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CK "기본소득이 신앙이다"

  • 2019-06-21 17:46

 

[앵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신학위원회가 20일 ‘기본소득이 신앙이다’란 주제로 기획토론회를 열었습니다.

경제 양극화를 해소하고 인간의 존엄성을 회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기본소득’을 주목한 겁니다. 최경배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가 ‘기본소득’을 주목한 건 4차 산업혁명으로 많은 일자리가 사라지고 경제 양극화가 더욱 심해질 경우 인간의 존엄성마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섭니다.

경제적 불평등이 인간의 존엄을 해치는 것을 막기 위해 아동수당과 청년수당, 노인수당 등의 형태로 이미 부분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기본소득제도를 본격적으로 논의하고 확대하자는 겁니다.

기독교대한복음교회 총회장 이양호 목사는 2300년대가 되면 인구 감소로 대한민국이 사라질 것이란 영국 옥스퍼드대 데이비드 콜먼 교수의 연구와, 2025년이 되면 인공지능이 서울 사람 일자리의 43%를 대체할 위험이 있다는 서울연구원의 연구 자료를 소개하면서 기본소득제도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모든 국민에게 40% 정도의 국민 기본세를 걷어 재원을 마련해, 모든 국민에게 매달 1백만 원씩 기본수당을 지급하자는 겁니다.

[녹취]
(이양호 목사 / 기독교대한복음교회 총회장)
“이렇게 되면 4인 가족 기준으로 월 소득 4백만원인 분은 국민 기본세로 160만원을 납부하고 국민 기본 수당으로 4백만원을 받게 되며, 월 소득 8백만원인 분은 국민 기본세로 320만원을 납부하고 국민 기본 수당으로 4백만원을 받게 될 것입니다.”

기본소득한국네트워크 금민 이사는 발제에서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등 새로운 기술로 등장한 거대 기업들은 이전과 달리 인간의 노동에 기초해 이윤을 창출하지 않는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른바 플랫폼 기업들의 수익창출에 반드시 필요한 데이터는 기업이 자본을 투입했거나 노동력을 투입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의 참여로 형성된 됐다는 점에서, 창출된 이윤이 누구에게 돌아가야할지 고민해봐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녹취]
(금민 / 기본소득한국네트워크 이사)
“자본 투입으로부터 생긴 것도 아니고 일하는 노동자 때문에 생긴 것도 아닙니다. 그게 경제학적으로 네트워크 효과라고 말합니다. 밖에서 부터 오는 수익이니까, 이것은 모두의 것입니다. 모두의 것을 모두의 몫으로 돌릴 때에만 비로소 ‘각자에게 각자의 몫을 주라’는 말도 성립한다(고 생각합니다)”

한신대 강원돈 교수는 불과 10년 전만 해도 ‘기본소득’을 공산주의와 동일시하는 정서가 있었지만 지금은 기본소득에 대한 이해가 높아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강 교수는 기본소득제도를 생각할 때 하나님이 지으신 인간은 누구나 존엄성을 보장받아야 한다는 점과 그러기 위해선 반드시 필요한 사회적 재원이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강원돈 교수 / 한신대학교)
“누구나 하나님에게 기쁜 존재로서 존엄성을 유지하며 살아갈 권리가 있다. 그렇다면 존엄성을 유지하면서 살아가는 데 필요한 기본소득을 누구에게나 무조건 보장해주는 게 맞다는 게 제 생각이고 제가 기본소득을 공부하는 이유도 그겁니다.”

교회협의회는 기본소득제도는 성서에 근거한 것으로 교회가 마땅히 품어야 할 신앙의 내용이며 신학으로 뒷받침돼야 할 중요한 쟁점이라면서, 향후 기본소득제도와 관련한 사업을 지속적으로 펼쳐나갈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CBS뉴스 최경배입니다.

(장소) NCCK 신학위원회 기획토론회 ‘기본소득이 신앙이다’/ 20일, 서울 종로5가 한국기독교회관
(영상취재 / 최현)

많이 본 뉴스

      1 2 3 4

      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