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한성공회가 최근 분단 전 북한 지역 성공회 선교의 역사를 복원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성공회는 잃어버렸던 선교 역사를 기억해 초기의 선교 열정을 되찾고. 한반도의 평화 체제 수립을 위한 새로운 비전을 세워나간다는 계획입니다. 오요셉 기자입니다.
새로 견진성사를 받은 송모리교회 교인들(1932). 평화를일구는사람들 제공.
[기자]
강화도를 기점으로 시작된 성공회 북한 선교의 역사.
황해도 백천 지역을 비롯해 평안남도 순천과 평양 등을 중심으로 활발한 선교활동이 이뤄졌습니다.
해주 성애단교회와 장상골 성요셉교회, 양덕리 교회 등 많은 교회들이 이북 지역에 세워졌고, '명예전도사'란 독특한 직분을 통해 선교 활동을 강화했다는 기록도 남아있습니다.
하지만 1950년 이후 북한 성공회에 대한 소식은 전해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에 성공회 평화통일선교단체, '평화를 일구는 사람들'은 지난해부터 분단 이전 성공회의 선교 역사를 복원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잃어버렸던 역사를 기억함으로써 초기 선교의 열정을 되찾고, 통일 세대를 열어가는 새로운 비전을 발견하기 위해섭니다.
[박명숙 대표 / 평화를일구는사람들]
"북한에서 교회가 어떻게 되고 있는지, 분단 전엔 어땠는지, 우리는 그 믿음을 어떻게 실천했는지 기억하지 못하고 있거든요. (복원 사업은) 온전한 교회의 모습을 찾아가는 첫 번째 시작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송모리 성바르나바교회(1938). 평화를일구는사람들 제공.
'평화를 일구는 사람들'은 성공회의 선교잡지, '모닝캄'과 조선성공회월보 등의 자료를 수집해 역사 자료집을 만들었고, 연구작업을 심화하기 위한 세미나를 개최했습니다.
발제자로 나선 이재정 전 통일부장관은 "성공회 초기 선교사들은 한옥 양식의 교회를 추구하는 등 한국 문화에 대한 깊은 이해와 토착화에 대한 열정이 있었다"며 "의료, 사회복지, 출판 등 모든 분야에서 선진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오늘날 한국교회에 이러한 초기 선교의 열정과 인문학적 도전이 왜 지속되지 못했는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재정 / 전 통일부장관, 성공회 은퇴 신부]
"마을교회, 평신도 중심, 시대정신, 탈문맥, 탈주, 변방, 우리문화, 우리들의 교회,이런 말들이 북한 교회와 우리 교회의 전형적인 하나의 핵심 단어가 아닐까..."
성공회는 앞으로 북한 지역 선교 활동을 세부적으로 연구하고, 북한 지역의 선교는 어떤 특성이 있었는가 등을 살펴보며 통일 세대를 위한 교회의 역할과 과제를 구체화해나갈 계획입니다.
CBS뉴스 오요셉입니다.
[자료제공 평화를일구는사람들] [영상기자 최내호] [영상편집 서원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