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았던 도움 배로 갚으며 더 큰 행복 누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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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았던 도움 배로 갚으며 더 큰 행복 누려요"

  • 2019-05-28 22:04

후원 아동 최초로 고액 후원자 클럽 가입한 오성삼 교수
유학시절 받은 도움.. 24년간 86명 아동 후원으로 이어져

[앵커]
사랑을 받는 일은 쉽지만 그 사랑을 잊지 않고 다시 베푼다는 건 쉽지 않은 일입니다.

하지만 받은 사랑을 배로 갚으며 평생 나눔의 삶을 살아온 인물이 있는데요.

최근 기독NGO 월드비전의 후원 아동 중 최초로 고액후원자모임에 가입하게 된 오성삼 교수를 오요셉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평생을 교육자로 헌신해온 오성삼 교수에겐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보물이 있습니다.

월드비전을 통해 주고받은 사랑의 편지들입니다.

어린 시절 자신을 도와준 후원자 가정과 나눈 편지와, 자신이 후원하는 아이들과 주고받은 편지들을 단 하나도 버리지 않고 간직하고 있습니다.

한 박스가 훌쩍 넘는 이 편지들엔 받은 사랑에 감사하며 그 사랑을 배로 나눠온 오 교수의 지난 삶이 고스란히 담겨있습니다.

오성삼 교수가 어린 시절 자신을 후원해준 가정의사진을 보며 미소 짓고 있다.(사진=오요셉 기자)

 


오성삼 교수는 한국전쟁 이후 어려웠던 시대 상황 속에서 초등학교 3학년 시절부터 월드비전의 후원을 받으며 성장했습니다.

대학생 땐, 보육원 출신 학생들에게 주는 월드비전 장학금을 통해 공부를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그의 삶에 나눔의 가치를 일깨워준 결정적인 사건은 미국 유학시절에 있었습니다.

당시 조교로 일하면서 등록금을 면제받던 오 교수는 박사과정 마지막 학기에 갑작스럽게 천 달러의 등록금을 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습니다.

당시 주 의회에서 외국인 학생들도 최소 등록금의 3분의 1 정도를 부담하도록 제도를 바꿨기 때문입니다.

가난한 유학생이었던 오 교수는 월드비전에 도움을 요청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인터뷰]
오성삼 교수 / 건국대 명예교수, 송도고 부이사장
"(월드비전에) '내 인생의 징검다리를 한 번 놔주시면, 내가 한국에 돌아가서 훗날 교수가 되면 이 돈을 누군가에게 환원하겠습니다' 하고 편지를 보냈어요."

얼마 후 답장과 함께 천 달러 수표가 도착했고, 이때의 경험은 오 교수가 평생을 나눔의 삶을 살겠다고 결심한 계기가 됐습니다.

[인터뷰]
오성삼 교수 / 건국대 명예교수, 송도고 부이사장
"모든 것이 잘 풀리고 교수 생활 하면서 그 기억이 점점 희미해질 것 같아서 등록을 하려고 생각하다가 학생회관에 가서 복사기로 수표를 복사를 한 거예요. '이걸 내가 간직하고 있어야 잊어버리지 않겠다'"

이후 한국에 돌아와 교수가 된 오 교수는 받았던 천 달러를 7천 달러로 대갚음했고, 1999년 아동 3명을 후원한 것을 시작으로, 24년간 총 86명의 아동들을 후원하며 마음의 빚을 갚아오고 있습니다.

오 교수는 결코 넉넉지 않은 형편이었지만 자신이 받은 사랑을 다른 이들에게 전하기 위해 후원을 포기하지 않았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오성삼 교수 / 건국대 명예교수, 송도고 부이사장
"다달이 하는 게 너무 어려워서 여러 번 고비가 있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때마다 워낙 강하게 하나님께서 길을 열어주신 사건들이 있기 때문에, '다른 건 못해도 이건 최우선으로 해야겠다'라는 생각으로 계속 이어온 거죠. 사실 쉽진 않았습니다."

오 교수는 또, 기부도 습관이 돼야 한다며 나눔의 가치를 일깨우는 일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고등학교 교장으로 재직했던 시절 학생들과 다양한 나눔 활동을 벌였고, 학급별로 후원활동을 함께 할 수 있는 토양을 마련했습니다.

오 교수는 "누구나 삶의 과정을 돌이켜보면 크고 작은 도움을 받아왔다는 걸 알 수 있다"며 "그 도움의 손길을 되돌려주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인터뷰]
오성삼 교수 / 건국대 명예교수, 송도고 부이사장
"어느 일을 하든지 그걸 통해서 선한 영향력을 이웃과 주변에게 끼칠 수 있는, 자기가 맺은 열매를 크든 작든 화려하든 초라하든 관계없이 나눔을 할 수 있는 그런 심성을 가진 학생들이 자라나서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행사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죠."

자신이 받은 사랑을 잊지 않고 오히려 배로 나눠온 오성삼 교수.

나누면 나눌수록 더욱 커지는 사랑의 가치를 우리에게 몸소 보여주고 있습니다.

CBS 뉴스 오요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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