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신도 어머니 회심시킨 아들

  • 2020-05-15 21:20

8년 간 신천지 신도 어머니, 아들 설득 통해 지난 3월 탈퇴
아들, 신천지 반사회성 접한 뒤 직접 반증교리 공부도
"무조건 몰아세우거나 비난해선 안돼.. 대화하며 기다리는 자세 필요해"

[앵커]
8년 동안 신천지 생활을 했던 어머니가 아들의 설득으로 신천지를 탈퇴했습니다.

아들을 신천지에 끌어들이려는 어머니와 어머니를 탈퇴시키려는 아들의 치열한 신경전은 결국 어머니의 탈퇴로 마무리됐습니다.

이들 모자의 사연을 오요셉 기자가 소개합니다.

[기자]
사업 관계로 만난 신천지 신도로부터 포섭당해 지난 8년간 신천지에 몸담았던 한영희 씨.

이번 코로나 사태를 통해 신천지의 실체를 깨닫고 지난 3월 탈퇴했습니다.

한영희씨는 아들을 신천지에 끌어들이기 위해 오랜기간 정성을 쏟았습니다.

[한영희 / 신천지 탈퇴자]
"아들에 대한 성향이라든가 아들과 평소에 지내면서 대화하는 내용이라든가 이런 것들 세세하게 다 (보고)하면서 코치도 받고 했죠."

아들 김완정씨가 신천지인 어머니의 실체를 알게된 것은 한 씨가 아들을 포교하려 시도하면서 부텁니다.

[김완정/ 아들]
"어머니가 하도 우시면서 권유하셔서 '한 번 가보긴 해보겠다' 해서 갔었는데 와닿진 않더라고요."

아들 김완정 씨는 언론보도를 통해 신천지의 실체를 접한 뒤, 어머니를 신천지에서 탈퇴시키기 위해 신천지 교리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김완정 / 아들]
(신천지가) 심각한 문제구나. 전도 방식도 다른 이단들과 다르게 악랄한 수법을 쓰는 것 같고, 차츰차츰 저도 알게 된 것 같아요. 신천지에 대한 반박 같은 것, 많은 자료가 있더라고요. 교리적으로 반박할 거리, 도덕적 부패 이런 부분들도 많았고..."

김씨는 신앙이 없었으나 어머니를 신천지에서 탈퇴시키기 위해 설득하는 과정에서 신앙을 갖게 됐습니다.

어머니 한영히씨와 아들 김완정씨.

 


2012년 신천지에 포교된 어머니와 어머니를 탈퇴시키기 위한 아들의 신경전은 수 년 동안 이어졌습니다.

포교하려는 어머니와 탈퇴시키려는 아들의 밀고당기는 신경전은 코로나 사태로 끝이 났습니다.

한 씨는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며 아들과 대화를 나눌 기회가 많아졌고, 신천지에서 '선악과'라고 가르치며 절대 보지 못하도록 했던 미디어 매체와 뉴스를 통해 신천지의 실체를 접할 수 있었습니다.

아들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어머니를 설득해 이단상담소로 이끌었습니다.

[김완정 / 아들]
"권유를 할 때 내세운 조건이 상담소를 한 번만 가보자, 한 번 들었는데도 불구하고 신천지가 진리라고 여겨질 경우엔 저도 신천지 강사를 한 번 보겠다. 이런 식으로 유도를 한 거죠. (코로나 사태로) 워낙 의구심이 많이 들었으니깐, 속 안에서 지진이 일어났기 때문에 응하셨어요."

한 씨는 8년 간 진리라고 믿었던 신천지 교리가 단 하루만에 깨졌다고 말합니다.

[한영희/신천지 탈퇴자]
"너무너무 허망하고. 이런 단체에서 내가 8년 세월을, 정말 하나님이 보시기에 완전 헛수고뿐만 아니라 엉뚱한 신앙을 해왔던 거잖아요. 거기에 대한 허망함이 말도 못 했죠 마음속에선."

한 씨는 "신천지에서는 어쩔 수 없이 거짓말을 해야 해서 많이 힘들었다" 며 신천지 신도들을 향해 양심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객관적이고 이성적 판단을 통해 스스로의 신앙을 돌아보길 당부했습니다.

아들 김 씨는 현재 어머니의 반증교리 교육에 함께 참여하며 어머니의 회복을 돕고 있습니다.

김 씨는 "탈퇴자들이 유사한 이단 종교에 다시 빠지거나 허망함 때문에 극단적인 선택을 할 가능성도 있다"며 "가족들의 더욱 세심한 배려와 사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혹시 가족 중 신천지 신도가 발견되더라도 몰아세우거나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대화하며 자발적으로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기다리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김완정 / 아들]
"'아니 어떻게 저런 걸 믿을 수 있어' 이렇게 접근하시면 안 돼요. 나도 빠질 수 있다는 전제하에 접근해서 내부 심리파악을 많이 해야 할 것 같아요. 가족이 어떤 부분에서 흔들리는지 유심히 계속 지켜보고, 양심에 호소해서 객관적이고 이상적인 판단으로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이들은 또, 탈퇴를 결심했을 경우 구역장에게만 통보하는 식의 소극적 방법보단 다수에게 공개적으로 탈퇴를 선언하는 적극적 자세를 취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CBS뉴스 오요셉입니다.

[영상취재 최내호] [영상편집 서원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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