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논평] 6.25 71주년, 선제적 사랑이 필요하다 - 김형국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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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논평] 6.25 71주년, 선제적 사랑이 필요하다 - 김형국 목사

  • 2021-07-12 11:33

6.25! 동족상쟁의 비극이 시작되었던 날, 오늘 여러분들은 어떤 마음과 생각으로 하루를 보내셨습니까?

수많은 인명의 살상, 금수강산 한반도의 초토화, 가족들의 생이별을 가져온, 인류 전쟁사에 가장 참혹한 전쟁 중의 하나로 기록된 한국전쟁... 이 전쟁 참화를 경험한 세대는 일흔 한 해와 함께 쓰러져갔고, 이 어른들을 통해 전쟁의 참상에 대해 전해 들었던 세대도 이미 노년에 접어들었습니다.

이제 한국전쟁을 자신과 별 관계가 없다고 느낄 수 있는 세대가 일어나고 있고, 통일에 대한 열망도 논의도 점점 사그러져들어갑니다. 그러나 분단된 한반도는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의 평화를 위협하며, 전쟁이 종결되지 않은 휴전 상태로 68년째 머물러 있습니다.

현존하는 분단국가 셋 중에서 가장 오래된 분단국가! 이 분단을 일으킨 역사적, 정치적, 외교적 현상 뒤에서 하나님은 무슨 일을 하고 계시는 걸까요? 우리가 성경을 통해 만난 하나님은 고통과 신음이 가득한 깨어진 세상을 회복하기를 간절히 원하십니다.

하나님은 당신을 제거하여 스스로 원수된 인류를 선제적으로 사랑하셔서 회복의 길을 여셨습니다. 그리고 이 회복을 먼저 경험한 사람들의 공동체인 교회를 세워 만물을 회복하고 계십니다. 하나님은 당신의 선제적 사랑을 받은 교회가 세상 속에서 하나님을 닮은 선제적 사랑 공동체가 될 것을 기대하십니다.

그런데 한국교회는 이런 사랑을 스스로의 공동체 안에서 누리기는커녕, 1950년 6월 한국 전쟁이 일어나기 직전인 4월에 해방 전부터 곪아오던 신사참배 문제로 첫 분열을 경험합니다. 10년 뒤 5.16 군사 정변이 일어나기 직전에도 주요 교단들이 분열하였습니다.

이상하게도 우리 사회의 분열에 앞서 한국교회의 분열이 있었습니다. 분열을 거듭한 한국교회의 교단은 현재 370개가 넘는다고 합니다. 이 교단들에 속한 개교회들도 다양한 갈등, 불화, 그리고 분열을 피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원수까지 사랑하는 기독교는 사라진 것 같습니다. 대신 불화와 분열이 그 자리를 대신하였습니다. 6.25 71주년을 맞으면서 한국사회와 역사, 그리고 하나님 앞에서 한국교회의 책무를 무겁게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사분오열이 아니라 수백 개로 쪼개진 교단들의 하나됨은 요원해 보입니다.

하지만 그리스도의 몸에 깊은 상처를 내는 교회 지도자들을 맹목적으로 따르지 않고, 예수 따르미로 살려는 성도들과 목회자들이 남아있습니다. 교회는 물론 사회 안에 존재하는 분열과 반목을 치유하고 하나되게 하는, 선제적 사랑을 자신의 라이프스타일로 발전시켜 나가는 성도들과 목회자들 말입니다.

원수되었던 우리를 사랑하셔서 십자가를 지신 예수님을 따라 살려고 애쓰는 성도들이 갈등과 분쟁이 가득한 우리의 이웃과 우리 사회, 분단 조국 속에서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습니다.

용서와 용납, 화해와 평화를 배워 누릴 때에야 한국교회는 깨어진 세상을 향해 평화의 대안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선제적 사랑을 살아내려 애쓰는 예수 따르미와 그들의 공동체가 절실합니다. '화평케 하는 자', 곧 '하나님의 아들과 딸들'(마 5:9)이 간절한, 일흔 한 번째 맞는 6.25의 밤이 깊어갑니다.
CBS 논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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