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길 속 요양원 환자 8명 구한 목사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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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길 속 요양원 환자 8명 구한 목사 부부

  • 2019-04-10 12:17


[앵커]
강원도 산불로 고성의 한 교회 요양원이 모두 불에 탔습니다.

당시 요양원에는 어르신 8명이 요양 중이어서 대형 피해가 우려됐으나 교회 목사 부부와 집사가 이들을 업고 대피시켜 모두 무사 할 수 있었습니다.

오요셉 기자입니다.

[기자]
강원도 고성의 밀알교회와 달리다굼홈케어 요양원.

이번 산불로 교회와 요양원이 모두 불에 탔습니다.

산불 당시 이곳에는 스스로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어르신 8명이 요양 중이었기 때문에 자칫 대형 피해를 당할 수 있었습니다.

이들은 밀알교회 한기흥 목사 부부와 요양보호사 황기자 집사가 재빨리 대피시켜 화를 면할 수 있었습니다.

강원도 지역 산불로 불타버린 고성의 밀알교회와 달리다굼 홈케어 요양원.(사진=오요셉 기자)

 


저녁식사 후 우연히 불길을 발견한 한 목사는 위험을 직감하고 지체 없이 어르신들을 피신시켰습니다.

[인터뷰]
한기흥 목사 / 고성 밀알교회
"바람이 워낙 강했기 때문에 심상치 않다, 잠시 후에는 여기에 금방 도착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누워계신 분들을 대피시키기 위해서 조치를 취했습니다."

바로 코앞에까지 불이 들이닥친 위급한 상황에서 신발을 신을 겨를도 없이 휠체어를 끌고 가파른 언덕을 오르내리며 어르신들을 업어 자동차에 태웠습니다.

자동차 두 대에, 화물칸에까지 어르신들을 태우고 겨우 빠져나올 수 있었습니다.

[인터뷰]
최동헌 65세 / 달리다굼 홈케어 요양환자
"목사님하고 원장님(사모님)하고 들고 업고 뛰어올라간 거예요. 꼭대기로, 운동장으로. 그래서 겨우 살았죠. 안 그랬으면 사망했을 거예요. 한 3,4분 사이에 불이 들이닥쳤으니까..."

요양원 어르신들은 촌각을 다투는 긴박한 재난상황 속에서도 몸을 던져 이들을 구해준 한 목사 부부에게 고마움을 전했습니다.

[인터뷰]
장문용 52세 / 달리다굼 홈케어 요양환자
"걸을 수만 있었으면 힘을 내서 올라갔을 텐데. 보기만 할 수가 없어가지고 하나님한테 빌었어요. 살려달라고 소리까지 질렀어요.
원장님하고 우리 목사님하고 두 분이서 어르신들 전부다 등에 업어가지고 올라가셔서 거기 앉혀놓고 그러셨거든요. 이렇게 고맙게 살려주시고 너무나 아껴주시고 (감사해요.)"

한 목사 부부는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며, 모든 과정이 하나님의 은혜로 가능했다고 말했습니다.

[인터뷰]
한기흥 목사 / 고성 밀알교회
"(인명피해가 없는 것에) 너무 감사하죠. 지나고 보면 하나님의 은혜가 아닌 게 없다 이런 생각과 확신을 갖죠."

CBS뉴스 오요셉입니다.

[영상취재 최내호 영상편집 전호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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