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여성들이 시작한 '위안부'운동, 한국교회가 지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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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여성들이 시작한 '위안부'운동, 한국교회가 지켜야"

  • 2020-06-09 22:26

무관심과 편견 속 교회 여성들로부터 시작된 '위안부' 운동
"30년 운동의 정신· 피해사실· 피해자 폄훼해선 안돼"
"의혹 조사하고 오류 바로 잡으며, 위안부 운동 지켜나가야"

[앵커]

최근 정의기억연대가 회계 부정 논란에 휩싸이며 일본군 '위안부' 운동이 큰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일각에선 이번 논란이 정당한 비판을 넘어 '위안부 운동'에 대한 폄훼로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기독교운동가들은 교회 여성들이 시작한 지난 30년 위안부 운동이 훼손돼선 안된다며 교회가 지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오요셉 기자입니다.

[기자]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우리사회에 제대로 드러나게 된 건 1980년대 후반, 교회여성들에 의해섭니다.

교회여성연합회는 당시 일본인들의 기생관광 문제와 싸우며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마주하게 됐고, 본격적인 연구와 조사, 대책마련 활동에 나섰습니다.

이후 관련 단체들과 연대해 정신대대책협의회를 출범했고, 정대협의 활동은 피해자들의 생계지원을 위한 특별법 제정과 UN인권이사회의 '위안부 해결 촉구' 보고서 채택 등으로 이어졌습니다.

위안부 운동은 김학순 할머니를 비롯한 피해 할머니들의 용기 있는 증언을 통해 피해 당사자 운동으로 발전했고, 국제적인 여성인권평화운동으로 확장돼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교회 여성들로부터 시작된 일본군 '위안부'문제 해결을 위한 운동(사진=한국교회여성연합회 홈페이지 갈무리)

 


교회여성들의 이런 운동사는 우리 정부조차 나서지 않고, 오히려 위안부 문제를 부끄러운 일로 치부했던 당시 시작됐습니다.

지금은 사회의 편견을 극복하고 전 세계가 공감하는 운동으로 발전했습니다.

[양미강 목사 / 전 정대협 사무총장]
"국가가 관심이 없을 때 민간 차원에서 피해자들의 증언을 이끌어 내고, 일본군 위안부 피해의 성격이 무엇인지, 책임이 어디에 있는지 명확하게 규명하는 틀을 만들었다는 데 굉장히 중요한 성과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최근 정의기억연대의 회계 부정 의혹들이 제기되며, 일본의 사죄와 배상을 촉구하는 위안부 운동이 큰 위기를 맞게 됐습니다.

일부 보수단체들은 "일본군 위안부가 전쟁범죄 피해자가 아니"라며 소녀상 철거와 수요집회 폐지 등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정의연의 회계 의혹에 대한 합리적 해명 요구와는 별개로 그동안 극우 단체들이 펼쳐온 주장과 목소리가 커지는 모양새입니다.

이에 위안부 운동에 헌신해온 이들은 30년 운동의 정신이 훼손돼 참담하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표현했습니다.

정대협 생존자복지위원장을 지낸 정태효 목사는 "정의기억연대는 스무 명에 가까운 이사들이 매달 사업에 대해 논의하기에 회계 부정이 일어날 수 없는 구조"라며 "검찰수사를 통해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정 목사는 특히, 피해 생존자들의 복지가 보장 된 이후 정의연은 위안부 문제를 세계적으로 알리며 일본의 사죄를 촉구하는 다양한 사업들을 목적을 분명히 밝히며 활동해왔다고 말했습니다.

[정태효 목사 / 전 정대협 생존자복지위원장]
"우리는 운동하는 단체이지, 생존자 복지만 전담하는 단체가 처음부터 아니었어요. 우리는 연대체 운동이기 때문에 각 단체에서 파송된 이사들이 사업을 같이 논의하고, 회계 보고도 받고, 1년 사업에 대한 총평도 하고, 같이 그렇게 해오기 때문에 (회계 부정이 없어요.)"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 황진환기자

 


이들은 30년 운동의 정신을 훼손하거나, 피해사실 또는 피해자를 폄훼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피해 당사자들과 오해와 갈등이 생긴 데 대해선 지난 운동을 되돌아 보게 됐다며, 제기된 의혹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고 행정 회계상 오류를 바로잡으며, 앞으로의 운동을 건설적으로 이어가야한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한국교회는 위안부 운동이 교회 여성들로부터 시작됐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방관자적 태도를 취했다"며 "이 운동을 바르게 이어가는 데 더 깊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구체적으로 교회가 일본군 위안부 운동에 대한 신학적 토대와 담론을 형성하고, 피해자 한사람 한사람에의 온전한 회복과 치유를 돕는 일에 힘써야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양미강 목사 / 전 정대협 사무총장]
"의혹은 의혹대로 정리하는 거고, 이 운동이 나가야 할 방향은 심사숙고하고, 또 사회적 합의를 통해서 공감대를 만들어가는 작업을 통해서 이 문제를 더 탄탄하게 만드는 데 기독교가 처음 시작했듯이 탄탄하게 만드는 역할, 받침이 되는 역할을 해줬으면 참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검찰의 수사로 어떤 결과가 나올지 알수 없지만 운동의 취지까지 퇴색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기독교운동가들의 바람입니다.

CBS뉴스 오요셉입니다.

[영상취재 최현 정선택 김다솔] [영상편집 이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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