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 아래 사람들> 더조은요양병원 안병태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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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 아래 사람들> 더조은요양병원 안병태 원장

  • 2018-10-26 19:58

"그리스도인이 모이는 선교의 전초기지 되길, 이제는 회복이다"

더조은요양병원 안병태 원장 (포항CBS)

 

포항시 북구 장성동에 '더조은요양병원'을 확장 이전한 안병태 안수집사(58‧기쁨의교회)는 전도의 도구로 '의료'만한 것이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젊은 한의사 시절부터 '동해농어민의료선교회'를 통해 어려운 시골교회를 방문했던 그는 최근까지도 '포항의료나눔봉사단'에서 예수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돈을 잘 버는 것이 성공이라는 세상적 가치 속에서 미션병원으로서의 가치가 무엇인지 고민했다"며 "그리스도인으로 채워지고, 그리스도의 사랑이 넘쳐나는 병원이 되기를 기도한다"는 안병태 집사를 개원식 준비가 한창인 병원 원장실에서 만났다.

원장님의 어린 시절이 궁금합니다.
- 50여 년 전만에도 교회에서 주는 간식과 크레파스가 제게는 하나님이었죠. 제 모교회가 대송면 송동교회였는데 십리길을 걸어다니는 과수원에 있던 판잣집 교회였습니다. 송동교회에서 중고등부 학생회 활동도 열심히 하면서 교회생활을 재미있게 했죠.

감성이 예민한 청년기에는 신앙적 방황을 겪지 않으셨나요?
- 한의대에 진학한 뒤에는 포항북부교회(현 기쁨의교회) 대학부를 섬겼습니다. 당시만 해도 북부교회에만 대학부가 있었거든요. 청년 시기에 다들 그렇듯이 '하나님은 공정하신가?' 하는 고민을 하던 중에 저의 멘토였던 조윤호 장로님의 갑작스런 소천으로 큰 상처를 받게 됩니다. 암으로 투병 중인데도 장로님께서는 수술도 마다하고 하나님께만 의지하시다가 하늘의 부름을 받으신 거죠. 이성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힘든 시기였죠.

어려서부터 한의사가 꿈이었나요?
- 아니에요. 사실은 의대에 가고 싶은 생각이 없었어요. 정치인이 되고 싶었고, 어려운 사람을 돕는 법률가가 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가난했던 집안 형편 때문에 부모님의 권유로 생각에도 없던 한의대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어요.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잘한 선택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어려운 이웃들과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고 내 손으로 이웃의 아픔을 치료할 수 있는 한의사가 된 것이 오히려 다행인 것 같아요.

예전에는 형편이 어려워 치료를 받지 못하는 이웃들이 많았다죠?
- 그렇습니다. 한의사 초년병 시절이었어요. 형편이 어려워 보이는 할머니께 진료비를 받지 않았는데 진료가 끝나고는 피로회복제 한 병을 사오신 것입니다. 어떤 어르신은 치료비 대신 양동이에 한 가득 해삼을 담아 주시기도 했고요. 그 분들께는 그게 최고의 보답이었던 셈인데 저에게는 오히려 치료받고 회복되는 모습이 큰 보람으로 여겨졌죠.

안병태 원장은 병원을 통해 신앙적 가치를 실천하고 회복을 경험할 수 있기를 바랐다. (포항CBS)

 

그런 경험이 오랜 봉사활동으로 이어진 셈이군요.
- 네, 젊은 시절부터 '동해농어민의료선교회'를 통해 구석구석 시골교회를 찾아다니며 부모님같은 어르신들을 만나고 다녔고, 최근에는 '포항의료나눔봉사단'을 통해 전도와 선교의 도구로 의료만한 것이 없다는 것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더조은요양병원도 돈을 버는 것이 성공이라는 세상적 가치 속에서 미션병원의 가치를 찾고 역할을 감당하기를 기도하고 있습니다.

미션병원이 가져야할 가치는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시나요?
- 사실 요양병원의 환우들은 대부분 가족에게 버림받았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환우들이 죽기 전까지 인연을 맺는 사람들이 바로 병원 직원들입니다. 직원들이 천사의 얼굴이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더 인내하고 더 섬기는 사람들이 모였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겸손한 그리스도인으로 채워진다면 예배가 넘치고, 국내외 선교와 전도의 전초기지로 더조은요양병원이 쓰임을 받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거창한 어떤 것을 바라는 게 아니에요. 그저 작은 꿈을 함께 꾸며, 사랑을 실천하고 말씀을 삶으로 살아내는 자발적인 신앙이 펼쳐지는 그런 병원이 되기를 기도할 뿐입니다.

한의사로서 요양병원을 개원한 이유랄까요? 어떤 장점이 있었을까요?
- 한의사에게 허락된 병원개설권이 한의원과 한방병원, 요양병원이기에 20년 넘게 한의원을 하다가 몇 년 전 병원에 도전하게 됐고 그래서 조은요양병원을 개원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양방은 병에 집중합니다. 하지만 한방은 사람에게 집중하죠. 요양병원은 대부분 삶의 끝자락에 다다른 환우들이 찾는 경우가 많습니다. 관심과 사랑이 필요한 분들이죠. 예수님께서 율법이 아닌 우리의 마음에 집중하셨듯이 그분들의 마음에 집중하고 싶습니다.

더조은요양병원이 지역에서 어떤 역할을 하길 바라는지 궁금합니다.
- 요양은 삶의 마지막을 지켜 봐야하는 어려운 일이에요. 그래서 마지막을 기다리기보다는 저희 병원을 통해 회복하고 가정과 사회로 복귀할 수 있다면 더 기쁠 것 같아서 재활센터를 중심으로 재활치료시스템을 도입하게 됐습니다.

포항시 북구 장성동에서 확장 이전한 더조은요양병원 (사진제공-더조은요양병원)

 

병원의 확장 이전이 원장님 신앙에 있어서 터닝포인트가 될까요?
- 예전에는 내 손에 있는 것이 모두 내 것이라고 생각하며 살아왔죠. 하지만 지금은 달라졌습니다. 결국은 하나님이 주신 것이니까요.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일을 위해 쓰일 수 있는 기회가 오기를 바랄 뿐입니다. 이전 준비 내내 드렸던 기도가 '하나님의 병원입니다. 저는 빌려서 쓰겠습니다. 바르게 사용할 수 있도록 인도해주십시오'였습니다.

기도제목이 있다면 나눠주시죠.
- 최근 하나님께서 주신 단어가 '회복'입니다. 가난에서 벗어나고 싶어 앞만 보고 달리다보니 저도 주변으로부터 많은 상처를 받았지만, 저 때문에 상처를 받은 사람들도 많았죠. 하지만 이제는 십자가 앞에서 진정한 회복을 기대합니다. 그래서 앞으로 병원을 찾고, 자신을 만나는 모든 사람들이 더 깊은 회복을 경험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도합니다.

안병태 원장은 "그동안 하나님께 받았으니, 이제는 사람을 위해 나누고 쓰겠다"며 환한 얼굴로 인터뷰를 마무리 했다.

※ 안병태 원장 ▶1961년 포항 대송출생 ▶포항고 / 동국대 한의대 졸(박사) ▶포항시 한의사회 회장 / 경북도 한의사회 부회장 역임 ▶동산한의원 / 조은한의원 원장 ▶조은요양병원 개원 ▶더조은요양병원 신축이전 확장 ▶기쁨의교회 안수집사 (가족: 부인 김세향 집사 / 자녀 안재형, 안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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