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는 5.18 광주민주화운동 제38주기를 맞아 5.18 당시 정의를 위해 목숨을 아끼지 않았던 故 문용동 전도사 순직 기념예배를 드렸습니다. 최경배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1980년 5월 18일, 상무대교회 전도사로 사역하던 문용동 전도사는 교회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참을 수 없는 장면을 목격합니다.
광주 금남로에서 할아버지 한 분이 공수부대 군인에게 붙들려 구타를 당하고 있었던 겁니다.
문 전도사는 할아버지를 구타하는 군인을 말리면서 본격적으로 광주 항쟁에 참여해 부상자 구호와 헌혈운동 등을 지원했습니다.
그리고 5월 21일 계엄군이 물러난 뒤 도청 지하실에서 무기관리 임무를 맡았습니다.
당시 도청 지하실에는 광주 시가지를 반파시킬 만큼 상당량의 폭약이 있었는데, 문 전도사는 폭약이 폭발할 것을 우려해 군의 도움을 받아 폭약 뇌관을 제거하고 끝까지 무기고를 지켰습니다.
문 전도사는 안타깝게도 5월 27일 새벽 도청에 진입한 계엄군에 의해 피살당했습니다.
[녹취]
채영남 목사 / 사단법인 해피광주 대표, 예장 통합 전 총회장
“(폭약이 폭발하면) 도청을 중심으로 해서 3킬로미터 반경이 날아가는 거죠. 광주의 반이 날아가는 거죠. 어떻게 됐겠어요. 그런데 예수님의 심장으로 그것을 품고 지키다가 그렇게 돌아가시고 얼마나 귀합니까."
광주시민과 계엄군 모두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끝까지 무기고를 지켰던 故 문용동 전도사의 희생은 오랫동안 오해를 받아오다가 최근에서야 평화주의자로 재평가되고 있습니다.
예장 통합총회는 지난 2016년 제101회 정기총회에서 故 문용동 전도사를 총회 순직자로 지정했고,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고 문용동 전도사 순직 기념예배를 드렸습니다.
최기학 예장 통합 총회장은 故 문용동 전도사의 삶을 언급하면서 광주 민주화운동의 정신을 온전히 지키며 정의와 평화를 위해 살아가자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최기학 목사 / 예장통합 총회장
정의와 평화를 위해서 일하는 것이 때로는 부질없는 것이라고 여길 수 있지만, 그러나 우리는 분명히 믿습니다. 우리를 평화의 도구로 사용하실 것입니다.”
예배 참석자들은 광주민주화운동 38주기를 맞는 지금 한반도에 평화의 기운이 가득한 것을 주목하면서, 민주화와 정의를 위한 희생이 한반도 평화와 통일의 열매로 이어지길 기도했습니다. CBS뉴스 최경배입니다.
(장소) 고 문용동 전도사 순직 기념예배 / 15일, 호남신학대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