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주의 예언 인물, 청와대·정부청사 드나들며 종교활동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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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주의 예언 인물, 청와대·정부청사 드나들며 종교활동 논란

  • 2019-12-16 23:30

행안부 사무관이 주도하는 신비주의적 종교모임으로부터 피해 주장
"A씨, '하늘의 뜻 다운로드 받는다'며 직통계시 주장"
'청와대 신우회' 명칭 사용하며 청와대 내부서 모임 가져와

[앵커]

직통계시를 주장하며 신비주의 예언활동을 하는 인물이 청와대와 정부청사를 넘나들며 공직자들을 대상으로 종교활동을 해온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피해 가족들은 금전적 손해 뿐만 아니라 가정이 해체될 위기라며 피해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오요셉 기자입니다.

[기자]

경찰공무원을 남편으로 둔 김 모씨의 가족들은 몇 달 전부터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불건전한 종교활동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행정안전부의 J사무관이 신비주의 예언활동을 하는 A씨와 함께 이단적인 종교모임을 진행하는데, 여기에 남편이 빠져들었다는 겁니다.

이들은 "남편이 A씨의 모임에 빠진 뒤부터 비상식적인 행동을 하기 시작했고, 최근엔 이혼을 요구하는 등 가정이 해체될 위기"라며 피해를 호소했습니다.

[피해 가족]
"자신의 신비주의 예언으로 공직자들을 끌어들이고, 피해자 가족들에게 이혼을 종용하고 있습니다. 신비주의 예언자 000과 000은 자신들이 당당하면 당장 나와서 자신의 무죄를 밝혀라."

이 종교모임은 J사무관이 지난 2014년 경 청와대 파견근무 당시 조직한 사설 신우회로부터 비롯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씨의 남편 외에도 현재 외교부 공직자가 이 모임에 참석 중입니다.

피해 가족들은 "이들이 청와대 근무 당시 신우회 모임에 참석했다가 A씨와 만나게 됐다"며 "J사무관이 검증되지 않은 A씨의 청와대 출입을 도왔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해당 모임에 참석해 본 경험이 있다는 이들은 J사무관과 A씨가 '청와대 신우회'란 이름을 사용하고, 청와대 내부 홍보관 등에서 모임을 진행했다고 말했습니다.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1인 시위 중인 피해 가족.

 


스스로를 선교사라고 칭하지만 소속 기관이나 교단이 없는 A씨의 종교모임은 일반적인 신앙공동체와는 확연히 거리가 있어 보입니다.

해당 모임에 참석한 적이 있다는 피해가족 김 씨는 "A씨가 기존의 교회를 떠날 것을 종용했다"며 "스스로 '하늘의 뜻을 다운로드 받는다'고 주장하며 신비주의적 예언을 늘어놓았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A씨가 모임 참가자들과 나눈 SNS 대화방을 살펴보면, A씨는 성경 요한계시록 말씀을 나누며 자신이 '하늘 정부로부터 메시지를 받았다'고 주장합니다.

특정 후보자가 헌법재판관이 되면 한국이 심판을 받는다거나,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가 하나님의 뜻이라는 등의 내용도 들어있습니다.

또, 일본과 인도네시아 등지에 지진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김 씨는 "남편이 이 모임에 빠진 뒤 'A씨가 우리나라에서 천국으로 인도해줄 유일한 사람'이라고 말하는 등 광적인 추종자가 됐다"고 말합니다.

하나님의 음성을 잘 듣기 위해선 특정 주파수가 필요하다며 이상한 음악을 장시간 듣고, 아픈 아이를 병원에 보내지 않는 등 비상식적인 행동을 이어갔다고 주장했습니다.

[피해 가족]
"자신이 직통계시를 하는 것처럼 '하나님이 이렇게 이야기를 했어,오늘은 이런 내용으로 이야기 할게', 하나님의 대언자인 것처럼 자신을 그렇게 포장하면서 피해자들을 지속적으로 끌어들인 것 같습니다."

이단 전문가들은 이러한 A씨의 모임이 이단성이 짙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습니다.

[탁지일 교수 / 부산장신대]
"전체적인 내용 자체가 신앙적이거나 교리적으로도 불완전하고 부적절해 보여요. 비성경적인 예언활동이나 혹은 신앙생활들이 결과지은 것을 보게 되면 과연 이것이 적절한 신앙생활의 한 형태인가 라는 것에는 의문을 제기할 수 밖에 없고요."

금전적인 피해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김 씨는 "남편이 가족 보험을 해지해 헌금하고, 아이들을 위한 적금까지 깨려하는 등 목돈만 생기면 A씨에게 갖다 바친다"며 "피해금액만 2천만 원에 이른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A씨의 입장을 듣기 위해 전화 통화를 시도해봤으나 수신을 막아놓은 상태였습니다.

J사무관에게도 전화와 문자 메시지 등을 통해 입장을 듣고자 했으나 답을 받지 못했습니다.

피해 가족들은 A씨가 청와대와 정부청사에서 성경공부 모임을 해온 만큼 또다른 피해자가 있을 우려가 있다며 대책을 마련할 것을 당국에 촉구했습니다.

CBS 뉴스 오요셉입니다.

[영상취재 최현, 최내호] [영상편집 전호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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