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신도 2만 여명이 28일 서울 광화문 광장 일대에서 강제 개종 반대 궐기대회를 열고 있다.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총회장 이만희, 이하 신천지)이 28일 ‘화순 펜션 질식사’ 사건 희생자인 구OO씨(27세, 여)가 강제 개종과정에서 목숨을 잃었다며 강제 개종교육 반대 궐기대회를 열었다.
구 씨는 지난 달 30일 전남 화순군 북면에 위치한 A펜션에서 신천지 문제로 부모와 말다툼을 벌이다 실신해 병원에 옮겨졌으나 열흘 후에 사망했다. 수사과정에서 구 씨 어머니가 저항하는 구 씨의 입을 막아 실신한 것으로 밝혀졌다. 수사당국은 현재 구씨 부모가 범행을 시인하고, 도주의 우려가 없어 불구속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신천지는 구 씨가 강제 개종의 희생양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이단 전문가들은 신천지로 인한 갈등이 한 가정의 비극으로 이어진 사건이라며 유사사례 재발을 우려하고 있다.
신천지 궐기대회는 서울 광화문 광장을 비롯해 부산, 대구, 광주, 대전, 목포, 순천, 전주 등 주요 도심에서 진행됐다.
신천지 광화문 궐기대회는 28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 30분까지 일사분란하게 진행됐다. 3만 여명의 신천지 신도들은 구씨에 대한 추모행사와 함께 강제 개종 교육 반대 구호를 외쳤다.
신천지 신도들은 “살인 부른 강제 개종 중단하라”, “CBS 폐쇄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고, 대회 말미에 ‘임을 향한 행진곡’을 열창하기도 했다.
신천지 피해 가족들이 신천지 집회 현장에서 신천지의 실체를 알리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신천지 피해 가족들이 가출한 자녀들의 이름을 부르며 집으로 돌아오라고 호소하고 있다.
◇ 신천지 맞불 시위 나선 신천지 피해자들, “한국교회는 도대체 뭐하는 겁니까”신천지 궐기대회 현장에서는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에서 활동하는 신천지 피해자 10여 명도 신천지 실체를 알리는 집회를 벌였다.
경찰들의 보호 아래 집회를 진행했지만, 피해자 10여 명이 3만 여명의 신천지 신도들을 상대로 시위를 벌이는 모습이 위태로워 보이기까지 했다.
맞불 집회에 나선 신천지 피해자들은 신천지에 빠져 가출한 자녀들의 행방을 찾기 위해 나온 부모들이다.
한국기독교이단상담소협회에 따르면 신천지에 빠져 가출한 청년들이 2만여 명을 넘어 설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포항에서 온 최미숙 씨는 “강제 개종해서 가정을 파괴하는 집단이 신천지”라며, “정말로 가슴 아파서 그 아이를 추모하는 게 아니고 신천지가 피해를 당했다고 포장하기위해서 이 집회를 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최 씨는 “신천지가 아이들에게 신변보호요청서를 쓰게 한 것이 원인이 돼 부모 자녀 간에 갈등이 커지는 것”이라며, “이렇게 추운 날 로봇처럼 시위에 나온 아이들 보니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올해로 25살인 딸이 신천지에 빠져 돌아오지 않고 있다는 신강식 씨는 “신천지가 이런 일을 만들어 놓고 강제개종 운운하면서 남의 탓으로 돌리고 있다”면서 “적반하장도 유분수”라고 비판했다.
신 씨는 이어 “신천지는 거짓말로 자신들의 세력을 과시하는데 한국교회는 뭐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신천지 피해 가족들은 너무 힘들고 슬프다”고 말했다.
사이비종교피해대책연맹 총재 정동섭 교수는 "갈등의 원인 제공자가 종교의 자유라는 명분 하에 피해자로 위장하고 있다"며, "신천지나 통일교, 천부교와 같이 지도자를 신격화 시키는 사이비종교를 규제하는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