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 난민 50여명이 생활하는 제주 이주민 센터. 한국 디아코니아 홍주민 목사의 모금으로 이층침대를 마련했다. (사진출처 홍주민 목사 페이스북)
[앵커]
제주에 있는 예멘 난민과 관련한 기획보도. 오늘은 그 마지막 순서로 한국교회가 이들을 어떻게 대해야할지 생각해봤습니다. 이승규 기자의 보돕니다.
[기자]
제주시에 있는 제주 이주민 센터. 이곳에는 50여 명의 예멘 난민들이 모여 생활하고 있습니다.
이주민 센터는 입주를 희망하는 난민들이 늘어나면서 다른 곳에도 센터를 마련할 계획을 세웠습니다. 하지만, 개인후원에 의존해온 터라 앞으로가 더 걱정입니다.
이주민과 탈북민 사역에 힘써온 한국 디아코니아 홍주민 목사는 모금을 통해 이주민센터에 2층 침대를 제공했습니다. 불편했던 난민들의 잠자리가 침대 덕분에 조금은 편해졌습니다.
홍 목사는 제주 지역 각 교회가 이들을 한두 명씩만 맡아주면 좋겠다는 구체적인 안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홍주민 목사 / 한국 디아코니아 상임이사
"지금 이슬람이라고 하는 종교인들이 들어왔다고 해서 거리를 두거나 혐오하거나 배제하는 것 그건 전혀 성서적이지도 않고 기독교적이지도 않고 개신교적이지도 않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교회가 좀더 적극적으로 신앙적인 실천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홍 목사는 제주에 450여 개의 교회가 있기 때문에 한 교회가 한두 명씩만 맡아도 예멘 난민 5백 여 명을 보호할 수 있다고 제안합니다. 일단 이들의 의식주를 해결해줘야 시민들이 걱정하는 외국인 범죄도 예방할 수 있다는 겁니다.
실제로 제주교계는 지난 6월 한국대학생선교회 CCC와 협력해 제주선교대회를 성공적으로 끝마친 바 있습니다.
당시 제주선교대회에 참석한 학생 1만여 명 중 수 천 명이 제주의 교회에서 의식주를 해결한 것을 보면 제주 교회가 예멘 난민들을 수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하지만 예멘 난민 문제에 관심 있는 교회는 소수에 불과할 뿐 대다수 교회들은 외면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제주지역 교회 430여 개가 속해 있는 제주기독교교단협의회 역시 아직 구체적인 행동에는 나서지 않고 있습니다. 난민을 바라보는 여론이 워낙 좋지 않은데다 무슬림이라는 이유에섭니다.
[인터뷰] 이충구 목사 / 충일교회
"막상 나그네가 되어서 고통받고 힘들어하는 그들을 향해서 사랑의 손길을 주고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해야 하는 교회들이 오히려 조금 머뭇거리고.. 한편으로는 그분들의 심정을 이해 못 하는 건 아닙니다."
SNS를 통해 퍼지는 가짜뉴스들도 예멘 난민 돕기를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납니다.
[인터뷰] 이정훈 목사 / 제주 늘푸른교회
"세상의 거짓 얘기에 흔들릴 게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을 믿는 자라고 하면 그 사람의 인종이나 종교가 우리와 다르더라도 피부색에 구애 없이 오히려 품고 사랑하고 섬겨야 할 책임이 있다.."
갑자기 찾아온 이방인들에 대한 두려움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난민들을 법과 제도적으로 받아들이는 문제를 떠나 이들을 향한 인도적 지원은 그리스도인의 역할이라는 목소리에 교회가 귀를 기울여야할 것으로 보입니다.
CBS 뉴스 이승규입니다.
영상 취재 최현 영상 편집 전호명