 고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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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난주간 기획 ②] 삶의 터전 빼앗긴 철거민의 고난

[앵커]

노후된 지역을 철거하고 쾌적한 도시를 건설하기 위한 뉴타운 사업이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공공의 이익을 명분으로 강제로 진행되는 뉴타운 사업은 일부에게 경제적 이익을 안겨주기도 하지만, 반대로 평생을 일궈온 삶의 터전을 빼앗기도 합니다.

고난주간을 맞아 우리 사회 고난받는 이웃들을 만나보는 시간, 오늘은 재개발 철거민의 아픔을 돌아봤습니다. 최경배 기잡니다.

[기자]

검은 양복을 입은 젊은 용역들이 골목 안으로 진입하려 하자 주민들이 막아섭니다.

이미 지난해 여름부터 수차례 진입 시도가 이뤄져 온 터라 양측 모두 격한 감정을 감추지 못합니다.

서울 성북구 장위7 재개발구역은 지난 2005년 3차 뉴타운 시범지구로 지정돼 지난 2013년 사업시행 인가가 떨어지면서 재개발조합과 주민들 사이에 갈등이 시작됐습니다.

주민 75% 이상이 동의하면 재개발조합에게 토지수용권이 주어지고 재개발에 반대하는 주민들은 강제로 토지와 건물을 내놔야 하는데, 재개발조합이 실거래가보다 낮은 금액을 제시하기 때문입니다.

이 과정에서 조합측은 용역을 동원해 강제철거를 시도하고 힘없는 주민들은 쫓겨나다시피 마을을 떠나게 됩니다.

장위7구역의 마지막 주민인 조한정 씨는 45년 동안 살아온 삶의 터전을 떠나기 싫어 재개발에 반대했지만, 주민들이 좋아하는 일을 혼자 반대할 수 없다는 생각에 이주를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실거래가의 45%에 불과한 감정가를 제시받으면서 인근 지역으로 이사하는 것이 불가능해졌습니다.

[인터뷰]
조한정 / 장위 7구역 마지막 주민
"단지 제가 살던 이 집을 떠나서 옆에 다른 재개발이 안되는 주변 인근지역으로 이사갈 줄 알았던거죠. 불가능하게 됐죠. (이유는요?) 평가의 문제, 시스템의 문제죠..."

뉴타운 사업이 진행되면서 오랜세월 동안 정겹게 지내온 마을공동체도 해체됐습니다.

재개발에 대한 입장으로 갈라지면서 서로 원수가 되고 미워하는 관계가 됐습니다.

[인터뷰]
조한정 / 장위 7구역 마지막 주민
"그냥 자연적으로 놔두면 자연스럽게 개발이 되는 거 아니었나요. 낡아지면 새로 건축하고, 좁으면 옆집하고 합해서 누군가 건축하고. 그런데 정부가 개입하는 순간에 누군가는 울어야 되잖아요. 그게 세입자가 됐든, 상가 세입자가 됐든, 집주인이 됐든. 항상 다 좋을 순 없잖아요.."

철거 용역에 맞서는 과정에서 자해까지 해야 했던 조 씨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지금은 신학생과 시민단체 등이 나서 용역과 대신 맞서고 있는 상황입니다.

[인터뷰]
이종건 전도사 / 옥바라지선교센터 사무국장
"우리가 재개발 자체에 대해서 다시 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살고자 하는 사람들의 목소리에 정부, 교회 다 귀를 기울여야 되고요. 그리고 어쩔 수 없는 경우에도 최소한 수평이동이 보장되는 세상, 그리고 그 과정에 있어서 공권력 또는 사적 폭력이 동원되지 않는 세상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공공의 이익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평생을 살아온 삶의 터전에서 내몰리는 사람들. 고난주간을 맞아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이 함께 돌아봐야 할 고난받는 이웃입니다. CBS뉴스 최경배입니다.

(장소) 장위7재개발구역 / 서울 성북구
(영상취재 / 정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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