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기독칼럼]사람에 대한 평가, 우리는 어찌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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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기독칼럼]사람에 대한 평가, 우리는 어찌해야 할까

  • 2020-07-16 16:52

<제주연동서부교회 이상성목사>
누군가의 죽음에 대한 이분적인 사고, 단선적인 평가 지양
성도라면 세상의 여론이 아닌, 하나님의 평가를 의식해야

제주연동서부교회 이상성목사

 

저는 지금까지 가급적 정치적으로 논란이 될 만한 이슈에 대해 공개적으로 언급하는 것 자체를 자제해왔습니다. 교회가 본연의 역할과 사명을 잃고 정치적 논란에 휩싸이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최근 공교롭게도 비슷한 시기에 돌아가신 고 박원순 서울시장과 고 백선엽 장군의 죽음을 보면서 조문과 장례를 두고 이런저런 논란이 일어나는 것을 보고 성도로서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지 한 마디 안 할 수가 없었습니다.

제 생각에는 이런 상황을 너무도 이분적인 사고와 단선적으로 한 사람을 평가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 것인지 우려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우선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경우 아직 완전히 조사가 끝나 실체적 진실이 규명되지 않은 상태에서 성추행법으로 단정하고 그쪽만 부각시키려는 자들이 있습니다. 물론 당연히 성범죄는 엄격하게 다뤄야 합니다.

그러나 그의 죽음을 정치적으로, 정략적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반면 그의 죽음을 두고 그가 걸어왔던 시민운동과 서울시를 위한 여러 시정을 안타까워하면서 그를 미화하다 못해 그를 자살에 이르게 한 피해여성에게 책임을 돌리려는 태도 역시 옳지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명백한 2차 가해입니다. 또한 자살은 자신을 살해한 것이며, 무책임한 태도입니다.

고 백선엽 장군의 경우 그에 대한 평가가 극명하게 갈립니다. 한국전쟁 때 우리나라를 구한 구국의 영웅이라 칭송하며 이순신 장군에 비유하는 분도 있습니다.

그러나 한편에선 그가 젊었던 일제 강점기 때 간도토벌대에 들어가 독립운동을 하는 독립군을 소탕하는데 앞장섰던 장본인이라 주장하며 현충원에 묻힐 자격이 없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저는 이런 주장들을 보면서 어쩌면 저렇게 자신이 보고 싶어 하는 것만 보려하는지, 또 자기 약점은 감추고 장점만 부각시키려는지 모르겠단 생각이 듭니다.

세상에 여러 의견들과 여론은 이럴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성도는 이와는 다른 생각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사람에 대한 관용과 아량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런저런 평가가 있지만 한 사람의 죽음 앞에 그의 죽음을 애도하고 예우하는 것이 맞습니다. 또 자신도 아닌 남들이 조문하는 것까지 비난하는 것은 마음이 너무도 편협하고 옹졸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전쟁 중 적군이 죽었어도 예의를 표했습니다. 고인들은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의 사회를 만들기 위해 쓰임 받았던 사람들인 것은 틀림없기 때문에 공인으로서 마지막 장례 때라도 조문하는 것이 옳다고 봅니다.

또 하나 한 사람에 대한 평가는 시간이 지나면서 달라질 수 있으니 단정적으로 말하지 말고 여지를 남겨놓아야 합니다. 그의 흔적을 모두 지운다고 해서 역사까지 바뀌거나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가 했던 일들이 지금은 옳지만 후대에는 저평가 될 수 있고, 지금은 비난하지만 후대에 높게 재평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한 사람의 인생을 평가할 때 한 사건, 한 단면만 가지고 모든 것이 그렇다고 단순화시켜 평가하는 우를 범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도 살아왔고 살아가지만 인생이 그렇게 흑과 백처럼 단순하지가 않습니다.

누구나 공로도 있지만 허물도 있습니다. 횡적이 아닌 종적으로, 단면이 아닌 종합적이고 다면적인 평가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모든 사실을 있는 그대로 기록하여 후대가 평가하도록 남겨둬야 합니다.

그러나 이보다 훨씬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사람의 평가가 아닌 하나님의 평가를 의식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다윗이 지금 우리와 함께 살았다고 가정할 경우 뭐라고 평가 될까요? 여론이 어떻게 나타날까요? 나뉘었던 12지파를 하나로 통합하고 통일국가를 세운 영웅일까요?

주변 영토를 확장하고 조공을 바치게 한 위대한 왕일까요? 부하의 아내를 빼앗아 강간하고 부하를 간접 살인한 살인자일까요? 또한 그것이 그의 인생의 전부일까요?

하나님은 뭐라고 하실까요? 놀랍게도 시간이 한참 지난 신약시대에 그를 이렇게 평가합니다. “내가 이새의 아들 다윗을 만나니 내 마음에 합한 사람이라 내 뜻을 다 이루게 하리라.”(행 13:22) 하나님 마음에 합한 사람이랍니다.

하나님은 다윗이 죄를 지었을 때 나단 선지자를 보내 정확하게 죄를 지적하며 책망합니다. 다윗은 처절하게 회개했고 용서를 받습니다. 그러나 죄로 태어난 아이는 죽었고 그 죄로 인해 자녀들 사이에 간음과 살육이 일어나며 결국 나라가 나눠지게 됩니다.

그러나 그를 안 버리고 끝까지 하나님의 뜻대로 쓰셨습니다. 이처럼 한 사람의 인생을 평가할 때 단순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신중한 태도를 취하며 단정적으로 말하지 말고 하나님께 맡겨야 합니다. 또한 부메랑이 되어 우리도 사람과 하나님 앞에 평가 받을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합니다.

※본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반론도 보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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