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논평]사랑도 명성도 잃은 교회

  • 2018-12-29 11:09

사랑도 명성도 잃은 대형교회.

한 신문기사의 제목은 2018년 한국교회의 현실을 축약한 것처럼 보입니다.

사랑의교회와 명성교회는 1만3천개가 넘는 예장합동과 통합소속의 개 교회에 지나지 않지만 한국을 대표하는 교회입니다.

사랑의 교회 오정현 목사는 법원의 판결로 담임목사직을 잃을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 제103회 총회는 명성교회 김하나 목사에 대한 세습 결정에 문제가 있다며 재심을 요구했습니다.

두 교회에 우호적인 내외부의 인사들은 법원과 총회, 언론 등을 향해 훈계조의 말들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사랑의교회 당회는 오정현 목사에 대한 서울고등법원의 판결 이후 "헌법상 종교의 자유를 중대하게 침해한 재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런 사랑의교회 입장을 예장합동 동서울노회와 한국교회언론회 등이 거들고 나섰습니다.

예장통합정체성과 교회수호연합이라는 단체가 명성교회를 지키겠다며 홀연히 등장했습니다.

이 단체는 통합총회와 교수, 신학생, 언론을 싸잡아 비난했습니다.

교회수호연대는 성명에서 불법, 선동, 집단행동 같은 선정적인 말들을 거침없이 내뱉었습니다.

기독교에서 자신을 정당화하기 위해 어김없이 쓰는 말이 있습니다.

바로 하나님의 뜻이라는 말입니다.

사랑의교회 당회도, 반대편의 사랑의교회 갱신위도 하나님의 뜻이라고 말합니다.

교회수호연대도 하나님의 뜻이요 제 103회 총회도 하나님의 뜻에 따라 결의했습니다.

사랑의교회 당회도, 사랑의교회 갱신위도 교회를 지키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습니다.

교회수호연대는 명성교회를 지키겠다 하고 제 103회 총회도 한국교회를 지키겠다고 했습니다.

초신자들에게 "교회는 누가 지킵니까" 라고 물으면 대부분 "하나님이 지킵니다"라고 대답합니다.

예장합동과 통합의 대표적인 교회의 상반된 입장에 있는 인사들이 하나님의 뜻을 앞세워 교회를 지키겠다고 합니다.

이런 모순된 현상이 한국교계의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지만 이해보다는 조롱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작고 가난한 교회의 구성원이라면 이렇게 심각하게 대치할 필요를 느끼지 못할 것입니다.

2018년에 어쩔수 없이 한국교회의 자화상이 되버린 두 대형교회 지키기 운동 같은 모순이 더이상 나타나지 않아야 할 것입니다.

[영상편집 서원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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