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 정죄하기 전에 그들의 내적 상처에 귀 기울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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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 정죄하기 전에 그들의 내적 상처에 귀 기울여야"

  • 2019-05-08 09:44

[앵커]

선한이웃 오늘은 각종 중독의 문제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중독자의 치유와 중독자 가족들의 회복을 돕는 기독교중독연구소를 소개합니다. 천수연 기잡니다.

 


[기자]

남산에서 만난 기독교중독연구소 유성필 소장과 아내 나카가와 애리 전도사.

이들은 지난 2013년부터 매주 남산을 걸었습니다.

한 때 도박에 빠졌다가 벗어난 유 소장은 술과 마약, 도박, 성 등 각종 중독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 이들과 함께 남산 길을 걸었습니다.

유 소장은 이 길을 ‘회복으로 가는 길’이라고 이름 지었습니다.

중독의 문제가 나 혼자만의 어려움이 아니라는 사실에 용기와 희망을 갖는 시간이자, 회복으로 가는 의지의 첫걸음이었습니다.

[유성필 소장 / 기독교중독연구소]
"이곳에 와서 중독의 일상들을 내려놓고 하나님 지으신 자연을 보는 것만으로도 내면의 아름다움들이 새록새록 올라오는 시간들이었죠. "

 


회복으로 가는 길과 함께 시작한 기독교중독연구소는 더 많은 이들이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2015년부터 상담학교를 시작했습니다.

현재 9기를 맞은 상담학교에는 상담 전문가와 중독 치료 전문가, 중독에서 벗어난 사례자들이 강사로 참여해 다양한 이론과 경험을 쏟아내며 중독 당사자와 그들의 가족들을 돕고 있습니다.

상담학교에는 기독교인들도 적지 않게 찾아왔습니다. 교회가 중독에 대해 더 큰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유성필 소장 / 기독교중독연구소]
"(어떤 성 중독자는) 음란물에 중독돼서 수없이 많은 시간을 기도하고 하루에 10장씩 성경을 읽는대요. 그런데도 본인이 음란물에 대한 성적 유혹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면서 본인의 안타까움을 눈물로 하소연 하기도 했습니다."

중독자를 중독 상태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만큼 중요한 게 가족들의 회복입니다. 가족들이 중독자에 얽매여 사는 것보다 그들 자신의 삶을 찾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나카가와 애리 전도사 / 기독교중독연구소]
"그 사람(중독자)에게만 집중되어 있는 거예요. 온 가족이 온 친척이. 거기서 시선을 나한테 가져오기. 내가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지 그것을 찾아가면 많이들 회복되어 가는 것 같아요."

기독교중독연구소는 중독의 대상이 경제, 산업과 함께 발전하면서, 중독의 문제는 사회적으로 더 심해질 거라고 내다봤습니다.

교회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겁니다.

유성필 소장은 중독자들이 나쁜 사람이기 보다는 '아픈 사람들'이라면서, 교회가 중독자들을 돕기 위해선 죄의 문제로만 치부하는 태도 대신 그들의 내면의 상처에 주목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유성필 소장 / 기독교중독연구소]
"중독의 문제를 겪고 있는 사람들은 나름대로 마음에 상처들이 있더라고요. 교회는 그런 중독자들의 아픔을 같이 품을 수 있는 장소를 만들어주고 가족들의 아픔을 같이 품어줄 수 있는 그런 모임을 자꾸 만들어주는 게 필요합니다."

기독교중독연구소는 현재 중독회복상담학교와 함께 개인상담, 회복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며, 중독자와 함께 걷는 남산 회복으로가는 길도 더욱 활성화할 계획입니다.

특히 술이나 담배, 약물 중독과 달리 성이나 도박과 같은 행위중독자들의 치유를 위한 공동체는 없다며 이들을 위한 공동체 설립도 기도하며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CBS뉴스 천수연입니다.

[영상 최내호 편집 서원익]

※ 문의 및 상담 > 기독교중독연구소 (02) 777-08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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