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논평]교회만을 위한 교회가 돼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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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논평]교회만을 위한 교회가 돼서는 안된다

  • 2018-04-11 09:59

서울의 한 구청으로부터 어린이집을 위탁받아 운영하는 교회가 교회에 출석하지 않은 보육교사들에 대해 정직 징계를 내리거나 해고했다고 한 언론이 보도했습니다.

교회측은 해당 보육교사들이 규정을 지키지 않았고 원장에게 도를 넘어선 행동을 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습니다.

해당기사에는 수천개의 댓글이 달렸습니다.

댓글의 내용은 주로 교회를 비판하는 것입니다.

교회에서 운영하는 기관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이 교회에 출석하지 않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교회가 운영하는 학교나 기관 등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이 교회출석하지 않는다고 해서 징계하는 것도 적법하지 않습니다.

그것이 미치는 영향도 교회에 긍정적이지 않을 것입니다.

문제가 된 어린이집처럼 국가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위탁받아 운영하는 곳은 종교적인 책임 못지 않게 사회적인 책임, 즉 공공성을 갖춰야 할 곳입니다.

그런 기관의 종사자들이 업무에도 충실하고 교회에도 출석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그렇지만 스스로 교회에 출석하는 것과 강요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습니다.

교회가 종사자들에게 감동을 줘 스스로 신앙을 찾아 교회에 출석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입니다.

교회에 출석하는 직원만 뽑고 싶다면 즉, 종교적인 평향성을 띠고 싶다면 국가기관으로부터 지원을 받지 않고 교회 예산으로만 운영하면 됩니다.

지난해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박찬주 대장의 갑질논란의 한 축에도 교회가 끼어 있습니다.

박 대장의 부인이 병사들에게 강제로 교회에 출석하도록 한 일입니다.

대장 부인의 강요로 교회에 출석했던 장병들이 신실한 신앙을 가졌을지 아니면 교회에 대한 불만을 가졌을지에 대해서는 심각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서울의 어린이집 사건도 마찬가지입니다.

교회의 강요로 주일 예배에 출석했다면 출석 교인의 숫자는 그만큼 늘었겠지만 그 직원들이 마음으로부터 우러나오는 신앙을 가질지는 의문입니다.

한 교회의 사려깊지 못한 행동 때문에 한국교회 전체가 비난대상이 됐습니다.

선교를 위해 운영하는 어린이집이 선교의 걸림돌이 될수도 있다면 아이러니입니다.

교회만을 위한 교회가 아니라 세상을 배려하는 교회, 즉 공공성을 갖춘 교회가 세상 사람들을 감동시킬 것입니다.

교회뿐만이 아니라 세상에도 꼭 필요한 교회가 돼야 할 것입니다.

[영상편집 서원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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