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에 중국인 혐오, 잘못된 심판론까지… "자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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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에 중국인 혐오, 잘못된 심판론까지… "자제해야"

  • 2020-01-30 22:13

"하나님의 뜻 자의적 해석·정죄하는 태도 대신 아픔 나누는 자세 가져야"
"무분별한 혐오정서 지양해야"

[앵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일부 기독교인들 사이에선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하나님의 심판이란 주장이 퍼지고 있습니다.

또, 전염에 대한 불안과 염려가 중국인들에 대한 혐오로 번지고 있는데요.

이런 상황 속에서 정죄와 혐오 대신 한 마음으로 전염 예방에 힘써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오요셉 기자입니다.

[기자]

최근 온라인상에선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중국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이라고 주장하는 게시물들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런 주장을 펼치는 이들은 중국 정부가 기독교를 탄압하고 핍박했기에 하나님께서 재앙을 내린다고 해석하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현 정부에 대한 심판이라며 정치적으로 접근하기도 합니다.

이와 같은 근본주의적 심판론은 자연재해가 발생하거나 전염병이 확산될 때마다 반복돼 왔습니다.

지난 2015년, 네팔에 지진이 발생했을 때는 네팔의 혼합종교에 대한 심판이란 주장이 돌았고, 같은 해 발생한 메르스 사태에 대해선 이슬람 할랄 사업 때문이란 주장이 확산됐습니다.

하지만 SNS를 타고 급속히 확산되는 이같은 주장은 바람직하지 않아 주의가 요구되고 있습니다.

최근 온라인상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 하나님의 심판이라고 주장하는 게시물들이 확산되고 있다.

 


교계 지도자들은 모든 사회 현상을 하나님의 뜻으로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정죄하는 태도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지형은 목사 /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대표회장]
"사회현상적으로 일어나는 어떤 특정한 사건을 하나님의 뜻과 일대일로 매칭 시켜서 이야기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하나님의 뜻이다' 본인이 확증 짓는 거잖아요.
더군다나 남을 심판하고 정죄하고 '그 사람이 벌을 받는 것이다' 이런 것은 그리스도인의 태도가 아니라고 보는 거죠."

고통받는 이들을 위해 기도하고 아픔을 나누는 것이 진정한 신앙의 자세라는 설명입니다.

[지형은 목사 /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대표회장]
"방역당국과 의료진들을 위해서 기도해야 하고, 우한에 계신 분들을 위해서 격려하고 기도하는 게 마땅하고요. 사회가 어지럽고 불안할수록 ‘그리스도인들 보니깐 그래도 안심된다’ 이래야지..."

한편,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에 대한 불안과 염려는 중국인에 대한 혐오로도 번지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서울중국인교회 최황규 목사는 "최근 중국인에 대한 혐오정서가 심해졌다"며 "오랜 기간 한국에 체류한 이들까지 중국인이란 이유로 혐오의 대상이 돼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최황규 목사/ 서울중국인교회]
"'너 중국놈 왜 전철 탔어. 저리로 가', 그런 이야기를 듣는 중국인들이나 동포들은 상당히 심리가 위축이 되는거죠. 그런 일을 실제로 지금 겪으면서 다니니깐... (혐오정서에) 아무 생각 없이 따라가는게 아니라, 좀 더 주관이 있는 신앙인의 태도로 바라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최 목사는 "재한 중국인들 또한 더욱 긴장하며 예방에 힘쓰고 있다"면서 "무분별한 혐오 대신 문제 해결을 위해 함께 노력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고 전했습니다.

재한 중국 교인들은 "중국인에 대한 좋지 못한 시선을 이해한다"며 "문제 해결을 위해 함께 기도하고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무쑤쌰 / 서울중국인교회]
"중국사람이니깐 그래서 너무 미안한 마음 가지고 있어요. 한국 사람들이 싫어해도 중국 사람 이해해요. 하나님 믿고 우리 기도 많이 하고 있어요. 서로 싫어하지 말고 서로 이해해고 같이 조심하며 이겨내면 좋겠어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불안과 염려가 가중되는 상황 속에서 그리스도인들에겐 무분별한 혐오 대신 힘을 합쳐 전염 예방에 힘쓰는 태도가 더욱 필요해보입니다.

CBS뉴스 오요셉입니다.

[영상취재 정용현, 최현, 최내호] [영상편집 조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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