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 칼럼] 시간을 구속(救贖)하라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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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 칼럼] 시간을 구속(救贖)하라 (1)

  • 2019-07-15 10:20

김현일 목사(사랑진교회)

김현일 목사(사랑진교회 담임)

 

아프리카 남단에 가면 ‘스프링복(springbok)'이라는 영양이 있다. 이 양떼들은 무리가 커지면 이상한 집단행동을 한다. 조금이라도 앞서서 풀을 뜯으려고 서로 달리기 시작한다. 한번 뛰기 시작하면 수천마리 양떼들이 풀 뜯을 시간도 없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계속 뛰기만 한다. 그러다 해안가에 도달하면 갑자기 설 수가 없어 모두 바다로 뛰어든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 같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2013년에 ‘더 나은 삶(OECD Better Life)'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34개국 OECD 회원국을 포함한 36개국 국민들이 살아가는 상태를 분야별로 평가한 것이다. 한국은 종합 27위에 머물렀다. 지금도 더 나아진 것 같지는 않다. 그 중에서도 근로시간과 여가 활동을 토대로 집계한 ‘일과 삶의 균형’ 분야에서는 최하위권인 33위였다. 무슨 말인가? 그만큼 쉬지 않고 달린다는 것이다. 왜 이럴까? 비교의식 때문이다. 인생도, 사업도, 가정도, 자녀도 비교의식이 문제다. 가인이 아벨을 죽인 것도 비교의식 때문이다. 우리는 어떤가?

2019년 올해도 벌써 하프타임으로 가고 있다. 목회도 사업도 학업도 중반전으로 접어들고 있다. 벌써 마음들이 바쁘다. 굳이 ‘느림의 미학(aesthetics of slowness)’을 말하지 않더라도 호흡을 가다듬을 때이다. 지나치게 분주하지 말자. 분주함의 끝은 허탈감이요 외로움이다. 그렇지 않아도 인생길은 외로운데...... 「팡세(Pensēes)」를 남긴 얀센파의 블레이즈 파스칼은 하나님의 사람이었다. 그는 일찍이 간파했다. “인간의 마음속에는 그 무엇으로도 채울 수 없는 거대한 빈 공간이 있다. 그 외로움은 하나님만이 채울 수 있다.”

이맘때쯤이면 “시간을 구속하라.”는 성경말씀에 눈을 돌려 볼 때가 되었다. 개역개정 성경에는 “세월을 아끼라.(엡5:16)”고 되어있지만, 영어성경에는 “Redeeming the time,"이라고 되어있다. “시간을 구속하라.”는 것이다. 구속(redemption)이란 ‘깨끗하게 씻는다.’는 뜻이다. 시간을 깨끗하게 씻는다는 게 무슨 말일까? 시간을 되찾으라는 것이다. 후회와 나태함과 분주함에 주어버린 시간들을 되찾아오라는 것이다. 시간에 쫓기지 말라는 것이다.

스티브 맥퀸과 더스틴 호프만이 주연한 ‘빠삐용(Papilon)'이라는 영화가 있다. 주인공 앙리 빠삐용 샤리에르(Henri Papilon Charriere)는 아내를 죽였다는 누명을 뒤집어쓰고 무기수로 한평생 감옥에서 살아간다. 주인공 빠삐용은 자유를 찾아 끝없이 탈출을 시도한다. 그러던 어느 날 감방에서 꿈을 꾼다. 판사와 배심원들이 빠삐용에게 판결을 한다. “너는 유죄야!” 빠삐용은 반박한다. “아니야. 나는 죄가 없어!” 다시 판사가 말한다. “넌 유죄야. 너는 인생을 낭비했어.” 주인공이 소리친다. “맞아. 난 유죄야. 난 인생을 낭비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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