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원영 교수는 2017년 2월 학교로부터 파면 결정을 받고 4년 넘게 복직하지 못했다. 정선택 기자서울기독대학교 손원영 교수는 전 교수인가? 현 교수인가?
지난 주(9월 18일-22일)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를 비롯해 대부분의 장로교단들이 가을 정기총회를 마무리했다. 교단 총회는 한 교단이 1년 동안 펼친 한 해 사업과 예산 등을 결산 보고하고 새로운 한 해의 사업과 예산을 인준하는 최고 의결기구다.
지난 주 19일부터 21일까지 서울 명일동 명성교회에서 제108회 총회를 끝낸 예장통합총회는 총회 둘째날인 20일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이하 이대위) 보고서를 채택했다.
통합총회 이대위 보고서 가운데 눈에 띄는 대목은 서울기독대학교 손원영 교수 호칭 문제였다. 이대위는 손원영 교수의 이단성에 대한 연구보고서를 채택하면서 향후 2년간 이단성 여부 등에 대해 "예의주시"하겠다는 결정을 내리면서 손 교수를 전(前) 교수로 표기해 보고했다.
불당 훼손 사건 복구 활동…사찰 성탄절 설교로 이단성 시비 휘말려
손 교수를 현직 교수가 아닌 전 교수로 표기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2016년 1월 경북 김천 개운사에서 한 60대 개신교 남성 교인에 의한 불당 훼손 사건이 있었고, 이에 대해 손 교수가 사과하고 불당 복구를 위한 모금 활동에 나서자 서울기독대학교측이 이듬해인 2017년 2월 20일 손 교수를 파면했다. 이때부터 손 교수는 학교에서 파면당해 현 교수가 아닌 전 교수가 됐다.
이에 더해 기독교대한감리회 소속 목사인 손 교수가 결정적으로 이단성 시비에 휘말리게 된 이유는 2018년 성탄절 즈음인 12월 9일 성탄절을 앞두고 손 교수가 서울 은평구에 있는 태고종 계열의 사찰인 열린선원의 초청을 받아 '예수보살과 육바라밀'이라는 제목으로 강의를 했고, 이 강의 내용이 빌미가 돼 서울기독대와 감리교 일부 장로들이 이단성 여부를 조사해 달라고 감리회 본부에 요구했기 때문이다.
기독교대한감리회 이단대책위원회가 2022년 8월 11일 손원영 교수에 대한 이단성 시비를 심의한 결과 혐의 없음 결론을 내렸다.이단성 여부 조사에 대해 손원영 교수가 속해 있는 기독교대한감리회 입장은 어떠한가? 기독교대한감리회 이단대책위원회는 2022년 8월 손원영 교수에 대한 이단성 시비를 심의한 결과 '혐의 없음'으로 결론 내렸다. 손 교수를 소환해 의견을 청취한 뒤,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마무리한 것이다.
이같은 결정에 앞서 손 교수는 학교측의 파면 결정이 부당하다며 2017년 6월부터 소송을 시작했고, 1심(2018년 8월, 서울북부지법)과 2심(2019년 10월, 서울고법) 법원 모두 잇달아 손 교수의 손을 들어줬다. 1,2심 모두 "사립학교법에 의해 보장되는 교원의 지위를 박탈하는 이 사건 징계처분이 지나치게 무거워 재량권을 일탈 남용한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재판부, 교수 파면은 지나친 처분, 재량권 일탈 남용한 것
원고측인 서울기독대학교는 대법원 상고를 포기했고, 이듬해인 2020년 4월 학교법인 환원학원 이사회는 손 교수의 복직을 승인했다. 현재 학교 홈페이지에도 손원영 교수는 학부 휴먼서비스학부 기독교신학 교수로 소개돼 있다.
이같은 이유에서 통합총회가 현직 교수인 손 교수를 전 교수로 표기한 것은 잘못이다. 학교측이 손 교수를 파면한 2017년 2월 20일부터 손 교수의 학교 복직 내부 절차가 마무리된 2021년 10월까지는 전 교수라는 호칭이 맞지만 이후부터는 현직 교수에 걸맞는 호칭을 사용해야 한다.
올해 교단 총회에서 통합총회 이대위는 이같은 현직 교수를 전 교수로 표기하고 '2년간 이단성에 대해 예의주시하겠다'고 밝혔다.
현직 교수를 왜 전 교수로 표기했는지에 대해서 이대위의 해명이 필요한 부분이다. 단순실수인지 아니면 2년간 이단성에 대해 예의주시하겠다고 했으니 전 교수로 칭하는 게 옳다고 판단했는지 알 수 없다.
교단 총회 이단대책위원회 보고서 채택…단어 사용과 표현 신중해야
하지만 이대위 보고서는 단어 사용과 표현에 있어 매우 신중해야 한다. 한번 이단 혹은 사이비로 규정되면 그 규정에서 해제되고 사면되기까지 굉장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고, 모든 의혹이 해소되고 해명됐다고 하더라도 그 굴레에서 벗어나기 굉장히 어렵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