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일꾼 자처하는 배용하 목사

  • 2019-04-10 17:40

배용하 목사가 트랙터로 밭을 갈고 있다. 배 목사는 이 마을에서 목사보다는 총무로 불리길 원한다.

 

[앵커]

우리 주변에 선한 이웃을 만나보는 시간. 오늘은 마을에서 주민들과 함께 호흡하며 하나님나라를 만들어 가고 있는 배용하 목사를 소개합니다.

이승규 기자의 보돕니다.

[기자]

완연한 봄기운이 충남 논산시 양촌리 마을을 감쌌습니다.

트랙터로 열심히 밭을 갈고 있는 배용하 목사는 마을에서 이장을 도와 온갖 궂은일을 도맡아 하는 총무로 불립니다. 차가 없는 어르신이 많아 병원을 오고 가거나 마을에 비료를 나눠주는 일 등의 크고 작은 일들이 모두 배 총무가 해야 할 일입니다.

주일마다 예배를 드리는 메노나이트 소속 목사이기도 한 배 목사는 적어도 이 마을에서는 젊은 청년, 총무라는 직함으로 불리길 원합니다.

[인터뷰] 배용하 목사 / 도서출판 대장간 대표
"(마을주민들이) 저한테 부탁할 때도 목사님이라고 하는 분도 있지만 '총무님 이것 어떻게 해요', '이것 필요한데 이것 떨어졌어요'. 이런 이야기를 많이 듣죠. 저는 오히려 그게 더 친근한 것 같아요."

배 목사가 아내와 이 마을에 정착한 지 9년째. 마을을 위해 특별하게 하는 일은 없지만, 항상 주민들과 호흡하며 그들의 필요를 살피는 일에 마음을 모으고 있습니다.

마을에 있는 학생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작은 도서관을 만든 것도 그 이유입니다. 상대적으로 문화시설이 빈약한 지역에서 아이들이 책이라도 마음껏 보면서 뛰어 놀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학생들은 학교가 끝난 뒤 도서관에 들러 책을 보기도 하고, 주말에는 부모님과 하룻밤을 지내면서 북스테이를 하기도 합니다.

마을을 넘어 한국교회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싶어 지난 2000년 인수한 도서출판 대장간도 그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역 중 하납니다.

배 목사의 요즘 관심은 자립입니다. 연령대가 높아진 시골에서 마을 기업 등을 만들어 어르신들이 자립해 먹고 살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보는 겁니다.

[인터뷰] 배용하 목사 / 도서출판 대장간 대표
"우리 마을이 작긴 하지만 그런 분들과 함께 하나씩 하나씩 마음을 열고 친해지면 서로 믿고 그런 역할도 좀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배용하 목사는 한국교회와 마을의 선한 이웃으로 오래도록 남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습니다.

CBS 뉴스 이승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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