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② "다름과 이견, 폭력성 야기하는 진영논리 벗어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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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② "다름과 이견, 폭력성 야기하는 진영논리 벗어나야"

  • 2021-06-17 20:37

"성서유니온 연재중단 사태, 석의 비판 넘어 인신공격까지...그 이면엔 진영논리"
"한국교회, 화해자의 역할 수행 못하고 있어"
"다음 세대 위기 앞에서 교회의 역할 진지하게 고민해야"
"폭력성의 근본 원인은 '두려움'...하나님 통치 인정해야"

[앵커]
CBS는 성서유니온 연재중단 사태와 관련해 다름과 이견을 대하는 한국교회의 태도를 성찰하고 바람직한 성경 해석에 대해 짚어보고 있습니다.

오늘은 두 번째 시간으로, 이견을 포용하지 못하는 한국교회의 현실을 돌아보고 상호 이해와 건강한 토론의 길을 모색해봅니다. 오요셉 기자입니다.

청소년매일성경 3,4월호에 실린 김재수 교수의 글. 김재수 교수는 "우리는 안전하다고 느낄 때 다름을 포용할 수 있는 힘을 갖게 된다"며 "오늘날 교회는 다양한 의견과 질문을 환영하고 이를 자유롭게 나눌 수 있는 안전한 공간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가부장적인 엄숙함이 교회를 지배하고 있는 한 교인들, 특히 청소년들이 자신들의 솔직한 질문과 담대한 질문을 던질 수 없다"며 "다음세대가 정말 성경과 기독교 신앙을 사랑하게 만들고 싶은지, 아니면 하나의 해석을 제시하고 무조건 외우라고 요구하고 싶은지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기자]
성서유니온 연재중단 사태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석의에 대한 문제제기를 넘어 과도한 인신공격과 연재중단, 타 단체에 대한 후원 중단으로까지 논란이 확대됐다는 겁니다.

여기엔 그 이면에 진영논리가 작동했기 때문이란 지적이 나옵니다.

해석논란 또한 교리적인 부분이 아니라 사회적 가치, 능력주의에 대한 비판과 불공정 계약을 다루는 부분에서 발생했습니다.

시장경제를 비판적으로 지지하는 주류경제학자에게 좌파, 마르크시스트 경제학자라는 비난이 이어졌습니다.

[김재수 교수 / 미국 인디애나 퍼듀대학교]
"(이미 갖고 있는) 이념, 그 이념과 다르면 다름에 대해서 이념적이라고 평가하고 폭력적으로 반응하는 것, 그런 것들이 매우 아쉬웠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사실 한국교회 안의 이념 대립과 진영논리 문제는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닙니다.

한국전쟁과 분단이라는 역사적 특수성에 비롯된 흑백논리와 적대적 문화를 교회가 해소하고 화해시키기 보단, 도리어 종교적 정당성을 부여해 심화시켰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습니다.

다름과 이견을 대화를 통해 통합하고 발전적으로 극복해 나가기 위해선 먼저, 상대방을 적으로 바라보는 진영 논리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조샘 선교사 / 인터서브 코리아 대표]
"(상대방을) 적으로 간주하는 순간 나는 의인이 되고 상대편은 악인이 돼요. 그런 생각 자체가 폭력성을 낳는 거죠. 우리가 예수 믿기로 작정했던 것은 우리의 약함과 죄인됨이 여전히 우리를 지배하고 있고, 우리가 늘 실수할 수 있다는 점으로부터 출발하는 것 아니겠어요? 그걸 잊어버리면 대단히 위험해집니다."

더 나아가 가나안 교인이 증가하고 청년들의 탈교회 현상이 가속화되는 현 상황에서 교회가 건전한 시민 종교로서의 역할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기독교의 부차적인 가치들을 절대화하고 이를 수호하기 위해 진영 논리에 빠지는 것이 아니라, 기독교의 본질적인 가치가 무엇인지 고민하고 우리 사회 정신문화를 선도해 나가야 한다는 겁니다.

[최종원 교수 / 밴쿠버기독교세계관대학원]
"이런 상상력의 고갈, 비판의식의 재갈 물리기는 실제로 많은 사람들을 경계인의 자리에서 교회 밖으로 밀어내는 선택이 될 수밖에 없거든요. 단순히 좋은 교인, 교회 열심히 봉사하는 사람들을 키워나가기보다는 이 세상과 적극적으로 상호작용을 실천하고, 좋은 시민의식을 가진 사람을 키워낼 때 세상 속에서 기독교가 성장하고 (자리매김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다름과 이견이 발생하는 갈등 속에서 폭력성이 야기되는 근본 원인은 두려움 때문이란 분석과 함께 하나님의 통치를 인정하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조샘 선교사 / 인터서브 코리아 대표]
"(상대방이) 우리가 귀중하게 생각하는 가치를 조직적으로 파괴할 것이라는 두려움이죠. 하나님의 통치를 믿지 못하는 거예요. 근본적으로. (초대교회 교인들은) 하나님의 통치에 대한 소망, 확신, 믿음 때문에 상대편에 대해 적개심을 품지 않았어요. 소망의 메시지 기쁨의 메시지를 전할 수 있거든요."

다름과 이견을 포용하고 발전시키기 위한 한국교회의 공동의 노력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CBS뉴스 오요셉입니다.

[영상기자 이정우 정용현 최현 정선택 최내호 최승창]
[영상편집 이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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