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목회세습을 신학적으로 비판한 책이 나왔습니다. 미국 LA에서 이민목회를 하는 민종기 목사가 ‘목회세습 하늘의 법정에 세우라’ 라는 책을 펴냈는데요.
초대교회에서부터 목회세습을 경계해 왔다면서, 세습은 죄라고 분명히 했습니다. 저자와 함께 한 북토크 현장을 천수연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미국에서 한인목회를 하고 있는 LA충현선교교회 민종기 목사는 목회 세습은 예수 그리스도의 통치를 사사화하는 것이라면서 신학적으로 분명히 죄라고 강조했습니다.
[민종기 목사 / LA충현선교교회]
"혈연에 집착한다는 것은 유교적인 가족중심 제도에 우리가 함락돼 있다는 것이죠. 그리스도 주권에 대한 반역이고 예수 그리스도의 (교회)소유권에 대한 찬탈이다.."
목회세습 1호 교회인 충현교회 출신인 민 목사는 세습이 한국교회 목회 생태계를 무너뜨리고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특히 교회사적으로 목회세습은 오랜 문제였음을 지적했습니다.
기독교가 공인된 지 30년 만인 341년 안디옥공의회에서는 전임 목회자가 살아있을 때 후임을 정하지 못하도록 법으로 제정했습니다. 후임 선정에 영향력을 미치지 못하도록 한 조칩니다.
[민종기 목사 / LA충현선교교회]
"감독은 공회에서 정해야지 그 사람이 죽고 나서 공회에서 정해야지 살아있는 상황에서 정하는 것은 무효다 이렇게 초대교회에 핍박을 받았던 사람이 30년이 지나서 기득권을 수호하는 계급으로 변화될 수 있구나.."
가톨릭 사제의 결혼을 금지하는 독신 제도의 도입도 교회의 사사로운 기득권 물려주기를 막기 위해서였습니다.
민종기 목사는 이처럼 교회사를 비롯해 목회신학, 조직신학, 목회윤리 등 다양한 신학적 관점에서 목회세습의 부당성을 95개조항에 담은 ‘목회세습 하늘의 법정에 세우라’를 펴냈습니다.
민 목사는 목회세습은 교회 내 기득권을 물려주기 위한 것인만큼 지금처럼 목회지가 부족한 현실에서는 작은 교회도 세습을 해선 안된 다고 밝혔습니다.
이야기 손님으로 참여한 김정태 목사는 일부에서 제기하는 교인들의 공정한 투표와 선택이라는 주장에 대해 아들 목사를 후임 후보로 세우는 자체가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일축했습니다.
[김정태 목사 / 사랑누리교회]
"담임목사님의 입에서 어릴 때부터 계속 칭찬 듣고 이야기 듣고 준비되고 해서 공정한 게임 자체가 될 수가 없습니다. "
아버지의 세습 요구를 거부하고 스스로 개척목회를 하고 있는 남오성 목사는 후임 목회자가 들어와 교회가 갈등을 빚는 것도 건강한 교회로 나아가는 하나의 과정으로 봐야 한다면서 후임으로 인한 갈등을 피해선 안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남오성 목사/ 주날개그늘교회]
"목회세습 하려고 하는 교회들이 그걸(세습) 하지 않으면 명성교회부터 시작해서 아마 사고가 있을 겁니다. 장로들과 부딪칠 거고 기존에 교회 내 토호세력하고도 부딪치겠죠. 저는 그 아픔 있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민종기 목사는 개교회의 결정도 중요하지만 노회나 총회 등 상회의 지도를 받아야 한다면서 교단 헌법을 어긴 세습에 대한 교단 재판국의 정의로운 척결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CBS 뉴스 천수연입니다.
[영상 이정우 편집 이승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