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논평] 위조된 각인 – 교회 공동체- 김형국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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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논평] 위조된 각인 – 교회 공동체- 김형국 목사

  • 2021-05-07 10:35

흐드러지게 피었던 봄꽃도 하나 둘 떨어지고 초록의 계절을 준비하는 생명력 넘치는 계절이 왔습니다. 하지만 작년, 꽃도 피기 전 우리를 찾아왔던 불청객 코로나는 떠날 기미를 보이지 않습니다.

코로나로 인한 위기는 개인과 우리 사회와 더 나아가 인류 전체의 안위와 생존을 위협하고 있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 또한 지나가리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과연 이 총체적 위기를 우리의 기술과 자본과 정치로 극복할 수 있을까요? 이러한 상황 속에서 우리 교회의 상황은 어떤가요?

최근 통계는 지난 1년 동안 한국교회의 신뢰도가 32%에서 21%로 급락했음을 보여줍니다. 비신자 중에서는 단지 9%만이 한국교회를 신뢰한다고 합니다.

14개 경제 선진국 국민을 조사한 퓨리서치에 따르면 '코로나로 인해 신앙이 좋아졌다'고 응답한 비율이 미국의 28%에 반해 한국의 경우 10%에 불과했습니다. 이는 14개국 평균값이었습니다.

'신앙이 약해졌다'가 미국의 경우 4%에 불과했는데, 한국의 경우 9%로, 14개국 평균값 3%에서 많이 밑돌며 최하위를 기록했습니다.

기독교 강국으로 여겨져 왔던 한국교회의 통계로는 충격적입니다. 코로나가 종식된다 하더라도 한국교회가 안과 밖의 이 위기를 이겨낼 수 있을까요?

아이러니칼하게도 몇몇 대형교회는 오히려 숫자적으로 '부흥'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충분한 물적 기반 위에서 더욱 세련되게, 현대인의 필요를 충족시켜주며, 특별한 헌신을 하지 않아도 되는 대형교회를, 성도들이 찾고 있기 때문이고, 이는 이미 현실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반면, 경쟁력이 약한 군소교회들은 어려움을 면치 못하고, 무너지고 있습니다. 교회는 결국 물적 자본과 훌륭한 목회자가 이끄는 종교 집단일까요?

이런 생각이야말로 교회에 대한 위조된 각인입니다. 교회는 목회자들이 이끄는 조직이 아니라 성도들의 공동체입니다. 기독교 역사 속에서 교회가 극심한 위기 속에서 생존한 이유는, 크고 힘있는 조직이나, 탁월하고 훌륭한 지도자들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이름없는 소수의 성도들이 자신들의 믿음을 살아내며 서로 격려하고 지켜주며 예수를 따랐기 때문입니다. 초대교회가 그랬고, 중국의 문화혁명 시기에도 그랬고, 지금도 북한을 포함하여 탄압과 핍박을 받고 있는 세계 곳곳에서, 작은 단위의 공동체들이 신앙을 살아내며 전수하고 있습니다.

코로나가 지속되든 종식되든, 한국교회는 이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야 합니다. 탁월한 목회자와 흔들리지 않는 물적 기반을 가진 교회와 조직을 의지하지 말고, 현재의 교회를 성도들의 작은 단위의 공동체 기반으로 재편해야 합니다.

교회 지도자들이 이를 주도해주는 것이 가장 좋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성도들이 스스로의 생존을 위해서라도 이런 작은 단위의 공동체를 세워야 합니다.

일주일에 한 번 교회가는 것이 전부인 신앙생활의 유혹을 이겨내며, 이 위기의 시대와 사회 속에서 참된 증인의 삶을 일상 속에서 살도록 서로 돕는 공동체가 절실합니다. 곧 참된 교회입니다.

교회의 주인이신 주님께서 주신 약속이 오늘날처럼 빛나는 때가 없습니다. '두 세 사람이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그들 중에 있느니라'(마 18:20).

CBS논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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