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양극화· 대통령 중심 정치 극복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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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양극화· 대통령 중심 정치 극복해야"

  • 2022-05-24 20:14
핵심요약

기윤실·크리스챤아카데미, '새 정부에 바란다' 대화모임
"오늘날 정치, 민주주의 아닌 권력 투쟁의 장 돼버려"
"대통령은 행정부의 수반…대통령 권력 절제해야"
"인권·환경·평화 등 탈물질주의적 가치에 관심 둬야"
"교회, 차별과 혐오 넘어선 대화의 공간 되어야"


[앵커]
새로운 정부의 출범을 맞아 기독교윤리실천운동과 크리스챤아케데미가 우리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하는 대화의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참석자들은 분열과 대립이 심화되는 오늘날, 정치 양극화와 대통령 중심의 정치를 극복해 민주주의적 가치를 회복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오요셉 기자입니다.


24일, 서울 종로구 대화의집에서 진행된 기윤실과 크리스챤아카데미의 '새 정부에 바란다 : 정치 개혁에 관한 한국 개신교계의 기대' 대화모임. 참가자들은 "두 진영의 극한 대립은 공론장의 다원주의적 기능을 잃게 만든다"며 "정치 양극화가 정치 독점화를 야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24일, 서울 종로구 대화의집에서 진행된 기윤실과 크리스챤아카데미의 '새 정부에 바란다 : 정치 개혁에 관한 한국 개신교계의 기대' 대화모임. 참가자들은 "두 진영의 극한 대립은 공론장의 다원주의적 기능을 잃게 만든다"며 "정치 양극화가 정치 독점화를 야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기자]
새정부 출범 이후 우리 사회가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

발제자들은 "한국사회가 분열과 갈등의 상처를 딛고 보다 성숙한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선 무엇보다 정치 양극화를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민주주의는 복수의 정당이 합리적인 논쟁을 통해 보다 나은 공적 결정을 만들어내는 과정인데, 오늘날 우리 정치는 공동체를 위하는 것이 아니라 대통령 권력을 둘러싼 양당 간의 무한 권력 투쟁이 돼버렸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이런 양극화가 이념이나 쟁점을 둘러싼 차이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권력을 위해 상대방을 없애려고 하는, 극단적 적대와 증오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을 가장 우려했습니다.

국회미래연구원 박상훈 연구위원은 "바람직한 민주주의를 회복하기 위한 우선 과제로 대통령 중심의 정치를 탈피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박 연구위원은 "대통령은 행정부의 수반일 뿐"이라며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의제를 추진한다거나
여론을 동원한 정치를 하는 등 과도한 영향력을 행사해선 안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대통령이 일을 덜하고, 권력을 절제해야 입법부와 사법부가 균형을 찾고, 정당 정치와 시민문화가 살아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박상훈 초빙연구위원 / 국회미래연구원]
"입법부를 해산할 권한을 주는 것도 아니고 사법부를 자기 마음대로 움직이게 하는 것도 아닌, 행정부 수반을 뽑는 게 사실 대선입니다. 대통령이 곧 국가 수반인 것처럼, 삼권 위에 있는 존재처럼 생각하는데 그러면 안된다는 거죠. 지금의 100대 국정과제 상당 부분은 사실 내각과 부처의 과제고, 적절하게 그 역할을 나눠줘야 전체 민주주의 체제의 균형이 살아나지, 그렇지 않으면 대통령 권력에 전체 정부 운영이 좌우되는, 결국 민주주의 체제의 균형을 잃고 마는…"

 박상훈 국회미래연구원 초빙연구위원은 "공식적으로 '윤석열 행정부'와 '국민의힘 정부'라는 표현을 사용해야 한다"며 대통령 비서실의 언론 기능 폐지, 대통령과 야당 지도자와의 상시적 접촉 등을 촉구했다. 이어 "정치의 양극화는 대통령 권력을 절제하지 못한 데서 비롯된 바가 크다"며 "대통령이 욕심을 덜 내야 민주주의 체제가 작동한다"고 강조했다. 사진.박종민 기자 박상훈 국회미래연구원 초빙연구위원은 "공식적으로 '윤석열 행정부'와 '국민의힘 정부'라는 표현을 사용해야 한다"며 대통령 비서실의 언론 기능 폐지, 대통령과 야당 지도자와의 상시적 접촉 등을 촉구했다. 이어 "정치의 양극화는 대통령 권력을 절제하지 못한 데서 비롯된 바가 크다"며 "대통령이 욕심을 덜 내야 민주주의 체제가 작동한다"고 강조했다. 사진.박종민 기자
성공회대 정경일 연구교수는 우리 사회가 탈물질주의적 사회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정 교수는 "이번 대선 역시 물질주의적 욕망에 휘둘린 선거, 이른바 '부동산 선거'였다"며 "경제적 이해관계가 정권 유지냐 교체냐를 결정짓는 요소가 되어선 안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코로나19 펜데믹 이후 시대정신은 문명 전환"이라며 "인권과 환경, 평화 등 탈물질주의적 가치에 관심을 둔 미래로 나아갈 것을 제언했습니다.

또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펜데믹, 기후위기 등 국가 중대사와 관련된 장기적 국가과제는 초정파적 협력을 통해 연속성을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정경일 연구교수 / 성공회대 신학연구원]
"(인식조사 결과) 개신교 비개신교인 차이가 없어요. 다 새 대통령과 새 정부의 최우선 과제로 부동산 안정, 경제 성장, 일자리 창출… 문제도 해법도 오직 경제였죠. 물질적 욕망의 추구나 충족이 개인과 사회를 행복하게 해주는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한편, 한국교회에 대한 성찰도 이뤄졌습니다.

정치적 분열과 갈등이 심화된 오늘날 교회가 차별과 혐오를 넘어선 대화의 공간이 돼야 하는데, 오히려 정반대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이화여대 송진순 교수는 "한국교회는 그동안 남성중심의 위계적 권력구조에서 획일화되고 독단적인 의사결정 구조를 가져왔다"며 "교회와 사회에 대한 정치적 인식을 새롭게 하는 노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송진순 외래교수 / 이화여대]
"우리에게 대화와 참여를 통한 사회 문화적인 합의를 만들어 가는 과정은 익숙하지도 않고, 효율적이지도 않은 경험일 것입니다. 그러나 이렇게 정치적인 목소리를 내고, 부딪히는 과정을 통해서 다양한 의견과 삶의 가치들이 만나는 경험 자체가 시민의 마음과 삶을 움직여내는 활력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참석자들은 분열과 갈등이 심화되는 지금, 우리 정치가 국가 권력에 매달리기 보단 사회의 다양한 가치와 의견들을 대변할 수 있어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 했습니다.

CBS뉴스 오요셉입니다.

[영상기자 최내호] [영상편집 서원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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