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논평]예멘 난민 돌봐야

  • 2018-07-07 09:48

신명기 10장 19절에 “너희는 나그네를 사랑하라 전에 너희도 애굽 땅에서 나그네 었음이니라”라고 말합니다.

신명기 뿐만아니라 성경의 신구약 66권 어디에도 이방인을 차별하라는 구절은 없습니다.

성경을 따르는 사람이라면 상대방이 미국인이든 유럽인이든 예멘인이든 간에 차별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한국교회 일부에서 일어나는 현상은 다릅니다.

최근 예멘의 내전을 피해 제주도에 온 난민이 5백명을 넘어서면서 우리 사회에서는 물론 교회에서도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논란이 일게 된 이유는 입증된 사실보다는 예멘난민에 대한 소문에 근거하고 있습니다.

소문의 주된 내용은 ‘난민들이 시아파 반군들이다’ ‘이슬람교도들은 강간을 즐긴’라는 것 등입니다.

폭발물이나 총기를 갖고 입국했거나 입국한 뒤 강간범죄를 저질렀다는 예멘 난민에 대한 보고는 아직 없습니다.

예멘 난민 대부분은 평소에 한국에 오고 싶다는 관심을 가졌을 가능성은 높지 않습니다.

예멘 난민들의 피난처였던 말레이시아가 예멘난민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한데다 때마침 비자없이 입국가능한 제주와 말레이시아간의 직항 항공편이 생겨 급증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들이 난민신청을 한다고 해서 다 받아들여지는 것은 아닙니다.

법부부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예멘 난민 신청자 430명 가운데 난민 인정자는 23명에 지나지 않습니다.

제주출입국청에 난민신청을 한 외국인 가운데 난민인정과 인도적 체류허가를 받은 건수도 3건에 불과합니다.

얼떨결에 난민문제의 최전선에 선 제주사람들과 제주 교회의 어려움은 충분히 이해할수 있습니다.

아주 현실적인 판단은 예멘 난민들에 대한 우리 국민의 불만이 폭발한다고 해서 그들을 쫒아낼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들 모두를 난민으로 인정하는 것도 기대할수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예멘 난민에 대한 교회의 역할도 제한적입니다.

교회가 예멘 난민들에 대해 따뜻한 시선을 주기도 부담스러울 것입니다.

다만 교회가 앞장서서 예멘 난민들에 대한 공포심 같은 부정적인 인식을 퍼뜨릴 필요는 없습니다.

이들을 난민으로 인정해 달라고 강력하게 요구할 근거도 충분치 않습니다.

이런 판단은 정부당국이 해야 할 일입니다.

교회가 할수 있는 일은 이들 중 혹시 끼니를 떼우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면 먹여주고, 잘 곳이 없으면 재워주고 머나먼 나라에서 공포에 떨고 있다면 위로해 주는 것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4백년 동안 애굽에서 이방인으로 설움을 당했습니다.

한국 사람들은 일제시대와 해방 이후 낮선 땅 미국 등지에서 무시당하면서 살았습니다.

성경의 오랜 가르침은 본토 사람들은 이스라엘 백성들이나 한국 사람들이나 예멘 사람들 같은 이방인을 차별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영상편집 서원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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