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사학 배화여대 사유화 논란.."전 이사장, 총장 징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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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사학 배화여대 사유화 논란.."전 이사장, 총장 징계해야"

  • 2019-03-05 21:27

- 교수협의회, 대학노조.."박성철 총장은 전 총장 부역자" 비판
- 박성철 신임 총장, "사유화는 불가능..대화하고 의견 수렴하겠다"

감리교계통 배화여대가 사유화 논란에 휩싸였다. 사진은 대학 본관 입구.

 



국내 초기 선교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배화여자대학교(총장 박성철)가 학교 사유화 논란으로 갈등에 휩싸였다.

배화여대 전신은 감리교 계통 배화학당으로 1898년 미국 남감리교 선교사인 조세핀 필 캠벨이 설립했으며, 1977년 배화여자실업전문학교로 설립인가를 받은 뒤 1978년 개교했다.

배화여대 학내 갈등이 외부에 알려진 계기는 지난 달 27일 김숙자 전 총장의 퇴임식 때였다. 지난 2011년부터 8년 동안 총장직을 수행한 김숙자 전 총장의 퇴임식을 일부 교수와 학생, 노조원들이 막아 선 것.

20여 명의 학교 구성원들은 상복 차림으로 각종 배임 의혹으로 교육부의 중징계 처분을 받은 김 전 총장의 징계를 요구하며 퇴임식을 저지했다. 김숙자 전 총장은 학내 구성원들이 퇴임식을 막아서자 퇴임식 장소를 급히 옮겨 불명예 퇴임했다.

정하봉 전 이사장과 현 배화학원 이사진 관계도. (출처 = 전국대학노조 배화여대지부)

 


배화여대 교수협의회(회장 윤관호 교수)와 민주노총 전국대학노동조합 배화여대지부(지부장 이충우)는 학내 사태의 원인이 정하봉 전 이사장의 학교 사유화 시도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 전 이사장이 이사회를 친분관계가 있는 인물들로 채웠고, 김 전 총장도 정 전 이사장과 협력관계에 있었다는 주장이다.

익명을 요구한 배화여대 관계자는 “정하봉 이사장이 지난 2010년 취임할 당시 13명의 이사를 9명으로 줄였다”며, “이 때 미국인 선교사와 배화학당에서 파생된 교회 2곳에서 파송되던 이사들이 더 이상 배화여대 이사로 참여할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하봉 이사장이 취임한 이듬해 김숙자 총장을 영입했다”며, “그 때부터 사유화를 시도한 것 같다”고 전했다.

이충우 전국대학노조 배화여대지부장은 “감사 2명을 제외한 7명의 이사들이 같은 교회와 친,인척 등 친분 관계로 얽혀 있다”고 말했다.

사실 학교 구성원들은 수 년 전부터 정 전 이사장의 학교 사유화 시도에 제동을 걸어왔다.

학교 구성원들은 지난 2012년에 진행한 120억 원 대 학교 리모델링 공사비와 각종 명목의 교비 집행, 총장 급여 지출에 대한 불투명성을 지적했고, 학교 당국과 마찰을 빚어왔다. 이러한 학내 갈등은 2016년 말 배화여대 노동조합 결성의 직, 간접적인 계기가 되기도 했다.

배화여대 노조가 2017년 3월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정치권에서도 배화학원 비리 의혹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그 해 10월 31일 국정감사에서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에 배화학원 비리 의혹 조사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지난 해 5월 배화학원 실태조사를 실시했고, ‘배화여대 리모델링 설계 및 공사계약’, ‘교비회계 집행 부적정’ 건 등을 문제 삼아 이사장 임원취임승인 취소 1건, 총장 포함 관계자 중징계 3건, 경고 15건, 통보 8건, 시정 4건을 명령했다.

이로써 학내 사태가 일단락되는 듯 했지만, 학교 당국이 교육부 처분 내용을 이행하지 않으면서 갈등이 심화됐다. 갈등은 김숙자 전 총장의 퇴임식을 막아선 집단행동으로 표출됐다.

김숙자 전 총장이 지난 달 28일 임기 만료로 퇴임식을 가졌지만, 학교 구성원들은 학내 사태 책임자들에 대한 징계위원회 조차 열리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국대학노조 배화여대지부와 배화여대 교수협의회는 정하봉 전 이사장과 김숙자 전 총장을 징계하고, 대학에 입힌 손해만큼 환수 조치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김숙자 전 총장의 후임 총장으로 선출된 박성철 총장 역시 인정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충우 전국대학노조 배화여대지부장은 “김숙자 총장의 후임으로 선출된 박성철 총장은 기획실장으로서 김숙자 총장의 부역자였다”며, “학교를 이 지경으로 몰아간 총장과 밀실행정을 실시한 이사회는 퇴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배화여대 교수협의회는 지난 달 26일 배화학원 이사회에 보낸 서한에서 “이사장에 대한 임원승인 취소와 총장에 대한 중징계 처분이 내려진 사안들은 박성철 교수가 깊숙이 개입해 발생한 불법행위들로서 책임을 회피할 수 없다”며, “총장 선임을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박성철 신임 총장은 “이사회에 의한 학교 사유화는 불가능하다”며, “단지 임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그 분의 리더십 스타일이 조금 독특하다보니 약간의 갈등이 발생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학내 갈등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며, “대화도 하고 의견수렴도 해서 좋은 방향으로 가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논란의 중심에 서있던 정하봉 전 이사장과 김숙자 전 총장이 퇴임했지만, 교육부 실태 조사 결과 이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학교 사유화 논란은 쉽사리 사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 전 이사장과 김 전 총장 측은 교육부 실태조사결과 인정할수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김 전 총장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다"며, 혐의를 완강하게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는 최근 학교 당국이 실태 조사 처분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며 재 이행 할 것을 요구했다. 교수협의회와 노조 측은 정하봉 전 이사장과 김숙자 전 총장을 상대로 검찰 고발을 준비하고 있다.

※ 바로잡습니다
전국대학노조 배화여대지부는 배화학원 고OO이사는 정하봉 전 이사장의 '사위 지인'이며, 박성철 총장은 정하봉 전 이사장이 원로목사로 있는 진O교회 집사라고 알려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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