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휴가 지원 위해 '대체사역자 파송 제도' 도입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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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휴가 지원 위해 '대체사역자 파송 제도' 도입 요구

  • 2021-07-19 19:56

대한성공회 서울교구, 출산휴가 육아휴직 제도화... 다른 교단엔 거의 없어
장신대, 2017년부터 출산 여사역자 위해 '사역잇기' 제도 도입
출산휴가자 발생 교회에서 학교에 요청, 학교에서 재학생 전도사 파송
감리교 여교역자들, 연회 차원의 대체사역자 파송제도 도입 요구
제도 시행 위해 '가부장적' 교회 문화 개선 절실..."생명 함게 키우는 공동체 돼야"

[앵커]

CBS는 교회 내 여성 사역자들을 위한 출산과 육아 지원 문화를 살펴보고 있습니다. 오늘은 교회가 육아 친화적인 공동체로 나아갈 수 있는 대안은 없는지 짚어보겠습니다. 천수연 기잡니다.

[기자]

대한성공회 서울교구는 여성 성직자에 대해 3개월의 유급 출산휴가와 1년의 무급 육아휴직제도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휴가기간 급여는 본봉의 70%로, 해당 교회와 교구가 절반씩 부담합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교단에는 출산, 육아와 관련한 지원제도가 전무한 실정입니다.

일부에선 교단법에 따른 제도화 요구가 잇따르지만 교회 형편이 달라 일률적으로 강제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대신,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대안적 제도로서 대체사역자 파송제도가 긍정적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장신대 신대원 여학우회가 여성사역자들의 출산,육아의 어려움을 담은 리플렛을 제작했다. 여학우회는 학교의 '사역잇기' 제도 활용을 적극 당부했다.

 

장신대는 지난 2017년부터 여학우 사역잇기 제도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출산휴가자가 발생하는 교회 측이 대체사역자를 학교에 요청하면 학교는 재학생 가운데 대체사역자를 모집해 파송합니다.

출산과 동시에 사역현장을 떠나야 했던 경력단절 여성 사역자들을 위해 여학우회가 제안하고, 학교 측이 받아들인 겁니다.

지난 5년간 이 제도를 이용한 사례는 32건, 출산하는 여성 사역자들의 부담을 크게 덜어줬습니다.

[조은애 목사 / 2017년 사역잇기 제도 이용]
"다른 분이 저의 자리를 외부에서 채워주시니까 제가 심적으로 부담이 덜하고 그 자리로 돌아오는 것도 부담감과 죄송한 마음 없이 당당하게 돌아와서 환대받는 분위기로 사역에 임할 수 있기 때문에..."

학교 측은 제도 확산을 위해 노회의 참여와 지원을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박재필 교수 / 장신대 글로컬현장교육원]
"노회차원에서라도 여교역자들의 출산휴가를 제도화 시켜나가는 것이 한 노회 두 노회 세 노회가 되고 더 확장되면 저는 이것이 한국교회 전반에 걸쳐서 출산휴가에 대한 여교역자 사역잇기에 대한 거대한 움직임들이, 몸부림들이 일어나지 않겠는가..."

기독교대한감리회에서도 연회 차원의 대체사역자 파송제도 운영이 대안으로 떠올랐습니다.

[최소영 목사 / 감리교 여성지도력개발원 총무]
"연회에서 출산과 육아 내지는 병가로 인해서 사역을 몇 달이라도 쉬어야 하는 이런 교역자를 위해 연회에서 원로목사나 신학생을 활용해서 연회에서 연결해주고 파송해서 연회에서 일정정도의 부담을 하고,.."

그러나 이같은 대안적 제도도 가부장적인 교회의 인식변화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시행이 확대되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감리교 여성지도력개발원 최소영 목사는 생명을 함께 키우는 공동체로 교회의 문화가 변화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최소영 목사 / 감리교 여성지도력개발원 총무]
"아이를 위한 공동체적 함께 키우겠다는 의지 이런 것들이 되어있지 않은 공동체라면 아무리 아이 한 명 낳았을 때 몇 백 만원의 포상금을 준다고 해도 출생률은 늘어나지 않을 겁니다. 중요한 건 교회공동체가 하나님 창조질서에 같이 동참해서 새생명을 잉태하고 키워낼 수 있는 과정에 얼마만큼 기여할 수 있느냐..."

한국교회는 지난 10여년 저출산 극복 운동을 펼쳐왔습니다. 그러나 출산과 육아를 외면하는 교회 내부의 자정 없이 우리사회의 저출생 문제에 대한 요구는 공허한 외침일 수 밖에 없다는 지적입니다. CBS 뉴스 천수연입니다.

[영상기자 이정우 영상편집 이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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