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서 평양냉면 점심한 뒤 오후에 신의주 도착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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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서 평양냉면 점심한 뒤 오후에 신의주 도착 가능"

  • 2018-05-16 17:20

23년차 철도기관사 박흥수 씨 "북한 철도개량사업 중요..평양까지 3시간이면 가능"

지난달 4.27 남북정상회담에서 남북교류에 대해 합의한 가운데 특히 남북철도 연결사업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오늘 파워인터뷰에서는 현직 철도기관사인 박흥수 사회공공연구소 연구위원을 만나 남한 열차가 북한 평양과 신의주를 거쳐 유럽에까지 달리기 위해 필요한 앞으로의 과제들은 무엇인지 들어봤다.

경력 23년의 현직 철도기관사인 박흥수 연구위원(사회공공연구소 객원 철도정책, 우측)은 "북한 철도를 개보수하고 무궁화열차가 달리 수 있는 여건이 된다면 '평양에서 평양냉면으로 점심 먹고, 신의주에 오후에 도착할 수 있는 열차 운행 시간이 확보될 수 있다'"고 말한다. 경력 23년의 현직 철도기관사인 박흥수 연구위원(사회공공연구소 객원 철도정책, 우측)은 "북한 철도를 개보수하고 무궁화열차가 달리 수 있는 여건이 된다면 '평양에서 평양냉면으로 점심 먹고, 신의주에 오후에 도착할 수 있는 열차 운행 시간이 확보될 수 있다'"고 말한다.

 


■ 방송 : CBS뉴스 파워인터뷰(CBS TV, 5월 16일(수) 밤 9시 50분)
■ 진행 : 박성석 선임기자
■ 대담 : 박흥수 철도정책 객원 연구위원(사회공공연구소)

◇박성석> 안녕하십니까?

◆박흥수> 네, 안녕하십니까?

◇박성석> 위원님께서는 23년 경력의 현직 철도 기관사이시죠? 최근에 ‘시베리아 시간여행’이라는 바로 이 책인데, 책을 내셨어요. 이 책에는 좀 어떤 내용들이 담겨있나요?

◆박흥수> 그 ‘시베리아 횡단열차’라는 대륙을 횡단하는 열차를 직접 타고요. 유럽 독일 베를린까지 가면서 그 횡단열차가 품은 도시들, 또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입니다.

◇박성석> 네, 그 안에서 북한사람들도 만나고 이런 에피소드들이 많이 담겨있죠?

◆박흥수> 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이르쿠츠크까지 4일 동안 계속 타게 되는데요. 열차 안이라는 닫힌 공간, 탈출할 수 없는 공간에서 우연치 않게 만난 북한 노동자들과 처음에는 굉장히 어색하고 서로 경계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눈 녹듯이 경계심이 사라지고 진정한 친구가 되어가는 과정, 또 아쉬운 작별까지의 사연들을 너무 기록하고 싶어서 이 책에 담았습니다.

◇박성석> 지난달 ‘4.27 남북정상회담’에서 경의선과 동해선 철도를 연결하기로 남북이 합의를 했죠? 이 경의선이 연결된다면 북한을 통해 중국 단동, 또 러시아 시베리아를 거쳐 유럽으로 나아갈 수 있게 되는 거죠?

◆박흥수> 네,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 최우선 과제로 경의선 동해선 연결을 합의를 했거든요. 그런데 그 경의선 같은 경우는 지금도 바로 운행이 가능합니다. 2007년까지 북한 봉동지역까지 열차가 운행이 됐었고요. 그런데 이 경의선 노선, 서울역에서 출발하는 이 노선을 따라가면 이게 바로 ‘손기정 루트’입니다.

옛날에 1936년도에 손기정 선수가 베를린 마라톤에서 금메달을 딸 때, 서울역에서 단동을 넘어서 하얼빈 거쳐서 만주 거쳐서 치타, 이르쿠츠크, 모스크바, 베를린 이 행로로 갔는데 섬으로 갇혀있었던 대한민국이 드디어 어떤 대륙의 기운을 받고 유럽까지 연결되는 철의 실크로드가 열리는 굉장한 대사건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박성석> 남북철도가 연결되고 달리기 위해서는 기술적인 측면도 극복해야 될 과제들이 있을 것 같아요. 어떤 점들을 좀 해결해야 될까요?

철도기관사 박흥수 씨(사회공공연구소 철도정책 객원 연구위원)

 

◆박흥수> 남북한의 열차운행에서 가장 중요한 궤도 간격은 남북한, 중국이 같습니다. 그래서 상호 운행하는 데에는 사실 큰 문제가 없는데, 문제는 현재는 전기철도인데 북한의 전력사정이 굉장히 나쁩니다. 또 하나는 북한의 선로 사정도 굉장히 낙후돼 있어서 현재 제대로 열차가 일반적인 운행속도를 낼 수 없는 그런 한계가 있고, 그것 때문에 북한철도 개량사업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박성석> 개보수를 거쳐서 열차를 운행하기까지 어느 정도 기간이면 해결할 수 있을까요?

◆박흥수> 사실 2007년까지도 남북 간에 열차 운행이 됐기 때문에요. 그동안 단절됐던 선로상태를 점검하는 게 필요하고요. 그 점검결과 일단 저속으로라도 운행을 할 수 있으면, 바로 할 수 있고요. 또 운행과정 속에서 개보수를 계속 한다면 가능하면 올해 안에도 북한당국이 승인만 해준다면, 개성까지 또는 평양까지, 또 평양에서 베이징까지 국제열차는 이미 다니고 있으니까요. 그 선로를 이용할 수 있다면 베이징까지도 이 시험열차를 운행할 수 있고요. 이걸 또 정기화 하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박성석> 남북철도가 연결된다면 평양까지, 또 신의주까지는 얼마나 시간이 걸릴까요?

◆박흥수> 지금 조금만 더 개량하고 보수를 한다면, 만약에 한국에서 새마을호나 무궁화호 정도의 속도를 낼 수 있는 운행조건을 확보한다면 평양까지도 한 세 시간, 평양에서 신의주까지는 한 네 시간에서 여섯, 일곱 시간 정도면 신의주에 당도할 수 있는, 그래서 과거에 농담처럼 했던 ‘평양에서 평양냉면으로 점심 먹고, 신의주에 오후에 도착’할 수 있는 그런 열차 운행 시간이 확보되는 거죠.

◇박성석> 경의선 철도 복원의 의미는 어디에 있다고 보시는지요?

◆박흥수> 이것 비단 남북 간의 전쟁 위협을 해소하고 평화를 확 되찾는 것뿐만 아니라, 경제적 효과도 물론이고 여러 가지 사회적 효과가 있겠지만, 저는 무엇보다도 일단 갇혀있던 상상력이 무한대로 확장되는 것만큼 중요한 게 있겠나 이런 생각을 하는데요.

섬 아닌 섬에 살아서 상상력마저 갇혀 있었는데, 이제 대륙으로 연결되는 그런 철도 노선을 통해서 남북이 서로 그 철도 노선에 의지하고 협력하고 소통하게 된다면, 정말 21세기의 세기적 사건이 한반도에서 펼쳐지는 것 아닌가 이렇게 생각합니다.

◇박성석> 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박흥수> 고맙습니다.

[영상취재 / 이정우, 정용현 최내호(수습), 편집 / 김유미, CG / 박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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