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초기 기독교 미술 작품들은 어땠을까

페이스북공유하기 트위터공유하기

국내 초기 기독교 미술 작품들은 어땠을까

  • 2019-08-23 21:07

아트미션, '2019 크리스천 아트포럼' 열고 국내 기독교 미술 발아와 성장 돌아봐

[앵커]
국내 기독교 미술의 초창기 작품들은 대부분 외국 선교사들이 전파한 신앙과 한국의 전통적인 미술 기법과 만나 토착화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오늘 문화현장에서는 '2019 크리스천 아트포럼'의 발제를 토대로, 국내 근현대 기독교 미술의 주요 작품들을 만나봅니다. 이빛나 리포터입니다.

[리포트]
기독교 미술가들의 모임인 아트미션이 '2019 크리스천 아트포럼'을 열고, 한국 기독교 미술의 태동과 성장을 짚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번 포럼에서 발제를 맡은 홍익대학교 김이순 교수는 초기 선교사들이 국내에 발아시킨 기독교 미술이 국내 작가들에 의해 어떻게 토착화 되며 발전했는지 돌아봤습니다.

지난 23일 아트미션이 서울 금천구 이랜드사옥에서 '2019 크리스천 아트포럼'을 개최했다.

 


김 교수는 이를 위해 근대기에 제작된 대표적인 기독교 미술 작품들부터 살폈습니다.

먼저, 국내 근대기 기독교 미술 토착화의 대표적 사례로 1895년에 출간된 한글판 천로역정의 삽화가 꼽혔습니다.

제임스게일 선교사가 존 번연의 천로역정 1부를 최초로 한글로 번역해서 출판한 천로역정에는 내용의 이해를 돕는 삽화 42점이 실렸습니다.

이 삽화에는 등장인물이 한복을 입고 있을 뿐 아니라 이야기의 배경이 모두 전통 산수화로 표현돼 있습니다.

김이순 교수는 이 삽화를 그린 기산 김준근 화가는 기독교 신자로, 기독교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가지고 공들여 그린 작품이라 더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현장음] 김이순 교수 / 홍익대학교
"이분이 기독교를 믿었다는 거예요. 그런데 이제 천로역정 삽화를 게일과 만나서 하면서 기독교를 믿게 되었는지 믿기 때문에 이 삽화에 참여했는지는 알 수가 없어요. 그렇지만 이제 후대의 증언에 의하면 기독교인이었다는 거죠. 그래서 단순히 어느 하나의 기술, 자기가 무엇을 할 수 있는 기술자로서 삽화를 그린 것이 아니라 신앙적인 그런 측면이 이 안에 크게 작용했다는 것을 우리가 생각해 볼 수가 있고요."

대한성공회 강화성당 안에 설치된 제대와 세례대도 대표적인 국내 근대 기독교 미술의 토착화 사례로 주목받았습니다.

강화에서 활동하던 석공이 모두 강화에서 생산된 화강암으로 제작했다는 이 세례대에는 '거듭나는 샘물'을 뜻하는 '중생지천' 등의 글자가 새겨져 있고, 한옥 성당에 걸 맞는 소박함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또 순천기독교선교역사박물관에 소장돼 있는 한국의 풍속과 성탄절 새벽송 모습이 그려진 1931년도 달력 등도 소개됐습니다.

김이순 교수는 이러한 토착화를 선보였던 국내 기독교 미술 작품들이 현대로 넘어오면서는 작가 개인의 신앙고백 형태로 드러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그 예로 김기창 작가의 '예수의 생애' 연작과 장우성 작가의 '청년도', 이석우 작가의 회화 작품들을 제시했습니다.

김교수는 앞으로의 기독교 미술은 작품에 꼭 기독교적 도상이 포함돼 있지 않더라도 깃들어 있는 정신이 복음적이고 진실하면 된다고 제안했습니다.

[인터뷰] 김이순 교수 / 홍익대학교
"기독교 미술은 어떤 도상을 떠나서 진정성이 있어야 되고, 실질적으로 주님을 좀 찬양할 수 있는 작품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요. 기독교인이 아닌 사람들도 그 작업을 보고 하나님의 뜻을 이해한다든지 어떠한 진정성, 창조의 힘 이런 것들을 조금 깨닫게 하는 그런 미술이 되었으면 하는 그런 바람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번 포럼에는 김이순 교수 외에도 총신대 신국원 명예교수와 라영환 교수, 안동대 서성록 교수 등이 발제자로 나서 기독교 미술이 지닌 '아름다움과 영원성'의 의미를 분석하고, 이를 회복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했습니다.

CBS 뉴스, 이빛나입니다.

[영상취재] 정선택 [영상편집] 전호명

많이 본 뉴스

      1 2 3 4

      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