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20년 가까이 환경운동가로 활동해 온 최병성 목사가 한 초등학교 앞에 환경유해 시설이 들어서는 것을 막기 위해 노력하다가 소송에 휘말렸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환경파괴에 맞서 싸운 최 목사에 대해 무죄 판결을 내렸는데요, 최 목사는 이번 판결을 계기로 용인지역 난개발 문제가 해결되길 기대했습니다. 최경배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시멘트 제조 공정의 유해성을 알리는 등 20년 가까이 환경운동에 힘써 온 최병성 목사.
최 목사는 조용히 집필활동에 전념하기 위해 경기도 용인시 외각에 있는 한 아파트로 4년 전 이사했습니다.
그런데 최 목사가 이 곳으로 이주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아파트 주민들과 한 업체 간에 싸움이 벌어졌습니다.
아파트와 초등학교 바로 뒷편으로 콘크리트 혼화제 연구소가 건축을 시작했기 때문인데, 시멘트 제조공정 문제로 오랫동안 싸워온 최 목사로선 하나님의 부르심처럼 여겨졌습니다.
[인터뷰]
최병성 목사 / 환경운동가
“내가 아는 분야이다 보니까, 또 마침 주민들이 제게 도움을 요청했고, 제가 환경의 식생 이런 것에 대해서 알고 있고 콘크리트에 대해서 알고 있다보니까 아주 절묘한 ‘내가 해야할 일’ 이었던 거죠. 하나님이 나를 이리로 끌어 오신 게 아닌가 싶어요. 내가 조용히 실고 싶어서 왔는데, 내가 그것도 조금은 연관이 있는 문제고...”
최병성 목사는 초등학교 앞에 환경유해 시설이 들어서는 것을 막기 위해 주민들과 함께 4년째 건축 반대 활동을 펼쳐왔습니다.
이 과정에서 건축허가에 심각한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해당 건물에서 폐수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용인시가 건축허가를 해 줬으나, 실제 상당한 폐수가 배출되는 시설이라는 사실을 밝혀낸 겁니다.
[인터뷰]
최병성 목사 / 환경운동가
“폐수가 발생하지 않는 조건으로 환경영향평가를 협의해줬고. 폐수가 발생하지 않는 조건으로 환경영향평가를 협의해줬으니까 용인시도 폐수가 발생하지 않는 조건으로 인허가를 해 준 거에요. 그런데 실제 건물은 폐수가 어마어마하게 발생하는 시설. 정말 있을 수 없는 거짓말을 한 거죠.”
최 목사와 주민들의 끈질긴 노력으로 건축허가에 심각한 하자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자 용인시는 2016년 7월 건축허가를 취소했습니다.
하지만, 업체가 행정심판을 청구해 받아들여지면서 연구소 공사는 멈추지 않고 진행중입니다.
게다가 업체측은 최 목사를 비롯한 주민 50여 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했는데, 검찰이 최 목사에 대해 이례적으로 징역 5년의 중형을 구형하면서 SNS를 중심으로 최 목사를 돕기 위해 무죄 탄원서 서명운동이 전개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법원은 최근 최 목사의 활동이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고 연구소 반대 운동도 정당행위에 해당된다며 무죄 판결을 내렸습니다.
[인터뷰]
최병성 목사 / 환경운동가
“이 문제를 통해서 용인의 난개발 전체가 부각됐고, 그래서 용인의 난개발 문제를 해결하는 기폭제가 되었다. 그리고 내 판결을 통해 전국의 시민운동하는 사람들이 시민의 권리를 인정해 준 최초의 멋진 판결이라는 겁니다”
최 목사는 집을 짓는 과정, 특히 콘크리트 혼화제에 수많은 유해 화학물질이 사용되고 있지만 제조기준은 물론 관리부서 조차 없는 실정이라면서, 향후 콘크리트 혼화제의 위험성을 알리는 일에 힘쓸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인터뷰]
최병성 목사 / 환경운동가
“하나님이 제게 ‘그것에 대한 안전기준을 만들라’라고 하시기 위해서 나를 이곳으로 끌고 와서 이것을 시작하게 하신게 아닌가 라고 생각을 하죠. 그래서 이 싸움이 끝나면 쓰레기 시멘트의 안전성을 문제제기 했던 것 처럼, 콘크리트 혼화제 제조의 유해성과 안전성을 공론화시킬 거고 안전기준을 만들게 할 것입니다.”
한편, 최 목사와 주민들은 용인시의 건축허가 취소 결정을 뒤집고 업체측 손을 들어준 경기도행정심판위원회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내고 그 결과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CBS뉴스 최경배입니다.
(영상취재 / 이정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