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4주기, 한국교회는 애통하는 자의 이웃이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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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4주기, 한국교회는 애통하는 자의 이웃이었나?

  • 2018-04-11 19:52

[앵커]

우리 국민 모두를 충격과 슬픔에 빠뜨렸던 세월호 참사가 4주기를 맞았습니다.

하지만, 세월호 유가족들은 여전히 진실 규명을 위해 힘든 싸움을 이어가고 있는데요.

세월호 참사를 대한 한국교회의 지난 4년의 기록을 돌아봤습니다.

송주열 기자의 보돕니다.

[리포트]

지난 2014년 7월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특별법 제정 촉구 집회. 시민들이 참사 희생자들을 애도하는 묵념을 올리고 있다.

 


온 나라를 충격과 슬픔에 빠지게 한 세월호 참사.

참사가 발생하자 한국교회는 미수습자들의 생환을 기도하며, 진도 팽목항과 미수습자 가족들의 임시거처였던 진도체육관에서 묵묵히 봉사활동을 펼쳤습니다.

미수습자들이 하나 둘 싸늘한 시신으로 돌아올 때 마다 슬픈 탄식과 기도로 세월호 유가족들 곁을 지켰습니다.

안산 합동분향소에는 예배공간을 마련해 해마다 매주 목요일과 주일 두 차례씩 100여 개 교회가 예배실을 찾았습니다.

팽목항에도 예배처소를 세워 미수습자 생환과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기도의 불을 지폈습니다.

[녹취]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 공동기도문(2017년 4월 13일)
“여기서 우리가 애타게 기다리오니 곧 그들 모두 함께 우리 곁으로 돌아오소서. 9명의 미수습자 모두가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오게 하소서.”

때로는 나무 십자가를 함께 깍으며 유가족들이 슬픈 기억을 잠시 잊을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뜻있는 교계 인사들은 광화문 세월호 농성장을 찾아 함께 단식하며, 끝까지 함께하겠다는 뜻을 전했고, 몇몇 교회들은 슬픈 4월을 '세월호 기억주일'로 지켰습니다.

세월호참사 4주기를 맞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얼마전 희생자 가족들을 만나 향후 한국 교회가 품어야 할 과제를 고민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한국교회가 슬픔을 당한 이웃들의 친구가 됐던 것만은 아닙니다.

몇몇 목회자들은 오히려 슬픔을 당한 이웃들을 조롱하거나 정치적인 선동 거리로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의 명예를 훼손했습니다.

세월호 참사 직후인 2014년 5월 당시 한기총 부회장이던 조광작 목사는 "가난한 집 학생들이 불국사나 가지 왜 제주도로 여행을 가다가 사고를 냈느냐"는 발언으로 국민적 공분을 사기도 했습니다.

명성교회 김삼환 목사는 교회예배에서 "하나님이 세월호를 침몰시킨 것이 나라가 침몰하려고 하니 학생들을 침몰시켜 국민들에게 기회를 준 것"이라는 말로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적절치 못한 언사로 구설수에 자주 올랐던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는 세월호 진상규명 운동을 정치적 선동으로 폄훼하기도 했습니다.

[녹취] 전광훈 목사 /사랑제일교회 (2014년 5월 25일)
“세월호 사고 난 것을 좋아할 사람은 좌파 종북주의자들만 제일 좋아하더라구요. 추도시간 마다 나와가지고 기뻐 뛰고 난리여. 왜? 이용할 재료가 생겼다고..”

정의와 평화, 생명의 기독교적 가치를 전해야 할 목회자들의 비뚤어진 언사는 기독교인 희생자 가족들에게도 큰 상처가 됐습니다.

[인터뷰] 박은희 전도사 / 세월호 유가족
“참사의 모든 원인이었던 부정부패라든지 모순적인 이 사회와 싸웠어야할 교회가 그 책임을 떠넘기는 것처럼 보여서 이것은 뭐가 잘못돼지 않았나 그들의 그런 말 한마디 한마디가 가족들의 마음을 후벼 팠죠.”

세월호 참사 4주기, 세월호 유가족들은 416기억재단과 안전공원 건립을 추진하면서 생명을 존중하는 사회가 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이제는 한국교회가 우리사회를 더 정의롭고 안전하게 만드는 일에 적극 나서주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박은희 전도사 / 세월호 유가족
"세월호 참사를 밀어내기보다는 함께 기억해주시고, 저희가 재단 설립을 위해서 발기인 모집을 하고 있어요. 교회들 가운데 형편이 되는 교회들은 함께 해주시면 좋겠고, 이미 타종교에 비해서 교회들이 발기인으로 많이 나서주셨어요.

CBS뉴스 송주열입니다.

영상취재 정선택 최내호(수습)
영상편집 서원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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