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3.1절을 맞아 민족독립에 힘쓴 기독교인, 교회의 역할을 되새기는 작업은 활발합니다.
하지만 일제 억압 36년의 세월 속에서 친일과 변절의 부끄러운 역사에 대한 반성은 여전히 미약하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3.1절 100주년을 앞둔 시점에서 솔직한 한국교회의 친일 청산이 필요해 보입니다. 조혜진 기잡니다.
[기자]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한국교회는 3.1정신 계승에 힘쓰고 있습니다.
당시 인구의 1.8%에 불과한 기독교인들이 전국적인 민족운동인 3.1운동을 주도한 자부심 때문입니다.
하지만 한국교회가 일제강점기에 민족의 희망이기만 했던 것은 아닙니다.
특히 1930년대 일제의 탄압과 핍박이 극심해지면서 친일부역으로 돌아선 이들이 많습니다.
민족대표 33인에 이름을 올리고 태극기를 들고 만세를 외쳤던 이들조차 일본의 정책에 적극 가담하게 된 겁니다.
[김승태 박사 / 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장]
'내가 하는 교회를 유지하기 위해서다,' '학교를 유지하기 위해서다', '기관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일제하고 반대해서는 유지할 수 없기 때문에 타협을 한 거예요. 처음에는 타협이었지만 나중에는 일제가 적극적인 협력을 원하지요."
1936년 감리교를 시작으로 장로교와 대부분의 교단들이 신사참배를 받아들이고, 교계지도자들은 신앙의 변절, 친일부역행위에 나섰습니다.
일본의 침략전쟁을 위해 자동차, 비행기를 헌납하고, 교회차원의 지원 조직을 만들어 보고하기도 했습니다.
[김승태 박사 / 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장]
"국민정신총동원조선장로회연맹, 조선감리회연맹, 성결교연맹 이런 것을 만들게 하고 각 교회 단위로 애국반을 조직하게 해요. 전쟁협력하는 것을 그걸 통해서 내려보내는 거죠."
하지만 해방된 이후 한국교회는 친일청산에 나서지 못했습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조차 해방 직후 친일인사들이 대부분 회장과 총무를 역임했습니다.
이후 교단마다 신사참배 회개기도와 결의가 나왔지만 친일역사는 아직도 제대로 정리되지 않았다는 평갑니다.
[김승태 박사 / 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장]
"역사에 기록해서 후대에도 '일제시대에 이런 잘못을 했고, 하지 말아야 했어야 했는데 잘못했다' 하는 것을 하나님 앞에도 사죄해야 하지만 민족과 역사 앞에도 사실 사죄를 해야 하는 거거든요."
3.1운동 100년을 맞는 지금 부끄러운 역사일지라도 이를 사실 그대로 인정하고 역사의 사실을 통해서 오늘의 교훈으로 삼는 역사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지적에 한국교회가 귀를 기울여야할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취재/ 정선택 임태훈, 영상편집/이승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