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태국과 미얀마 접경 지역에서 헌신해 온 허춘중·양정미 선교사는 지난 20년 동안 난민들을 위해 교육과 의료, 빈곤 퇴치 등의 활동을 펼쳐왔습니다.
현지 지도자 양성과 개발협력, 지역 자립 지원의 모범을 보이며 CBS 제2회 디캠프상 수상자로 선정됐는데요.
디캠프상 수상자들을 만나는 시간, 오늘은 두 번째로 태국-미얀마 국경의 허춘중 선교사 부부의 사역을 최창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기도 안산에서 목회를 하던 허춘중 선교사는 50세가 되던 해인 2005년 남은 인생을 선교사로 헌신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가 선택한 사역지는 정부도 국가도 없어 법의 보호도 받지 못하는 난민 100만 명이 사는 태국과 미얀마 국경지역이었습니다.
[허춘중 선교사 / 태국-미얀마 국경]
"가난한 사람이 있는 곳 고난 받는 사람이 있는 곳 그러나 희망을 노래하고 구원을 노래하는 사람들에게 가서 복음을 전하면서 나머지 인생을 살자. 하나님께서는 가난한 사람 고난 받는 사람을 지극히 사랑하신다는 성경적 믿음과 제 경험에서 나온 결심이었습니다."
스스로 난민의 삶을 선택한 허 선교사는 태국-미얀마 국경에 넓게 퍼져 있는 카렌족을 위한
등불신학교를 설립, 운영했고 200명이 넘는 졸업생을 배출했습니다.
기초 교육조차 받기 힘든 난민과 이주민을 위해 9개의 학교를 만들었고, 교회에서 8개의 기숙사를 운영하며 다음세대 인재 양성에 힘써왔습니다.
허춘중 선교사는 태국-미얀마 국경지역 난민들을 위한 학교를 짓고 다음세대를 세우는 일에 힘쓰고 있다. 허춘중 선교사 제공[허춘중 선교사 / 태국-미얀마 국경]
"청년 지도자 양성을 지속적으로 해왔습니다. 왜냐하면 청년이 우리의 미래이고 카렌족이 지금은 난민이지만 언젠가 자기 나라로 돌아갈 때는 이 청년들이 큰 힘을 발휘해서 청년 지도자 양성을 계속했고 저희 코스를 거쳐 간 사람이 수천 명 이상이 되고 그 중에는 목회자가 되기도 하고 NGO 스텝이 되기도 하고 학교 선생님이 되고…."
허춘중 선교사는 한국교회의 후원과 기도, 현지인들의 동역을 통해 태국과 미얀마 국경지역 곳곳에 카렌족 난민을 위한 마을을 조성했습니다.
개척한 마을마다 학교를 세우고 병원과 교회가 들어서는 등 어엿한 자립 마을이 되었습니다.
[허춘중 선교사 / 태국-미얀마 국경]
"제가 카렌족이 살고 있는 국경 너머 미얀마에 들어가서 3개 마을을 개척했는데 그 마을은 아주 극심한 상황입니다. 지도력도 없고 행정력도 못 미치고 생산력도 없고 교회도 없고 그런 곳에서 개척하다시피 해서 마을마다 유치원이 세워지고 초·중·고등학교가 세워지고 병원이 세워지고 교회도 세워져서…."
허춘중 선교사는 암소은행을 만들어 난민들에게 소를 빌려주고 몇년 뒤 되돌려 받아 또 다른 난민을 돕고 있다. 허춘중 선교사 제공허 선교사는 암소를 대여해 주고 몇 년 후 돌려받아 다시 다른 마을에 빌려주는 '암소은행'을 통해 취약계층의 경제적 자립을 도왔습니다.
우기 때마다 궁핍한 생활을 하는 난민들에게 양곡을 빌려주고 건기 때 갚게 하는 양곡은행도 만들었습니다.
[허춘중 선교사 / 태국-미얀마 국경]
"암소를 처음 나눠받은 사람이 천명쯤 되고요. 5년마다 돌아오니까 굉장히 많은 소들이 나눠지고 있죠. 5~6천 마리는 한국에서 온 소가 돌아다니지 않을까 싶고 양곡은행은 6개 마을에서 하고 있습니다. 그 혜택을 받는 사람이 6천명쯤 됩니다."
허춘중 선교사는 미얀마가 민주화되어 카렌 난민들이 돌아가면 자국에서 건강한 신앙 공동체를 일굴 수 있도록 다음세대를 키우는 일에 끝까지 힘쓰겠다고 고백했습니다.
CBS뉴스 최창민입니다.
[영상 편집 이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