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질 논란 전광훈 목사, 한기총 대표회장 연임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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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질 논란 전광훈 목사, 한기총 대표회장 연임 성공

  • 2020-01-30 15:28

반대나 이의 없이 손쉽게 추대..우려 목소리도 높아져

전광훈 목사가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에 연임했다.

 

전광훈 목사가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에 연임했다. 한기총은 30일 서울 종로에 있는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에서 제 회 정기총회를 열고, 전 목사를 대표회장에 추대했다.

전광훈 목사는 단독후보로 선거에 나섰지만, 선거 직전 한기총 정상화를 위한 비대위 소속 목회자들이 전광훈 목사의 대표회장 자격을 문제 삼으며 총회 개최 금지 가처분을 제기했지만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총회는 예정대로 진행됐다.

선거는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총대들은 만장일치로 기립박수를 치며 전광훈 목사를 대표회장에 추대했다. 단독후보일 경우 박수로 추대한다는 한기총 정관이 있지만, 어떤 반대나 이의도 없었다.

정기총회 선거 현장은 이의를 제기하기 어려운 분위기였다. 한 총대가 전 목사가 발언해 논란이 됐던 '하나님 나한테 까불지마'라는 발언에 대해 해명을 요구하려 했지만, 이내 다른 사람들의 반대에 묻혔다. 전 목사는 "이미 유튜브에 해명을 올렸지만, 정기총회 자리에서 굳이 해명을 요구한 것은 나를 망신주기 위한 것"이라며 다시 한 번 해명을 하기도 했다.

선거관리위원장을 맡은 길자연 목사도 "전 목사의 중심은 의심하지 않는다"는 말로 전 목사를 옹호했다. 길 목사는 "전광훈 목사가 한기총의 위상을 높였다"며 "앞으로도 한국교회와 대한민국의 앞날을 위해 혁혁한 사역이 이루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기총은 총회 장소 곳곳에 검은 선글라스를 쓴 용역들을 세워 출입자들을 철저하게 통제했다. 취재진들은 2층 방청석에서만 취재를 허락했고, 일부 기자들은 출입을 통제 당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취재진과 용역 사이에서 고성이 오가는 등 잠시 소란을 빚었다.

전광훈 목사는 한기총 총회 자리에서도 정치적인 발언을 쏟아냈다. 온 한국 사회를 주사파가 장악했으며, 한국교회가 이를 막아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전 목사는 "반드시 주사파를 척결하겠다"며 "광화문에서 열리는 집회와 관련한 행사와 재정 등을 모두 위임해달라"고 말했다.

한기총 전 대표회장을 지낸 엄기호 목사는 "전광훈 대표회장의 연임으로 한기총의 정치화가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며 "한기총 대표회장은 한국교회를 위해 봉사하는 자리인데, 정치에 나서는 걸 보며 속상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엄기호 목사는 전광훈 목사 바로 직전 한기총 대표회장을 지냈지만, 비대위에 속해 있다는 이유로 제명을 당했다.

비대위에 속한 김정환 목사 역시 "한기총이 한국교회를 위해 봉사해야 하는데, 계속 정치적인 방향으로 움직여서 아쉽다"며 "한기총의 정상화를 위해 계속 싸우겠다"고 말했다.

한기총은 이밖에도 조직을 정비하기로 결정했다. 현재 교단이나 교계 단체에만 회원 가입 자격을 줬지만, 앞으로는 각 지역에 있는 교회 연합회도 회원으로 받기로 했다. 대의원 2명을 한기총에 보내는 대신 가입비 5백만 원을 납부하고 1년에 2백만원씩 내야 한다는 조건이다.

전 목사는 전국을 253개로 쪼개 253개 지역 연합회를 회원으로 받아들이면 한기총의 재정난이 한번에 해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는 한기총 내부에 실사위원회가 있어 가입을 희망하는 교단이나 단체를 실사했지만, 앞으로 들어올 253개 지역 연합회에 대한 검증을 어떻게 할 것인지는 논의하지 않았다. 이단들이 들어온다고 해도 검증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된 셈이다.

전광훈 목사가 한기총 대표회장에 연임되면서 한기총의 정치화도 가속화 될 것으로 보인다. 전 목사는 광화문 집회를 주도하겠다고 선언했고, 기독자유당의 후원회장을 맡고 있으며,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31일 창당하는 자유통일당 후원자로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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