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① '백신 피해 파나마로'…유튜브로 퍼지는 사이비 종말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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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① '백신 피해 파나마로'…유튜브로 퍼지는 사이비 종말론

  • 2021-08-19 21:49

온라인 통한 잘못된 종말론· 백신 음모론 피해 심각
"사이비 종말론 대책 마련해야... 반사회적 피해 커질 것"
이단전문가들, "기존 종말론 되풀이...코로나19 혼란과 두려움 이용"
"심판·회개 강조하며 스스로에게 귄위 부여...계시·이상 주장"
"온라인으로 접한 내용 공동체와 확인·검증해야"

[앵커]
코로나19 펜데믹이 장기화되면서 전세계적으로 혼란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상황을 이용한 잘못된 종말론들이 최근 유튜브 등 온라인을 통해 무분별하게 퍼지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됩니다.

CBS는 두 차례에 걸쳐, 코로나19 상황에서 재확산 되고 있는 잘못된 종말론을 돌아보고 극복 방안을 모색해봅니다.

오늘은 먼저, 온라인에 만연한 잘못된 종말론의 위험성을 오요셉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유튜브에 올라온 자극적인 종말론과 음모론과 관련된 영상들.

 


[기자]
가족들과 함께 신앙 생활을 하며 믿음의 가정을 꾸려오던 김순영(가명) 권사.

하지만 지난 5월, 딸이 갑작스레 남아메리카 파나마공화국로 떠나면서 가정의 평화가 깨지고 말았습니다.

유튜브를 통해 잘못된 종말론과 백신 음모론에 빠진 딸이 대한민국에 큰 환란이 닥칠 것이라며 부모도 모르게 한국을 떠나버린 겁니다.

어머니는 딸이 스스로를 선교사라 칭하는 박모씨의 유튜브 영상을 보기 시작하면서 잘못된 종말론에 빠지게 됐다고 말합니다.

[김순영(가명)]
"(코로나19 백신) 주사를 맞으면 DNA가 바뀌어서 하나님 형상이 없어지니까 제발 백신주사 맞으면 안된다고...'빨리 한국을 떠나라', WCC,WEA, 한국교회가 전부 배교를 했기 때문에 한국교회는 하나님의 진노를 사서 전쟁이 날 수밖에 없다고 이런 게 계속 나오고, 백신 절대로 맞으면 안된다.."

평소 착실하게 신앙 생활 해오던 딸이었기에 충격은 더욱 컸고, 아버지의 건강이 급격히 악화되는 등 가족들은 고통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가족들은 사회와 교회가 사이비 종말론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고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계속해서 반사회적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합니다.

[김순영(가명)]
"목사님들이 종말론에 대해서 교육을 많이 시켜줘야 할 것 같아요. 유튜브에서 이런 게 나오는 데 궁금하잖아요. 젊은 사람들은 궁금해서라도 한 번 맞닥뜨려보면 자꾸 들어가서 보게 되고,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빠져 들어가잖아요."

김순영(가명)씨의 딸이 남긴 문자 내용.

 


이단전문가들은 코로나19 상황에서 온라인을 통한 이단 활동과 사이비 종말론의 유포가 상상을 넘어서고 있다고 경고합니다.

이단전문가들은 "현재 떠도는 종말론과 음모론은 새로운 것이 아니라 이미 과거에 등장했던 내용이 재확산 하는 것"이라며 "이를 유포하는 이들이 코로나19 상황의 혼란과 두려움 등을 이용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이단과 사이비 종말론자들은 처음엔 신앙인으로서의 구분 된 삶 등을 강조하며 공감을 얻어낸 다음, 하나님의 심판· 죄책감 등을 이용해 이를 자극적으로 부추기고, 어느 순간 스스로에게 권위를 부여해 계시와 이상 등을 주장한다"며 각별한 주의를 요청했습니다.

[조믿음 목사 / 바른미디어 대표]
"두려움 때문에 답을 찾고 싶고, 갈증· 갈급함이 있기 때문에 이런 것들을 보게 되는 것이거든요. 그리고 이단들은 그 지점을 노리죠. '우리는 예수님을 사랑해야 한다', '말씀만을 봐야 한다' 굉장히 맞는 말이죠.
그런데 그걸 이용해서 어느 순간 '내가 너보다 훨씬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야', '내가 너보다 훨씬 하나님 말씀을 많이 읽고 깨닫는 자야. 그런데 나에게 하나님이 계시를 주셨어. 마지막 때에 이런 일들이 일어날 거야' 성도들은 그런 과정을 통하여 자연스럽게 거기에 의존하게 되는 거죠. 중독이라고 봐요. 그 사람에 의존하면서 그 사람 가르침에 의존하게 되는..."

이단전문가들은 "이용자가 시청한 영상과 관련 영상을 추천해주는 영상 알고리즘 등이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며 "온라인으로 접한 내용에 대해 공동체와 함께 확인하고 검증하려는 노력을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CBS뉴스 오요셉입니다.

[영상기자 최현 정용현] [영상편집 두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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