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경기도 가평군 북면 목동감리교회가 폭우로 인해 침수된 모습. 목동감리교회 제공.[앵커]
경기도 가평지역에 내린 기록적인 집중호우로 침수 피해는 물론 안타까운 인명 피해까지 발생했습니다.
마을과 교회는 잠겼고, 복구는 엄두도 못내고 있습니다.
장세인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기자]
산 밑으로 펜션이 자리잡은 경기도 가평의 한 마을.
지난 20일 새벽, 시간당 76mm의 강한 비가 쏟아지면서 산사태로 밀려온 흙더미가 펜션 앞 마당을 가득 메웠습니다.
나무는 뿌리째 뽑혀 진입로에 쌓였고, 쓰러진 전봇대와 떠내려온 잔해들로 복구 작업은 엄두조차 내지 못합니다.
[스탠딩] 장세인 기자 / 경기도 가평
"이곳 가평군 북면의 급경사지가 폭우에 무너지면서 이곳에서 펜션을 운영하던 70대 교인이 토사에 휩쓸려 실종됐다가 21일 오후 끝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가평 중앙감리교회 김남신 목사는 주일예배를 앞두고, 남편이 펜션 주변을 둘러보러 나갔다가 돌아오지 않는다는 한 권사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애타게 기다렸지만, 이제는 장례 예배를 준비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인터뷰] 김남신 목사 / 가평 중앙감리교회
"어제 아침에 그 새벽에 소식을 접하고 정말 한 가닥 희망을 갖고 기다렸는데 오늘 시신으로 발견돼서 교우들을 비롯해서 모두가 마음이 착잡하고 아픕니다."
20일 가평 목동감리교회에서 교인들이 침수 피해 복구에 나선 모습. 목동감리교회 제공.인근 교회들도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가평 목동감리교회는 마당과 예배당 모두 허리 높이까지 물이 차올랐습니다.
냉장고부터 스피커까지 둥둥 떠다니던 가전가구와 반 이상 물에 잠겼던 교회 차량도 혹시나 다시 쓸 수 있을까 말려봅니다.
이달 말부터 서울 지역 교회들의 여름 수련회를 위해 교회 교육관을 제공하기로 했지만, 이 역시 갑작스레 취소했습니다.
[인터뷰] 유병헌 담임목사 / 가평 목동감리교회
"마당 곳곳에서 물이 역류하듯이 올라와서 순식간에 올라오는 바람에 어떻게 손 댈 것도 없고 건질 수도 없고 마당에 강아지들이 두 마리 있었는데 건져내고 전기 차단하고 그리고 나선 지켜보는 것밖에 할 게 없었습니다."
20일 가평 지역 목회자와 교인들이 가평군 북면 목동감리교회에 모여 침수 피해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 목동감리교회 제공.가평 지역 교회들은 40년 만에 처음 겪는 폭우 피해에 주변 교회를 찾아 복구 작업을 돕고 있습니다.
가평기독교총연합회는 피해 상황을 지속적으로 파악하고, 기독 NGO와 함께 지원 대책을 논의할 계획입니다.
[인터뷰] 김길식 목사 / 가평기독교총연합회 사무총장
"어떻게 복구를 하고 어떻게 지원할까에 대해서 기도하면서…"
도로가 유실되고, 전기와 통신마저 끊기면서 정확한 피해 규모 집계도 어려운 상황, 침수 피해를 당한 이들이
일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기도와 연대, 도움의 손길이 필요합니다.
CBS뉴스 장세인입니다.
영상기자 정용현
영상편집 김영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