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5년, 안전사회를 어떻게 만들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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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5년, 안전사회를 어떻게 만들것인가?

  • 2019-12-01 00:21

- 한국기독교사회윤리학회, '세월호 참사 5주기, 위험사회에서 안전사회로' 학술대회
- 유가족 향한 반인륜적 모욕행위 여전
- 교회가 정의와 평화 수립 위해 힘써야
- 삶 성찰 없는 근본주의적 개신교인 경고
- 타자와의 공감 통한 안전사회 모색

한국기독교사회윤리학회가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세월호 참사 5주기를 맞아 참사를 기억하고 진상규명을 위한 연대를 위해 '세월호참사 5주기, 위험사회에서 안전사회로'를 주제로 학술대회를 열었다.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김광배 사무처장이 지난 5년여 동안 유가족으로서 겪은 일들을 증언하고 있다.

 



“자식 팔아서 팔자를 고치려고 한다.”, “그렇게 처먹었으면 됐지 뭔 세월호는 또 세월호야.”

최근 극우 성향의 단체 소속 시위 참가자들이 세월호 참사의 전면 재수사를 요구하는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던진 말들이다.

2014년 4월 16일 발생한 세월호 참사는 벌써 5년하고도 7개월 이란 시간이 훌쩍 흘렀다. 그러나 유가족들이 절규하듯 외친 진상규명은 여전히 제 자리 걸음이다. 오히려 세월호 유가족들에 대한 비상식적 혐오와 가는 세월의 야속함은 유가족들의 가슴을 더 아프게 하고 있다.

한국기독교사회윤리학회(회장 오지석 숭실대 교수)가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세월호 참사 5주기, 위험사회에서 안전사회로’를 주제로 학술대회를 가졌다.

한국기독교사회윤리학회 회장 오지석 교수는 “잊어야 할 일과 기억해야 할 것이 교차하는 대림절 기간에 오늘 학술대회가 우리를 아프게 한 것을 잊지 말고 제자리로 가야 할 것들이 제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하는 자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학술대회는 지난 5년여의 세월동안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이 느낀 분노와 호소로 시작됐다.

4.16 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김광배 사무처장(단원고 2학년 5반 김건우 아빠)은 “참사로 304명이 희생됐는데 언론은 애도나 추모보다 먼저 희생자에게 지급될 배보상금을 언급했다”며, “그 때부터 우리 유가족에게는 피해자로서의 인권은 무시된 채 피해자다움만이 강요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광배 사무처장은 “지난 5년의 시간으로 알게 된 사실은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이 바로 진상규명과 안전사회 건설을 위한 싸움의 주체 세력이란 것”이었다며, “국가 범죄로 인해 가족을 잃은 우리 피해자 유가족들을 진상규명 과정에서 배제하는 것은 피해자의 인권을 짓밟는 범죄 행위”라고 주장했다.

세월호 유가족을 향한 반인륜적 모욕 행위에 대해서도 한탄했다.

김광배 사무처장은 “자식 잃은 부모들을 세월호 쓰레기라고 욕하고, 언제까지 시체 팔이 노릇하며 살거냐는 등 심장을 갈기갈기 찢어놓는 고함을 서슴없이 질러대는 사람들이 있다.”며, “참사 피해자와 희생자들을 모욕하는 이런 거짓뉴스와 반인륜적 행위들은 처벌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학술대회에 참여한 한국기독교사회윤리학회 회원들 모습.

 


교회가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의 아픔을 좀 더 공감하고, 안전 사회를 만들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조용훈 한남대 교수(기독교윤리)는 “교회는 위험사회를 극복하기 위해 시민들로 하여금 공적 가치인 안전의 중요성과 책임 의식을 불어넣어야 한다.”며 교회의 적극적 역할을 주문했다.

조용훈 교수는 “기독교인들은 ‘기독 신자’이면서 동시에 ‘기독 시민’으로 정체성을 확장해야 한다”며, “교회는 목회적 관점에서 재난으로 고통당하는 사람들의 트라우마를 치유하는 데 필요한 사회적 지지와 재난 현장에서 디아코니아를 실천하는 데 필요한 자원과 매뉴얼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회가 신학적 관점에서 우리 사회의 정의와 평화를 수립하는 데 힘써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최경석 남서울대 교수는 “국가의 최소한의 안전망 설치는 ‘정의와 평화의 수립’에 기초를 하고 있다.”며, “정의와 평화의 수립은 종교개혁의 전통에 뿌리를 내리고 있으며, 근대 계몽주의와 시민 혁명들을 통해서 근대 국가의 헌정 질서에 통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정의와 평화의 수립은 (독일) 바르멘 신학선언 제5조가 국가의 임무로 재천명했고 에큐메니칼 운동에서도 교회가 사회에 책임을 지는 공의회 과정에서 중요한 신학적 과제로 간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근본주의적인 한국교회와 그리스도인들에 대한 경고도 이어졌다.

박종균 부산장신대 교수는 “한국개신교는 우리의 삶을 지배하는 세상의 구조가 어떻게 구성되고 어떻게 변화해야하는 지에 무관심했기에 교회의 존재 이유를 오직 교회 성장에 두고 이를 위해 모든 것을 불사를 수 있었다”고 꼬집었다.

덧붙여서 박 교수는 “근본주의적인 한국개신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은 여전히 냉전시대의 이데올로기나 교리주의 독선에 사로잡혀 정치적인 것에 대한 관심보다는 반정치적인 것에 집착함으로써 자유의 권리를 포기하고 말았다”며, “오직 교회 성장과 교세 확장, 교리 사수와 우리와 다름을 혐오하고 그들에 대한 전투적 공격에 혈안이 된 교회의 모습은 자유와 삶의 의미에 관심이 없는 노예 상태나 다를 바 없어 보인다.”고 비판했다.

세월호 참사로 인해 우리 사회가 노출한 ‘공감 제로’와 ‘공감 피로’를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지적도 나왔다.

이종원 계명대 교수는 “신자유주의적 사고가 지배하는 재난 자본주의에 잠식된 사회는 사회적 폭력과 고통이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는 고도의 위험사회”라며, “이러한 위험에 맞서 취약성을 극복하려면 ‘타자와의 공감’이 하나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종원 교수는 “인간은 공감 덕분에 타인의 어려움을 보면서도 온정과 친밀함, 사랑 같은 긍정적 감정을 느낄 수 있으며, 공감을 통해 사람 사이를 더 조화롭게 더 화목하게 만들고 관계를 안정시키며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만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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